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N 문상록 기자] 잠자는 아랍의 상혼을 K-Beaut가 깨울 전망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김덕중)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화장품 시장 동향을 담은 ‘2017 글로벌코스메틱포커스 4호 특별판(중동편)’을 발간했다.

아랍 뉴스(Arab News)의 저널리스트 파디아 지프리(Fadia Jiffry)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은 최근 할랄 인증이 최대 이슈이며 할랄 시장이 향후 5년간 평균 15%대의 성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이슬람계는 물론 비이슬람계 소비자의 할랄 인증제품에 대한 신뢰를 꼽았다.

그는 또 사우디아라비아 화장품 시장에 대해 “미백, 안티에이징, 여드름 관리 제품 등 기능이 세분화된 스킨케어 제품의 소비가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에 따른 메이크업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최근 촉발된 소비자의 SNS 사용 증가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이들 매체를 통해 메이크업 제품을 소개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화장품 컨설턴트인 예크타 나이미(Yekta Naimi)는 “이란에는 제조기업이 거의 전무하면서도 통관이 까다로워 오래전부터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독점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란 화장품 시장상황을 전했다.

특히 유통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소매 시장이 대형 유통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어떤 채널에서 어떤 유통업자와 거래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트렌드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과 마찬가지로 안전성 문제로 인해 천연 화장품의 인기가 높고 할랄 인증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시장에서 아직 한국산 화장품의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이라며 수출을 하더라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도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각 국가별 진출 사례를 조사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까지 토니모리와 미샤 등 로드숍 브랜드 외에는 오프라인 시장 진출 사례가 적었으나 이들 선도업체처럼 독특한 디자인과 온라인 홍보로 승부한다면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란으로 진출한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로는 두리화장품, 라미화장품과 코오롱 글로벌-코스온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두리화장품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 진출 시 ‘한방(韓方)’의 개념을 시장에 처음 소개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이를 ‘천연 성분’으로 단순화시켜 현지 에이전트를 이해시킨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품 인·허가에 1년 6개월이 걸리는 등 까다로운 수출절차로 인해 첫 수출에 애를 먹었다”고 회상하며 “끈기를 가지고 바이어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에 직수출이 어려운 경우 두바이를 경유해 우회 수출하는 방법도 있다”는 팁도 함께 전했다.

한편 연구원 관계자는 “중동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수적인 시장이지만 최근 10-20대를 중심으로 소비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매체 및 SNS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장금, 주몽 등 K-Drama를 통한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K-Beauty의 낮은 인지도, 까다로운 인·허가와 통관 등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으로 전제하면서 “반대로 인지도 제고와 이미지 메이킹만 잘 이루어지면 과시욕이 강한 중동 소비자 성향과 결합돼 럭셔리 시장 공략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외에도 이번호에서는 △중국의 ‘KOL(Key Opinion Leader) 활용 마케팅’ △일본의 ‘환경 오염과 특수 기능’ △필리핀의 ‘향수 시장’ △프랑스의 ‘테러와 화장품 유통 영향’ △멕시코의 ‘어머니의 날’ 등을 주요 이슈로 다뤘다.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4호의 자세한 내용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홈페이지(www.kcii.re.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7월에는 베트남편이 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