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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장품, 중남미 여심(女心)도 녹였다

중남미서 8년만에 7배 넘는 수출액 달성...비결은 ‘가성비와 디자인’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17-07-05 11:40:57]

[CMN 박일우 기자] 콜롬비아 1,688%, 칠레 134%, 멕시코 126%. 최근 3년간 한국 화장품 수출 증가율이다.

K-뷰티가 중남미에서도 붐을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 등 주요국들의 경기침체로 2013년 이후 중남미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고 있음에도 우리 화장품은 날이 갈수록 더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4일 KOTRA가 발간한 ‘중남미 주요국 화장품 시장 동향과 우리기업 진출방안’ 보고에 따르면 중남미 화장품 시장은 2016년 기준 약 597억달러로,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13.4%를 점유한다. 특히 전체 중남미 화장품 시장의 절반(49.1%)을 차지하는 브라질은 GDP 대비 화장품 매출액 세계 1위국이기도 하다.

경제불황으로 지난 3년간 중남미 화장품 소비량이 31.5% 급감했음에도 우리 화장품의 대중남미 수출액은 오히려 단 3년만에 268.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한류를 등에 업은 K-뷰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 동남아, 일본과 달리 중남미에서는 한국 화장품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우리 화장품의 대중남미 수출이 꾸준히 성장해 수출액이 2008년 99만7000달러에서 2016년 835만달러로, 8년 만에 737.8%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중남미 주요 4개국에 대한 수출액이 칠레 43.4배, 콜롬비아 35.4배, 멕시코 34.6배, 브라질 3.6배로 증가해 대중남미 시장에서의 K-뷰티 파급력을 보여줬다. 이는 2000년대 후반 대장금, 천국의 계단 등 K-드라마가 중남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 연예인들의 피부 관리 노하우와 한국 화장품의 품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도 증폭된 결과로 분석된다.

마스크팩, 다기능 나이트크림, 아이스틱 등 인기

중남미에서 인기 있는 한국 화장품은 가성비가 뛰어나고 사용이 간편한 마스크팩, 자기 전에 바르면 주름개선, 브라이트닝, 잡티제거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기능 나이트크림 등이 있다. 또 모공브러쉬나 입술에 수분을 공급하는 립 젤 패치, 팬더 모양의 깜찍한 케이스에 담긴 아이스틱 등 현지에는 없는 기발한 제품들에 중남미 여성 소비자들이 매혹되고 있다.

칠레에서는 한국 프리미엄 및 바이오 화장품도 인기다. 의사나 판매원 면담을 통해 신중하게 화장품을 구입하는 보수적인 칠레 소비자들마저도 피부과·미용실 등에 직접 납품된 한국 화장품들을 접하고 뛰어난 효능에 감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남미 남성용 화장품 시장도 매력적이다. 브라질 세계 2위, 멕시코 8위 등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5% 수준의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시장이다. 이에 우리 기업은 주요 고객인 10~30대의 젊은 여성 고객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는 동시에 남성화장품으로도 공략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격적인 중남미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각국의 복잡한 인증절차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인증 취득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초기 진출 기업의 경우 멕시코와 같이 의료용이 아닌 한 별도의 인증을 필요로 하지 않는 국가에 먼저 진입해 현지 네트워크와 인지도를 구축한 후 이웃국가로 진출범위를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KOTRA의 지사화 서비스나 해외사업파트너연결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신뢰 가능한 현지 대행업체를 찾아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다.

조영수 KOTRA 시장동향분석실장은 “중남미는 한류 붐에 힘입어 우리 화장품 수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는 유망 시장”이라며 “현지 업체와 적극적인 협력으로 시장진입에 성공하면 현지 탄탄한 K-뷰티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SNS, 체험 이벤트 등 홍보를 통해 고객층을 빠르게 늘려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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