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로 ‘소비자에 더 가까이’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본격 수용
[Adieu 2017! 송년 기획특집] 분야별 결산 - 마케팅
[CMN 신대욱 기자] 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의 마케팅 화두는 ‘소비자에 더 가까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빠르게 수용한 것을 비롯해 기존 판매 중심 공간에서 체험 중심 공간으로 변화를 꾀한다거나 타 영역과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려 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디지털 리더십’ 확보 비중이 컸다. 기존 디지털 마케팅의 모바일 앱이나 온오프라인 통합 O2O 서비스 등을 넘어서는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가상현실(AR), 증강현실(VR), 빅데이터 등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기법들이 등장했다는 점에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 3D 프린팅,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첨단 분야의 다양한 기술이 융합되면서 경제 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과 제품 서비스는 물론 생활환경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도 이같은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이 접목돼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마케팅 기법으로도 응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화장품 개발은 물론 기존 모바일 앱도 디지털 기술 진화로 제품 추천과 체험이 실제와 흡사하게 이뤄지면서, 모바일 기기 자체가 뷰티 컨설턴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른 소비 패턴도 바뀌고 있다. 온라인 컨텐츠로 쇼핑하고 온라인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마케팅 전략 개발 업체인 해피 마케터의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멘디라타 산치트씨는 지난 6월 원료 전시회인 인-코스메틱스코리아 강연에서 “스마트폰은 이제 개인 뷰티 컨설턴트가 됐다”며 “영향력 있는 셀럽들의 튜토리얼 영상은 물론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기술로 구동되는 뷰티 앱을 통해 실제와 똑같이 체험이 가능, 굳이 매장에 가지 않고도 제품 구매가 가능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모바일앱 진화, 개인 뷰티 컨설턴트 역할
이같은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서 이끌고 있다. 로레알은 지난해 이미 증강현실을 활용한 뷰티앱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고 크리스챤 디올도 메신저를 이용해 맞춤식 프리미엄 컨텐츠를 제공하는 챗봇인 디올 인사이더를 내놨다. 크리니크와 에스티로더, 시세이도, 슈에무라 등도 메이크업과 헤어, 피부, 노화 변화를 3D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앱을 개발했다.
국내는 선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이 디지털 기술 진화를 적극 수용, 마케팅 툴로 활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마케팅을 비롯해 판매와 브랜드, 스토리텔링 등 전 부문에 걸쳐 디지털 DNA를 내재화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직영 모바일 쇼핑몰을 오픈했고 방문판매 채널의 고객 소통을 위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뷰티Q’ 활용, 아리따움 매장의 O2O 서비스, 가상 메이크업 시연이 가능한 라네즈 뷰티 미러 도입 등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명동과 강남 플래그십스토어, 건대점, 고양 스타필드점 등에 VR존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새롭게 전개하고 있는 멀티숍 ‘네이처컬렉션’ 강남점을 디지털 기술을 통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스토어로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오늘의 메이크업’ 앱의 인공지능 메이크업 전문가를 통해 매장에서 자신의 화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앱으로 사진을 촬영하면 사용자의 화장을 분석해 내추럴, 러블리, 스모키 중 가장 가까운 컨셉과 메이크업 완성도를 점수로 나타내는 방식이다. 제품별 사용 팁과 항목별 세부 노하우도 알려준다.
한국콜마는 4차 산업혁명의 대표기술중 하나인 3D 프린팅 기술을 확보했다. 3D 프린팅 기술 전문 개발업체인 삼영기계와 협약을 맺으면서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모양과 재질의 신개념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헬스&뷰티스토어 롭스는 매장에 설치된 매직 미러 스마일 포인트 기기를 보고 미소를 지으면, 자동으로 미소를 인식해 롭스가 일정 금액을 시작 장애인에게 기부하는 캠페인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체험 중심 공간 확대, 브랜딩 강화
공간을 통한 브랜드 리빌딩 또는 브랜딩 작업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했다. 체험 공간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확고히 하려는 움직임이다. 플래그십스토어와 전시 협업을 통한 체험 유도가 대표적이다.
플래그십스토어는 브랜드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아리따움 명동점과 네이처컬렉션 강남점 스마트 스토어, 블리블리의 상수동 ‘블리네’, 탬버린즈의 가로수길점, 클라뷰 명동점, 아쿠탑 수원점 등이 올해 새롭게 플래그십스토어로 문을 열었거나 새단장했다.
아리따움 명동점은 나만의 뷰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인 ‘마이 뷰티 아뜰리에’를 표방했고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뷰티 디바이스의 튜토리얼 영상을 보며 셀프 메이크업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블리블리의 블리네는 유럽의 고풍스러운 맨션을 컨셉으로 차별화를 꾀했고 쇼핑과 카페가 어우러진 형태의 감성 공간으로 꾸몄다.
탬버린즈는 아이웨어 브랜드로 유명한 젠틀몬스터의 화장품 브랜드로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는 화장품이라는 한정된 틀에서 벗어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공간과 오브제, 페인팅, 퍼포먼스 등으로 재해석한 하나의 전시 공간으로 꾸민 게 특징이다. 클라뷰 명동점은 진주코스메틱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이를 형상화한 진줏빛 산호 정원을 모티브로 구성했다.
전시공간이나 컨셉스토어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을 주기적으로 전시공간으로 꾸며 색다른 변화를 주고 있다. 키엘도 삼청동 부티크를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한 전시공간으로 활용,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서울 소격동에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매장 ‘공병공간’을 운영하고 있고 스킨푸드는 가로수길점을 판매공간과 카페, 정원이 어우러진 컨셉스토어로 활용하고 있다.
패션이나 애니메이션과 협업, 소장가치를 높이는 사례도 이어졌다. 주요 브랜드들은 유명 패션 브랜드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속모델 등과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개발했다.
라네즈와 코드 글로컬러, 토니모리, 미샤, RMK, 베니피트 등이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내놨고 네이처리퍼블릭, 리얼베리어, 슈에무라, 키엘 등은 전속모델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 한정판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