'게으른 사람' 대접받고 '저렴이' 화장품 선호

메저차이나 분석 결과 '게으른 사람' '가성비' 관련 화장품 인기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19-08-23 09: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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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상반기 중국 화장품 온라인 키워드


[CMN 심재영 기자] “올 상반기 중국 온라인 화장품 시장 트렌드를 가리키는 주요 키워드로는 ‘게으른 사람’과 ‘저렴이’가 대표적이다.”


중국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메저차이나(Measure China, 대표 천계성)가 본지에 제공한 2019 상반기 중국 화장품 온라인 트렌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메저차이나는 이커머스와 SNS 데이터를 수집해 중국 트렌드 변화를 분석하고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돕는 빅데이터 솔루션 회사다.


SNS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올 상반기 중국에서는 ‘게으른 사람’과 관련한 화장품 매출이 상승세를 탔으며, 중국 전체 이커머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리바바(티몰, 타오바오 글로벌 등 알리바바 내 모든 플랫폼 포함)의 매출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가격이 낮은 소위 ‘저렴이’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중국, 세계 2위 규모 화장품 시장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2위 규모의 화장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18년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588억 달러로 세계 시장 점유 비중은 11.9%에 달한다. 소득 수준 향상, 외모에 대한 관심 증가, 프리미엄 소비 추구 등 화장품 사용에 대한 인식 전환이 중국 시장규모의 지속적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은 올해 전년대비 8.3% 성장한 636억 달러를 기록하고, 세계시장 화장품 시장의 12.3%를 차지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813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달성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은 13.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작년 말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화장품 소매액 증가율이 2% 미만으로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화장품 소매액 월별 누계 증가율은 3월 이후 지속 하락세이며, 1월부터 11월까지는 10.5%까지 하락 후 12월엔 누계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작년 1월부터 12월까지 중국 화장품 소매액은 2,619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게으른 사람’을 위한 제품 인기

메저차이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로컬 브랜드의 스킨케어 리뷰에는 유독 ‘게으른 사람을 위한 제품’이라는 코멘트가 자주 등장한다.


게으른 사람이란 스킨케어나 메이크업에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쉽게 하기를 원하는 이들을 뜻하는 말이다. 토너, 에센스, 크림 기능이 제품 하나에 모두 들어있다거나 수분 크림에 메이크업 베이스 기능이 합쳐져 있는 등 편리함을 강조한 제품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이다.


이 키워드의 올 상반기 인게이지먼트(좋아요 숫자와 댓글 숫자를 합친 것)는 매달 상승하는 추세다. 즉, 사용이 간편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으른 사람’ 연관 키워드의 대부분은 기초 화장품과 관련이 높은 단어들이다.


메저차이나가 중국 내 SNS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게으른 사람’의 올 상반기 포스팅 수는 5,192에 달하고 인게이지먼트는 32만8,583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쌩얼(민낯)이 포스팅수 1,006, 인게이지먼트 1만6,295를 기록했고, 3위는 보습이 포스팅수 929, 인게이지먼트 2만2,143을 기록했다. <표1 참조>

메저차이나는 알리바바에서 ‘게으른 사람’ 검색 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이 키워드로 판매된 제품들의 매출 총합이 6억 위안(한화 약 1,070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키워드로 판매된 제품의 56%가 스킨케어, 33%가 메이크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키워드 ‘게으른 사람’과 연관성이 높은 브랜드 10개 리스트는 <표2>와 같다. 상위 10개 모두 로컬 브랜드이며, 대부분이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인 것으로 파악됐다. Hexze와 Marie Dalgar가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 활발하게 소통 중임을 알 수 있다.

상품 랭킹 리스트를 보면, 스킨케어의 경우 대부분이 미백 기능이 강조된 소위 ‘톤업 크림’이라고 불리는 제품들이다. 색조 메이크업에서는 아이 메이크업 제품이 가장 많았다. 매출 기준 톱10개 화장품들의 올해 상반기 성적은 <표3>과 같다.

매출 1위는 ZUZU 제품으로 상반기 매출액이 3,985만 위안에 달한다. 이 제품은 얇은 막을 씌운 것처럼 촉촉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2위는 HEXZE 브랜드의 제품으로 올 상반기 1,905만 위안을 기록했다. 게으른 사람에게 적합하고 사용이 편리하다는 것이 이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평이다.


3위는 CHIOTURE 제품으로 1,468만 위안 어치를 팔았다. 화장을 잘 할줄 몰라도 쉽게 쓸 수 있다. 색이 예쁘다. 부피가 작아 휴대하기 편하다는 것이 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다.


이 밖에 로컬 브랜드를 제외하면 슈에무라(Shu Uemura), 오페라(Opera) 등과 같은 일본 브랜드들이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모두에서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일본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메저차이나 측의 설명이다.


이들 제품의 공통적인 소구 포인트는 △보습 및 미백에 집중 △젊은 층에 어필 △클렌징까지 쉽다는 것이다.


‘게으른 사람을 위한’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제품들은 미백 기능이 들어간 스킨케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아도 깨끗하고 밝은 피부를 연출해 화장 단계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제품들의 주 소비자 연령은 학생 및 사회 초년생이 많은 편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 리뷰에서 ‘나와 같은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아침에 바쁠 때 편하다’, ‘화장 시간을 줄여준다’ 등의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게으른’ 제품들은 복잡한 클렌징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별도의 메이크업 리무버 없이 1차적인 세안 만으로도 간편하게 지워지는 제품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저렴이’ 혹은 가성비 대체품 선호

비싼 브랜드의 유명 제품과 비교했을 때 성분 및 효능은 유사하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을 한국에서는 ‘저렴이’라 하고, 중국에서는 가성비 대체품(平替)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저렴이들은 스킨케어 부문에선 에센스, 메이크업 부문에선 립 카테고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에센스의 경우 해외 브랜드로는 고가의 제품이 많기 때문에 비슷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로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립 메이크업의 경우는 중복 구매가 이뤄진다. 비싼 브랜드의 립 제품과 비슷한 질감 및 색을 표현해 내는 저렴한 브랜드를 하나씩 구매해 저렴한 브랜드는 집에서 사용하고 유명한 브랜드 제품은 휴대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복 구매가 아닌 대체 구매가 이뤄지는 에센스에 집중해서 살펴보면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에센스 제품 랭킹에서 상위 5개 제품 중 4개가 저렴이로 유명세를 탄 제품이다.


올해 상반기 에센스 부문 1위 제품은 ‘작은 램프(lamp)’ 혹은 ‘실버 뚱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Derfriend 에센스다. 미백 효과가 뛰어나며 저렴한 가격 덕에 한 번에 여러 개씩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쟈치가 타오바오 라이브에서 해당 제품을 홍보하며 판매량이 더욱 증가했다. 가격은 SK-II 제품의 10분의 1 수준이다.

로레알 유스 코드(Youth Code) 에센스는 투명한 검정색 병에 담겨 있으며, 발효 성분을 함유했다. 젊은 피부로 재생시켜준다는 효능까지 있어 랑콤(Lancome)의 제품과 유사한 점이 많다. 가격은 랑콤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USIII 골드 에센스는 이 제품과 유사한 미투 제품이 많을 정도로 인기나 어떤 특정 럭셔리 브랜드의 저렴이 제품은 아니다.


올레이(Olay) 화이트 에센스는 미백에 중점을 둔 에센스로 가격은 SK-II 제품의 5분의 1 수준이다. 1위를 한 Derfriend와 같은 제품에 대한 가성비 대체품이지만 Olay는 로컬 브랜드가 아니라 해외 브랜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격도 Derfriend 보다 50% 정도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나씩 쓰는 캡슐 형태로 된 에센스인 Beauty sign 캡슐의 가격은 엘리자베스 아덴(Elizabeth Arden) 에센스의 35% 수준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저렴이 제품들은 오리지널 제품들보다 더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며, 성장률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가격 경쟁력 △공격적인 마케팅 △홈 어드밴티지 때문으로 분석이다.


저렴이 제품은 가격이 싸기 때문에 부담없이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많은 양을 쓸 수 있어 효과가 더 빠르게 눈에 띈다. 경쟁력 있는 가격과 직접 느껴지는 효능 덕에 저렴이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


아울러 저렴이 제품은 오리지널 브랜드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한다. 일례로 Derfriend의 에센스 제품의 경우 리쟈치가 타오바오 라이브에서 홍보를 함으로써 더욱 더 인기를 얻은 제품이다. 이 외에도 샤오홍슈 등의 SNS 마케팅, 잦은 할인행사 등을 통해 저렴이 제품들은 끊임없이 구매자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많은 저렴이 제품들이 로컬 브랜드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도 선호하지만, 로컬 브랜드에 대한 애착 또한 강하다. 따라서 로컬 브랜드에서 럭셔리 브랜드만큼의 제품력을 가진 제품이 출시되면 국산 제품을 적극적으로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메저차이나(Measure China)는?

메저차이나(www.measurechina.ai)는 이커머스와 SNS 데이터를 수집해 중국 트렌드 변화를 분석하고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돕는 빅데이터 솔루션 회사다. 메저차이나 솔루션을 통해 경쟁사의 매출 현황부터 트렌드 파악, 소비자 반응까지 온라인 상 모든 데이터를 추적하고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의사결정에 필요한 핵심 지표 데이터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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