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 한중 온라인 채널 성장 '가속'

칸타, 코로나19 한중 FMCG 시장에 미친 영향 분석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20-03-26 15:12:20]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CMN 이정아 기자] 올 1월과 2월 국내 일용소비재(FMCG) 시장 구매액이 전년 동기간 대비 14.4% 성장했다. 주요 채널 구매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온라인 채널이 33.7%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 특히 식품 분야는 온라인 1인당 평균 구매액이 1월 대비 2월에 86.7% 큰 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최대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KANTAR)가 코로나19 발생 관련 국내 FMCG 시장의 변화를 분석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코로나19 공포가 국내에서 본격화된 작년 12월 30일부터 올 2월 23일까지 총 8주동안 칸타 월드패널 사업부가 운영하는 5천명 가구패널을 대상으로 FMCG 구매 내역을 수집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

전체 FMCG 시장 성장에는 소비자가 한 번 살 때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회당 구매액이 15.0% 상승하면서 크게 기여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생필품 구매가 늘어난 게 이유다. 특히 식품 시장은 회당 구매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FMCG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회당 구매액이 23.5%로 껑충 뛰면서 식품 시장 23.6% 성장을 견인했다. 한편 비식품 분야는 구매자가 줄어들며 구매경험률 0.5% 감소를 기록했다. 구매 빈도와 회당 구매액도 2.2%, 3.1%씩 하락했다.


이러한 전체 FMCG 시장 추이는 2월에 더 심화됐다. 1월 대비 2월에 식품 시장 구매액이 39.9% 성장한 가운데 전체 FMCG 시장은 27.7% 성장을 기록했다. 식품 시장은 2월이 1월보다 1인당 지출 평균 구매액이 더 크게 증가했다.


구매 빈도와 구매경험률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평균 구매액이 39.4%로 크게 성장했다. 비식품 분야에서는 청결과 관련된 용품의 구매율이 증가했다. 핸드워시는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리 수 성장했으며 물티슈, 홈크리너, 구강 청결제 등은 20% 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1, 2월 국내 전체 FMCG 시장 주요 채널 구매액은 전년 동기간 대비 온라인 채널이 33.7%의 눈에 띄는 성장 속에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이 각 17.7%와 11.8%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편의점은 전체 FMCG 구매액이 2.3% 감소했다.


칸타 월드패널 사업부 김지원 이사는 “과거 신종플루와 메르스보다 확산 속도가 빠른 코로나19가 올해 초 국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비식품보다는 식품에 대한 구매가 집중되고 온라인 채널 성장이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중국 O2O 활성화, 근린형 소형 슈퍼 구매액 늘어


칸타는 2003년 사스와 코로나19 발생 전후 중국 FMCG 시장의 변화 내용도 최근 발표했다. 월드패널 사업부가 중국 내 15개 도시에서 운영하는 가구패널을 대상으로 일용소비재 구매 내역을 수집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사스는 2002년 12월 중국 광둥성에서 첫 발견됐다. 사스 기간 동안 외식 시장은 크게 위축된 반면, 식자재와 간편식 카테고리는 2003년 5월말부터 12주 동안 눈에 띄게 판매가 증가했다. 가정용 청소 용품, 손세정제, 바디워시, 핸드워시 등 개인 클렌징 상품 구매도 늘었다. 특히 핸드워시는 2002년까지 중국에서 비중이 매우 작은 카테고리였지만 사스 이후 늘어난 구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스는 유통 채널 이용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사스가 확산되면서 2003년에 주로 근린형 슈퍼마켓에서 구매를 이어나갔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2003년 5월 16일 이전 12주간 판매량이 12% 증가했다.


2003년 5월 10일 설립된 타오바오는 당시 흐름에 올라타 지금까지 17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외 수많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전염병 발생 때 학습된 온라인 소비 확대의 구매행동 패턴이 그 후에도 이어졌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사스의 영향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20년 춘절 전후 중국 FMCG 시장은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춘절 2주 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액은 15% 증가하며 2019년 연간 FMCG 성장률 5.3%보다 높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1월 23일 후베이성 우한시 봉쇄정책을 시작한 이래로 춘절 주간 첫 주에 구매액은 24% 감소하고, 그 다음 주 41% 감소세를 보였다. 2020년 춘절 2주 전부터 춘절 후 2주간의 4주와 2019년 동기간을 비교했을 때 12% 감소한 모습이다.


간편식, 식재료, 위생용품 구매액은 증가했고 음료, 제과, 화장품, 헤어케어는 감소했다.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손세정제, 살균제 등의 수요는 크게 성장했다. 물티슈와 휴지 소비도 늘었다. 이 품목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위생 습관을 유지함에 따라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외출이나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머무는 경우가 늘면서 샴푸와 컨디셔너 등 헤어제품과 염색약, 스타일링 제품을 비롯 화장품과 향수 제품의 구매는 저조했다.

중국에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코로나 확산 기간 동안 15%와 12%의 구매경험률 감소를 보였다. 해외 여행이 줄면서 다른 국가 구매와 면세 구매가 32% 감소했다. 이와 반대로 주거 지역 근처의 근린형 슈퍼마켓은 춘절 기간에 12% 성장을 기록했다.


알리바바, 징동닷컴, 판둬둬 등의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물류와 배송 전략을 적극적으로 세우며 22% 증가했다. 위챗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흥 소셜 커머스 채널들도 뉴스와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이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급증해 35%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집안 내 생활을 권고 받으면서 알리바바 허마(HEMA) 등 새로운 유통 플랫폼인 O2O(Online to Offline) 채널이 큰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내 O2O 옴니 채널 구매는 코로나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opyright ⓒ cm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크린뷰광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