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2분기가 최대고비 정부지원 절실"

70% 이상 심각한 피해···내수 3분기, 수출 4분기 이후 정상화 전망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20-04-20 0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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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 화장품업계 긴급 설문


[CMN 박일우 기자·이정아 기자] 삶의 방식을 바꿔놓은 코로나19가 국내 화장품업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정부의 노력과 세계 최고의 성숙한 국민의식이 더해져 현재 국내 전염병 확산세는 한풀 꺾인 상황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얼어붙은 내수시장과 여전히 코로나가 횡행하고 있는 해외시장 상황으로 인한 이중고로 업계 시름이 깊다.


이에 CMN은 코로나19가 현재 화장품업계에 끼친 영향과 피해 정도를 보다 세부적으로 짚어보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편, 업계가 절실하게 요구하는 사항을 수렴해보기 위해 긴급 설문을 진행했다.


얼어붙은 내수시장 꽉 막힌 수출길

설문조사 결과, 응답업체 70% 이상이 코로나19가 화장품업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피해를 입지 않은 업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곳 중 4곳 가량이 피해가 심각하다고 답할 만큼 피해 정도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업체 절반이상이 내수시장에 악영향이 더 크다고 답한 가운데, 향후 피해는 수출 분야에 더 타격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10곳 중 6곳 이상의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했다. 이 중 절반가량은 대폭 하락했다고 답했다. 1분기 전년동기대비 온·오프라인 매출 비중을 묻는 질문엔 절반이상이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업체 70% 이상이 출장 취소·제한 등을 비롯해 재택근무 등으로 인력 이동을 제한, 분산시키는 형태로 회사를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고, 신제품 출시를 연기했다는 응답도 30%가 넘었다.


화장품시장 정상화 시기는 국내·외 전망이 조금 달랐다. 내수시장은 3분기 정상화 예상이 가장 많았고, 4분기 이후를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수출길은 절반이상이 4분기나 돼야 제대로 뚫릴 것으로 봤다.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책으로는 긴급 대출이나 대출 요건 완화 등 금융지원을 꼽는 응답이 제일 많았고 수출지원이 그 뒤를 이었다.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도 설문참여업체 중 13개사가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기부 등 공익활동에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긴급설문에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아울러 총 32개 업체가 참여했다. 업태별로 원부자재, OEM·ODM, 브랜드사, 유통사 등이 골고루 포함됐고, 유통별로 보면 면세점, 백화점, 로드숍, 온라인·홈쇼핑, 방문판매 등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이 모두 참여했다.


코로나19 피해 ‘매우 심각’ 18.8% 응답

수출 보다 내수시장 위축 우려감 더 커


85% 피해 심각 ‘향후 더 악화될 것’

뻔한 질문에 뻔한 답이 나왔다. 코로나19가 화장품업계에 미친(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32개사 모두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피해정도도 심했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이 65.6%로 가장 많았고 ‘매우 심각한 피해’ 18.8%, ‘약간 피해’ 15.6% 순으로 집계됐다.


이 문항은 현재 피해정도와 향후 상황에 대한 예측을 함께 묻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의 응답을 분석하면 ‘앞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예측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출 악영향 2분기 이후 가시화

피해가 있다면, 어느 분야에 가장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역시 예상대로 ‘수출’을 꼽은 업체가 28곳 중 14곳(50.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통업(8개사, 28.6%), 브랜드사(4개사 14.2%), 원부자재·제조업(각각 1개사 3.6%) 순으로 응답했다.


다행스럽게도 1분기 화장품 수출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대비 16.3% 늘어났다. 수출의 선행적 요인 등으로 코로나19 여파가 1분기 실적에 크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위 응답 내용은 2분기부터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온라인 기반 업체 상대적으로 피해 적어

화장품업체들 가장 바라는 건 ‘금융 지원’


온라인 기반 업체 피해 적어

코로나19로 실제 입은 피해정도를 묻는 질문에 32개 업체 중 30곳이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약간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업체가 16곳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심각한 피해’가 12곳(37.6%),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업체도 2곳(6.2%)이나 됐다.


피해가 ‘전혀/거의 없다’고 답한 업체도 2곳으로 조사됐는데,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매우 낮으면서 온라인 유통을 주 기반으로 하는 업체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보다 내수시장 매출 급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내수와 수출 중 어느 분야에서 피해가 컸냐는 물음에는 ‘내수’라는 응답이 55.2%로 더 많았다. 전염병 확산세가 커지기 시작한 2월말께부터 현재까지 꽁꽁 얼어붙은 내수경기에 부합하는 결과다.


수출 분야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직 본격적으로 코로나19발 악영향이 반영되지 않은데다, 수출 물량 감소가 주로 대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수요감소로 2분기 매출하락 불가피

코로나19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부분은 ‘해외수출 수요 감소(수출)’로 나타났다. 32개 업체 중 21곳(65.6%)이 이를 최대 피해사례로 꼽았다.


다음으로 ‘제품, 서비스 수요감소(내수)’라고 답한 업체가 20곳(62.5%)으로 뒤를 이으며, 국내외 시장 모두 ‘수요감소’, 즉 매출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원부자재 조달 차질’→ ‘자금난(유통성 악화)’→ ‘운송, 물류비용 상승’→ ‘생산성 저하 및 조업 중단’→ ‘재택근무 등 직원 건강관리 등으로 인한 업무 차질’→ ‘해외법인 운영 애로’→ ‘고객 응대 서비스 관련 애로’ 순으로 응답했다.


1분기 매출 ‘하락 62.5%’ ‘상승15.6%’

전년동기대비 1분기 매출(예상)을 묻는 질문에 32개 업체 중 20곳이 ‘하락’이라고 답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시기가 1분기 매출을 정확하게 집계하기 어려운 시점이어서 예상치로 질의, 응답했다.


가장 많은 답은 ‘조금 하락’으로 32곳 중 11곳(34.4%)이 답했다. 이어 ‘대폭 하락’이 9곳(28.1%)이었다. 반면 매출이 늘었다는 업체도 ‘조금 상승’ 4곳(12.5%)과 ‘대폭 상승’ 1곳(3.1%)을 합해 5곳이나 됐다. 나머지 7곳(21.9%)은 전년동기대비 ‘비슷’하다고 답했다.


온·오프라인 비중변화 아직은 크지 않아

1분기를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온·오프라인 매출 비중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 22곳 중 절반이상인 12곳(54.6%)이 ‘큰 변화 없다’고 답했다. 예상외인데, 설문참여업체 중 로드숍을 주기반으로 하는 업체가 적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온·오프라인 중 온라인 비중이 늘어난 업체는 8개사로, 5곳(22.7%)은 온라인 비중이 ‘조금’ 늘었고, 3곳(13.6%)은 ‘크게’ 늘었다고 답했다. 반면 2곳(9.1%)은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조금’ 늘었난 것으로 조사됐다.


출장취소,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대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으로 업체들은 ‘국내외 출장 취소 혹은 제한(65.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방역 및 개인용품 지급(43.8%), 신제품 출시 연기(34.4%), 재택근무 등 탄력근무제 운영(34.4%), 업무관련 회의 취소, 화상회의 대체(25.0%), 판촉, 프로모션 등 행사 취소·연기, 업무시간(생산시간) 단축 운영(15.6%) 등으로 응답했다. 특별히 대응하지 않는다는 업체도 1곳 있었다.


내수보다 수출 회복세 더딜 것

화장품시장 정상화 시기를 언제쯤으로 예상하느냐는 물음에는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에 대해 조금 다르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시장의 경우 3분기 정상화 시기로 보는 관측이 가장 많았다. 31개 응답 업체 중 17곳이 3분기라고 답해 54.8%를 차지했다. 이어 4분기 11곳(35.5%), 2분기 2곳(6.5%) 순이었고 내년 1분기 이후라고 답한 업체도 1곳 있었다.


수출시장은 17곳(57.8%)이 4분기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 3분기와 내년 1분기 이후를 전망한 업체가 각각 7곳(22.6%)씩 나와, 내수시장보다 수출시장이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긴급대출 등 금융지원, 시급히 이뤄져야

화장품업체들이 정부에 가장 바라는 지원정책은 32개 업체 중 10곳(31.21%)이 선택한 ‘금융지원(긴급대출 및 대출 요건 완화 등)’이었다.


이어 9곳(28.1%)이 ‘수출지원(통관, 물류, 판로개척 등)’을 꼽아 높은 비중을 보였고 ‘자금지원(방역비, 인건비 등)’과 ‘세제지원(세금경감 및 납기일 연기 등)’을 우선지원책으로 택한 곳이 각각 6곳(18.8%)씩 나왔다.



[설문 참여업체]

굿즈컴퍼니, 나우코스, 네트코스, 뉴트리케어, 동성제약, 듀이트리, 라벨영, 레파토리, 레페리, 로제화장품, 리베스트AP, 메디안스, 바노바기, 베베스킨코리아, 뷰티메이커스, 블러썸엠앤씨, 사임당화장품, 서치라이트에이치앤비, 세화피앤씨, 아모레퍼시픽, 아트앤디자인인터내셔널, 애경산업, 엔앤비랩, 온유, 유씨엘, 은성글로벌, 이루팩, 이지함앤코, 제이준코스메틱, 코리아나화장품, 코스메카코리아, 티엘비코리아(32개사,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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