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미래, 수출 다변화에 달렸다

중국, 아시아 넘어 대륙별 인종별 맞춤 전략 수립해야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18-01-01 15: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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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화장품 키워드 UNDERDOG - Diversification



손 성 민
주임연구원
(재)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기획정보실 기획조사팀


말보다는 탈이 많았던 2017년이 갔다. 2016년 하반기에 시작한 이른바 ‘사드(THAAD) 사태’는 2017년 상반기 들어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기업부터 중소 브랜드와 유통시장까지 강타했다. 대중국 화장품 수출과 관련해 크고 작은 피해사례가 주장됐고 일부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성장하고 있고 수출에서도 선방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우리 산업의 저력을 느낄 수 있던 한 해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 같은 문제는 앞으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 피해를 본 기업들에게는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전체 산업 성장면에서는 이런 환경이 수출 다변화에 일조하면서 진정으로 K-Beauty가 ‘글로벌 주류’로 나아가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중국 시장만 공략하면 된다는 중국우선주의와 중국만능주의가 팽배했던 우리 화장품 산업이 처음으로 위기감을 가지고 중국 외 시장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한 첫 해로 볼 수 있다.


실제 본격적인 우리나라 수출의 탈아시아 현상은 2016년부터 감지됐다. 미국와 유럽으로 수출 증가가 눈에 띄었고, 2017년에는 최근 5년내 처음으로 중국 수출 비중이 전년대비 3~4%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비아시아권으로 수출이 양적으로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중국 외에 시장 상황은 어떨지 권역별 주요 시장을 전망해본다.



베트남 ‘맑음’ 너무 매력적인 내일 먹거리


현재 베트남의 K-Beauty의 기상도는 ‘쾌청’에 가깝다. LG생활건강은 1999년에 일찌감치 ‘드봉’으로 한국 화장품을 알리기 시작했고, 아모레퍼시픽도 2003년부터 차례로 시장에 진출하며 안정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시장 규모 2조가 채 안되는 작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 10년뿐만 아니라 향후 5년간 매년 10% 이상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돼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 분류된다.


또 베트남 시장이 기대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한류인데, 드라마, 영화, K-pop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K-Beauty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미국, 유럽 등 이미지 인식에서 우위를 보이며, 베트남 인터넷 포털의 한국 콘텐츠 검색량 등은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 구성과 소비자들의 피부톤 등 특성이 우리나라와도 유사해 제품 구성 등에 있어서도 유리한 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시장이 크게 호치민과 하노이 두 군데로 양분돼 작은 시장이 더 작아지는 효과가 있고,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낮아 가격에 민감한 편이다. 호치민과 하노이는 지역적 특색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성향과 유통시장 또한 상이해 도시별 공략이 비효율성이 가져온다는 측면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하노이 지역 가짜 제품 유통이 심각한 수준으로, 당국에서도 감시에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다. 바이어들의 구매력이 크지 않아 실제 매출은 미미하다는 평도 함께 따라다니는 시장이다.



태국 ‘흐림’ 더 심해질 살아남기 경쟁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인 태국 시장의 위상과 그 중요성은 매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장 규모는 약 5조8천억원으로 추산되며, 지난해 성장률 7.9%를 비롯해 2018년에도 8% 내외 고성장이 기대된다.


안타까운 점은 현지 10~20대를 대상으로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자료에 따르면 태국 K-pop에 대한 인기 비율은 59%로, 말레이시아(78%)나 인도네시아(82.5%)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에서 만났던 브랜드 주재원들과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느낌이 피부로 와 닿을 정도라고 한다.


필자 역시 2010년 이후 매년 태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당시 방콕 중심가를 물들였던 한국 대중문화가 지금은 그 흔하던 광고판에서 한류 스타의 광고물을 보기가 힘들어졌다고 느낀다.


주요 소비자층으로 여겨졌던 10~20대의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 저하가 당장 K-Beauty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한편으로는 시장 진출과 확장을 위한 골든타임(Golden Time)을 보내버리는 것이 아닐까하는 조바심마저 든다. 뿐만 아니라 한류와 K-Beauty가 주춤하는 사이 어느 새 대만 브랜드들이 시장 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긍정적 측면은 K-드라마 등 TV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30대 이상 소비자 집단으로 확장이 점쳐진다. 또 최근 방콕 화장품 유통 핵으로 떠오른 이브앤보이(Eve and Boy) 매장에서 한국 제품 입점과 판매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국내 유통 플랫폼 ‘11번가’의 본격 진출로 온라인 시장 입점에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미국 ‘맑음’ 첫 인상에 모든 것을 걸어라


90조원이 넘는 세계 제 1 시장 미국이 최근 ‘한류앓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0년 초반 시작된 한국 대중문화 알리기는 홍보성으로 끝나는가 싶었지만, 미국 전역 10~20대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3년 싸이로 인해 잠시 관심을 얻었던 한류가 트렌드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2018년에는 한국 대중문화가 미국 문화 내에서 인정받고 주류(main stream)으로 편승하게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전과 그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내 K-Beauty에 대한 평가도 이전에는 ‘아시아계 소비자들만 사용하는 화장품’에서 인종 간 소비시장에 침투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 전문 제품을 유통하는 소코글램이 “판매되는 제품의 70%는 비아시아계가 구매한다”고 밝혔을 정도로 다양한 집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도 이전과 다르게 입점을 환영받기 시작했다. 세포라는 매장 내 K-Beauty 코너를 상설 운영 중이며, 온라인몰에서도 주기적으로 K-Beauty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등 한국 브랜드 입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 외 백화점, 아웃렛, 온라인몰 등에서도 이제 한국 화장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의 수요 변화 또한 K-Beauty에 호재다. 특히 한국 화장품의 강점인 스킨케어류의 수요가 커지고 있는데, 향후 5년간 매년 4.6%씩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품목 중에서는 최근 마스크팩 인기가 눈에 띄는데, 미국 전문가들도 마스크팩을 가장 주목해야 할 제품으로 꼽고 있다. 반대로 스킨케어류 외 색조제품 등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분은 분명 우리 브랜드의 약점임과 동시에 K-Beauty가 나아가야할 미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유럽 ‘흐림’ 여전히 어렵지만 문은 두드리자


유럽 시장을 국가별로 나눠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유럽 시장에서의 우리 화장품 브랜드의 퍼포먼스가 걸음마 단계기 때문이다. 한 가지 위안거리는 프랑스로 수출이 지난해 130% 가까이 성장해 3천억달러를 돌파했고, 스페인(237%), 이탈리아(209%), 영국(37%) 등 상당한 상승곡선을 그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7년 프랑스와 영국 수출 증가를 제외하고,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시장이 아직 안정되진 않았다.


수출 증가분 역시 OEM 제품의 납품, 주요 유통 채널 입점 브랜드에 한정적으로 수출액이 늘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뿐, 시장에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안착한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약점이다.


미국처럼 아시아계 소비자 집단이 존재하거나, 문화 한류가 강력하지도 않아 ‘한류 버프’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오프라인 시장은 한정적이고 한국 브랜드에 호의적이지도 않다. 각국별로 로컬 브랜드력이 강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향후 국내 대형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진입해 K-Beauty 붐을 형성해줘야 하는데 이마저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온라인몰 입점을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하고 적절한 시기에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힘쓰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



중동 ‘흐림’ 여유 있으면 먼저 자리잡아라


중동에서 K-Beauty 성장은 더딘 편이다. UAE,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정도에서 매년 1천만달러 정도 한국 화장품을 수입한다. 낮은 인프라, 빈부격차의 심화, 불안정한 외교 등이 원인이다. 다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무제한급으로, 이미 올해 로레알과 세포라 등은 정식으로 이란에 진출해 시장 선점을 노린다. 현재 ‘모두 다 어렵다할 때 진출해야 하는 시장’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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