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바꾸고 있는 K뷰티

[CMN 심재영 기자] 2030 MZ세대가 화장품·뷰티 소비의 주체로 떠오른지 오래다. MZ세대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통칭해서 일컫는 말로, 우리나라 인구의 약40%를 차지하며 주요 기업의 조직원 중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컴퓨터보다는 모바일을,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와 영상을 좋아하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또한, SNS를 통해서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 소통하면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며,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즐긴다.

MZ세대는 이제 K뷰티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다. MZ세대는 얼리 안티에이징을 원하지만 대다수의 제품이 너무 리치(rich)하다고 지적하며 잡티케어 세럼은 여드름 흉터 흔적을 옅게하는데 사용한다. 또 화장대 감성을 채워줄 예쁜 패키지의 제품을 좋아하며 친환경과 비건에 높은 선호도를 나타낸다.

메저커머스의 새로운 뷰티 이커머스 분석 서비스인 트렌디어 뷰티가 최근 발표한 ‘MZ세대 뷰티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뷰티 이커머스의 큰 손인 MZ세대로 인해 변화하고 있는 안티에이징과 미백 트렌드, 그리고 제품력 외에 MZ들의 구매동기가 되고 있는 넛지 포인트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2022년 1월부터 4월까지 올리브영에 등록된 총1만1,682개 제품의 랭킹 데이터와 제품 상세 이미지의 키워드 데이터, 그리고 654만1,705개의 리뷰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보다 자세한 랭킹 데이터와 마케팅 키워드, 리뷰 분석 내용은 트렌디어 뷰티 대시보드(https://measurecommerce.ai/ko/)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MZ 안티에이징

“얼리 안티에이징 원하지만 리치해!”
뷰티 유튜버 연두콩은 안티에이징 관련 영상에서 “MZ들에게 안티에이징은 리치한 제품이 대다수이며 좁쌀 여드름이 생길까 걱정부터 앞선다”고 밝혔다.

이를 입증하듯 MZ세대는 안티에이징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네이버의 얼리 안티에이징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MZ세대를 겨냥한 얼리 안티에이징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올리브영의 3월과 4월, 안티에이징 관련 순위 급상승 제품을 살펴보면, 3~4월 에센스 제품군에서 44위나 급상승한 ‘미샤 타임레볼루션 나이트리페어 앰플’의 경우, 2030세대가 작성한 리뷰가 76%에 달하며 기름지지 않은 쫀쫀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월 에센스 제품군에서 23위가 상승한 ‘구달 살구 콜라겐 탄력 앰플’은 ‘화장’이라는 키워드가 자주 언급되는데, 2030세대는 화장 밀림 없는 가벼운 제형에 큰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MZ세대는 수분 앰플보다는 쫀쫀한 영양감을 원하지만 기름지지 않아야 하고, 화장이 중요한 MZ세대는 화장 밀림이 없는 가벼운 제형의 안티에이징 제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티에이징 성분, ‘바쿠치올’ 주목
얼리 안티에이징의 성분으로는 ‘바쿠치올’이 떠오르고 있다. 2030세대의 네이버 에센스 인기 검색어 순위에 지난해에는 없던 ‘바쿠치올 세럼’이라는 단어가 새로 등장했다.

얼리 안테이이징 앰플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이니스프리 블랙티 앰플’도 인기 검색어 리스트에 추가됐다.
‘바쿠치올 세럼’ 관련 네이버 블로그들을 살펴보면 국내 2030세대에게 ‘승무원 세럼’으로 바이럴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건조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의 보습 안티에이징 세럼으로 바이럴되고 있는 것이다.

‘바쿠치올’은 레티놀 대체 저자극 천연성분으로 글로벌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유튜브의 바쿠치올 검색량은 전년도 동기간 대비 무려 77%가 증가했다.

올리브영에서도 바쿠치올 성분의 얼리 안티에이징 제품 순위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크림 제품군 랭킹에서 ‘마몽드 바쿠치올 레티놀 크림’의 순위가 43계단이나 상승했다. ‘마몽드 바쿠치올 레티놀 크림’은 4대 초기 노화의 원인으로 탄력, 모공, 주름, 건조를 언급하며 바쿠치올 성분과 레티놀 성분을 함유한 저자극 제품임을 2030세대에게 어필했다. 관련 리뷰 작성자의 77%가 2030이었고, 가장 많이 언급된 10개 키워드에서 ‘자극’과 ‘모공’이 포함돼 있으며, 저자극과 모공 관련 효과에 관한 리뷰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약한 눈가케어도 관심 많아”
MZ세대는 연약한 눈가 케어에도 관심이 많다. 아이크림 제품군 리뷰 작성자 중 2030이 80%나 차지한다.

아이크림 사용법 관련 리뷰 키워드를 보면, ‘듬뿍듬뿍’과 ‘저녁’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띈다. ‘저녁’ 관련 리뷰들을 살펴보면, ‘아침에 바르면 화장 밀림이 있어서 저녁에 바른다’, ‘저녁에 바르고 자면 다음날 화장발이 잘 받는다’고 한다. ‘듬뿍듬뿍’ 관련 리뷰들을 보면 주로 ‘목에 처발처발 듬뿍듬뿍’ 바르고 있는 리뷰들이 다수 확인된다.

이들의 아이크림 사용법은 △화장발을 위해 저녁에 바르기 △목에 듬뿍듬뿍 바르기다. 목에 아낌없이 듬뿍듬뿍 바르면 용량이 큰, 일명 ‘가량비’ 제품이어야 한다.

최근 아이크림 맛집인 AHC가 10주년 한정으로 내놓은 45ml 대용량 아이크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리브영에 3월 24일에 등록되며 판매순위가 126위에서 41위로 껑충 뛰어오른 모습이다.

네이버의 아이크림 랭킹은 싸이닉의 대용량 콜라겐 아이크림이 베스트셀러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MZ세대 인기 유튜버인 뷰티 유튜버 재유가 지난 3월 출시한 아이크림 역시 50ml의 대용량으로 수분과 탄력의 가벼운 제형이 특징이다.

MZ미백

“잡티케어 세럼으로 여드름케어”
봄을 맞이하는 3~4월이 되면서 올리브영의 잡티케어 스테디 셀러 제품들의 판매 순위가 급상승했다. 잡티는 올리브영의 2030 리뷰 작성자의 피부 고민 4위로 이들이 많이 신경쓰고 있는 피부 고민 중 하나다.

자외선이 급증하고 외출이 증가하는 봄을 맞이하면서 MZ들은 잡티케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리뉴얼 출시한 구달의 인기제품인 ‘청귤 비타C 시리즈’의 순위가 급상승했다. 크림은 1분기 순위가 244위 급상승했으며, 에센스는 리뷰수가 1244개 증가하는,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잡티케어 베스트 제품인 ‘아이소이 잡티세럼’은 리뷰수가 635개 증가하며 리뷰 급상승 2위를 기록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MZ세대가 세럼을 여드름 흔적케어로도 사용한다는 점이다. 에센스 제품군의 리뷰 내 ‘흉터’ 언급 브랜드를 살펴보면, 잡티 세럼으로 리뷰 순위가 급상승한 아이소이나 구달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해 여드름 흉터 관련 MZ세대의 언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흉터 관련 리뷰들을 살펴보면, 잡티 세럼은 여드름 흉터를 옅게 하는데 활용하고 있다는 리뷰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잡티 세럼으로 여드름 흉터를 관리하는 MZ세대는 여드름 진정에 흔적까지 케어하는 세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스트라 에이시카 365 흔적 진정세럼’의 3~4월 순위는 134계단이 올랐다.

이 제품은 시카와 나이아신아마이드를 함유했으며, 리뷰에서는 흔적 개선에 관한 언급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리뷰를 자세히 보면 효능에 관한 긍정 반응들이 대다수이며, 1점 리뷰에서는 흔적개선에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글로벌에선 ‘트러넥사믹 애씨드’ 급부상
글로벌에서는 여드름 흉터, 잡티케어 성분으로 ‘트라넥사믹 애씨드’와 ‘알파 알부틴’이 회자되고 있다.

올해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에서도 트라넥사믹 애씨드와 알파 알부틴을 비교하는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 성분의 유튜브 검색량 추이를 보면 두 성분 모두 검색량이 증가하는 추세로, 검색량이 트라넥사믹 애씨드는 전년 동기간대비 52%, 알파 알부틴은 전년 동기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Z넛지/비건

“이왕이면 비건 메이크업이 좋아”
‘냥이 집사’를 자처하며 동물사랑이 극진한 MZ세대. 국내 2030세대의 비건 뷰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1년간 2030세대의 비건 뷰티 관련 네이버 검색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올리브영도 최근 뷰티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올 3~4월 올리브영 메이크업 급상승 제품에서도 비건 제품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쿠션 제품군에선 ‘에스쁘아 비건 쿠션’과 ‘어뮤즈 비건 쿠션’이 리뷰 수가 각각 1551개, 1166개씩이나 급상승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립틴트 제품군에서는 비건 브랜드 디어달리아의 립무스 제품이 4월 리뷰수가 1389개 급증하며 높은 리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메이크업 제품군의 리뷰에선 ‘비건’이라는 키워드가 바이럴되고 있다. 립틴트와 쿠션의 성분 관련 리뷰 키워드에서 비건에 대한 언급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에게 비건 메이크업이란 무엇일까? 비건 관련 리뷰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건이라 성분은 걱정마”, “이왕 바를 땐 비건 성분”, “좋은 성분을 바르려고 샀다”는 리뷰들이 다수다.

매일 먹는 립제품, 트러블이 올라와도 커버해야하는 MZ들에게 비건은 화장이란 죄책감을 무마해주는 피부에 좋은 성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비건 뷰티 관련 리뷰를 살펴보면, “비건 쿠션이라 사봤다”, “비건 립틴트를 찾다가 샀다”, “비건 틴트라고 해서 샀다” 등의 리뷰가 다수 발견된다. 더욱 주목할 점은 MZ들이 지갑을 여는 구매각 키워드라는 것이다.

“화장대 감성도 무엇보다 중요”
한편, 라이프스타일 관련 앱 사용자 순위 1위인 ‘오늘의집’의 주요 사용자는 바로 2030세대다. 그 중 2030 여성이 66%나 된다. 오늘의집 랜선 집들이 사진을 들여다보면 화장대 사진들도 자주 목격된다. 인테리어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MZ 여성들은 화장대 감성까지 챙겨야 하는 이들이다.

화장대 감성이 중요한 MZ세대. 올리브영 스킨케어 제품군의 만족감 관련 리뷰 키워드에서 ‘예쁘다’라는 키워드가 상위권에 존재한다. 예쁘다라는 키워드의 리뷰에서는 제품 디자인과 용기에 관해 예쁘다라는 리뷰가 주를 이룬다. 이들에게 화장품이 주는 만족감 중 하나는 패키지 디자인이 예쁘다는 것이다.

올해 3, 4월 에센스 랭킹 급상승 순위를 보면 남다른 디자인의 제품들이 급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라네즈 워터뱅크 블루히알루로닉 세럼’으로, 3월 에센스 판매순위가 34계단 상승했다. 최근 론칭한 ‘클리오 비건웨어 UV세팅 프라이머’는 프라이머 제품군 중 4월 리뷰수가 3번째로 높게 증가했다. 랭킹 트렌드에서도 두 제품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두 제품 모두 리뷰 안에 에쁘다라는 키워드가 발견된다. 라네즈 워터 뱅크 블루 히알루로닉 세럼의 경우 “용기도 엄청 예뻐서 화장대가 확 산다”, “일단 케이스가 예쁘다”, “아모레 작정한 것 같다. 다 써도 화장대에 계속 올려놓을 거예요”라고 고백까지 한다.

클리오 비건웨어 UV 세팅 프라이머 역시 “무엇보다 케이스가 예쁘다”, “화장대에 올려두면 갬성 터진다”, 심지어 “그냥 통이 예뻐서 샀다”, “우선 보틀 디자인이 예뻐서 샀다”는 리뷰들이 발견된다.

MZ들의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넛지 포인트 두 번째는 바로 화장대 감성을 살려 주는 감각적인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친환경 앞세운 인디 브랜드 ‘인기’
예쁜 디자인에 친환경 패키지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친환경 키워드가 언급된 2030세대의 리뷰들을 살펴보면, 친환경 패키지에 대한 긍정적인 리뷰들이 발견된다. 친환경 패키지로 리뉴얼한 ‘구달 청귤 비타’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으며, 스킨푸드의 ‘판토테닉 에센스’는 “성분도 착한데다 배송박스도 친환경으로 송장만 떼서 분리수거할 수 있어 용이하다”라는 반응이다.

반면, 과대포장에는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친환경 생각해서 과대한 포장과 케이스는 바꾸심이 좋겠다”, “패키지를 단촐하게 구성하고 가격을 조금 낮추면서 친환경적인 부분도 고려했으면 좋겠다”라는 등의 리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쁘면 좋지만 과대포장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디자인과 환경까지 챙기고 싶어하는 MZ들의 니즈가 통한걸까? 요즘 MZ들에게 힙한 국내 인디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바로 친환경(비건)과 감각적인 디자인이다.

국내 인디 브랜드 ‘시타’는 비건 성분은 물론, 100% 생분해되는 용기로 글로벌 MZ세대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100% 생분해되는 수지원료로 제작한 제품 패키지는 수거 후 자체 분해 시스템을 통해 완전 분해한 뒤 3개월 내 고품질의 퇴비로 재탄생, 지역농가와 커뮤니티에 공급된다. 이들은 친환경 뿐만 아니라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기까지 한다. 선한 영향력으로 글로벌 MZ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평생 사용을 약속한 고객들도 있다.

MZ세대에게 힙한 또 다른 브랜드는 비건 코스메틱 브랜드 ‘무지개맨션’이다. 마치 아트 오브제 같은 감각적인 패키지와 비건 성분으로 5월 둘째 주 기준 Wconcept의 뷰티 베스트셀러 2위를 차지했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74호 (2022년 6월 22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