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해빙무드에 명동 거리 ‘화색’
중화권 관광객 늘어…“유커 다시 오나?” 기대감 고조
[CMN 심재영 기자] 광군제((光棍節)를 일주일 앞둔 지난 5일 오후 명동 거리는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으로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중국어와 일본어가 곳곳에서 들리고 영어로 흥정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눈에 봐도 지난해 이맘때 만큼은 아니지만 올 3월 이후 관광객이 없어 한산하기까지 했던 것에 비하면 인산인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였다.
판매원들에 따르면 이날 명동을 찾은 외국인은 개별여행을 온 중국 본토인들뿐 아니라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외국인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인들이 많았다. 여기에 일본인과 미국인, 유럽인까지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이 대거 명동을 찾았다.
특히 지난 해 단체 관광객이 한창 몰려오던 때만은 못하지만 중화권 관광객의 방문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중 해빙무드가 조성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지역 점주와 판매원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달 전 추석 명절때만 해도 자취를 감췄던 중국인 판매원들도 다시 전진배치됐다. 또한 한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중국어 안내판과 할인 문구도 다시 등장했다.
A 매장 점주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광군제때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혹시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요즘 중국어를 하는 고객들이 부쩍 많아졌는데 대만이나 홍콩에서 온 분들이 대부분이고 간혹 중국 본토에서 개별 여행을 온 경우도 있다고 한다. 유커가 빨리 다시 오기를 기대하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 매장 점주는 “우리 매장은 일찌감치 중국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나 동남아시아인들을 위한 다양한 상품을 구성해 대응해왔다”면서 “한중 해빙무드는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최근 뜸했던 외국인 고객의 발길이 늘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의 매니저는 “광군제 유커 특수를 기대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면서 “일단 유커가 몰려올 것에 대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때가 이른 것 같고, 내년 설에는 분위기가 예전처럼 좋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분위기와 관련해 모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여행사와 지혜를 모아 동남아시아인과 일본인을 위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중국 의존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