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을 모르는 첫 세대 …직관적이며 브랜드를 친구로 '접속'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의 소비성향과 미래 뷰티시장의 영향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18-11-13 11: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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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호 기획] K-BEAUTY 4.0 - AI가 이끄는 화장품 산업 변화 - 소비


강이화
칸타월드패널
아시아뷰티부문 총괄이사


나는 디지털 세대에게 어떤 친구가 되고 싶은가?


“요즘은 트렌드가 너무 빨라서 뭐가 트렌드인지도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만큼 기존 시장의 메가 브랜드에게는 시장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이다.


필자의 팀에는 밀레니얼들이 많다. 그래서 미팅을 하다 보면, 알아듣지 못하는 요즘 언어들이 종종 나온다. 그때 다들 웃음꽃이 피면, 난 알아듣는 척 씨익 웃어주고는 한박자 늦게 묻는다. 아까 “갑분싸”가 뭐에요? 라고.


인류의 역사에서 오늘날처럼 세대의 차이가 확실하게 구분되는 시대는 없었다. 문명의 발달 속도가 인간이 태어나 배우고 익숙해지고 생을 마감하기 까지 너무 빨리 변화하다 보니 전쟁을 겪었던(전화기조차 없었던) 세대부터 전화기를 표현할 때 페이스톡만 알고 있어 귀에 대지 않고 멀찌감치 전화기를 내미는 세대까지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이 다양해지니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고,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점검하다 보니 더 이상 대량 생산에서 이끌어내는 메가트렌드만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게 되었다. 새로운 21세기형 비즈니스 시대에 들어온 것이다.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이제 더 이상 BB나 쿠션같은 메가 히트작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뷰티 비즈니스에 있는 기업으로서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를 사용하는 디지털 세대의 고객을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 것인가? 몇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세대를 현혹할만한 중요한 요소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제품은 직관적이고 즉각적일 것


디지털 세대는 오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세대이다. 과거 세대가 청각에, X세대가 시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면 디지털 세대는 이들 감각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오감 수용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즉, 제품에서 보여지고, 맡아지고, 발려지는 모든 감각을 극대화해야만 그들에게 소통되는 제품으로 다가갈 수 있다.


과거에 복합기능은 두 가지 이상의 기능성 인증을 받은 것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에 AA+ 미백이라는 이야기를 동시에 전달해야 했다. 요즘의 복합제품은 두 가지를 확실하게 한다는 것을 제품에서 보여주어야 한다.


제품의 텍스쳐가 중간에 변하거나, 제품에 이미 두개의 텍스쳐가 혼재해 있거나 중간에 내가 두개의 다른 텍스쳐를 섞어 줌으로써 정말 두개의 기능이 합쳐져 있음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빠른 결과도 중요하다. 일상에서 ‘기다림’이란 걸 해 본 적이 없는 세대가 바로 디지털 세대이다. 영화도 바로 다운받아 볼 수 있고, 커피도 주문을 넣어놓아 바로 마실 수 있는 세대에게 기다림이란 서비스나 혜택을 받지 못함과 같은 개념이다.


그러다 보니, 제품들 중에서 팩류나 앰플류, 톤업크림 같은 개념의 제품들이 성장하는 것이다. 화이트닝 되기까지 기다리느니 당장 그렇게 보여지면 되는 것이고, 일반 에센스나 크림보다는 앰플이나 팩류가 더 좋은 성과를 보이게 된다. 디지털 세대에게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제품은 필수요소일 것이다.


브랜드란 나와 소통하는 친구


그들은 실제 사람과 사람의 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첫 세대이다. 필자의 팀원들만 하더라도 전화소통보다는 이메일이나 메신저 소통을 선호한다.


그들에게 브랜드란 또 다른 친구인 것이다. 과거에 브랜드는 소모하거나 선망하는 제품으로 나를 정의할 수 있고 나를 뽐내게 할 수 있는 수단의 성격이 강했다면, 디지털 세대에게 브랜드란 나를 다른 사람과 연결해 주는 친구이며, 무언가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매개체인 것이다.


그들이 유튜브에서 미치도록 자신의 화장법을 공유하고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유명하고 내가 그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내 친한 친구가 유명한 친구라는 것이고 내가 그 그룹에 속해있다는 위로와 소속감을 주는 것이다.


그럼 브랜드는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가? 그런 친구가 되어주면 된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그들을 다른 친구들과 연결해 주고, 의견도 달아주고, 소통해 주면서 자신의 의견도 들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게 그들이 브랜드와 우정을 맺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브랜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 삶과 생각을 공유하고 나누면 된다. 일종의 아바타 같이. 그래서 과거처럼 유명한 연예인이 없는 브랜드도 디지털 세대에겐 충분히 멋진 브랜드인 것이다.


나와 소통을 하고 있는 친구이니까. 디지털 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그 브랜드가 해당 세대에게 어떤 친구가 되어주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


세상에 기여할 수 있게


디지털 세대는 부모, 선생님 등 많은 경우 주변의 격려와 칭찬 속에서 성장했고, 그래서 스스로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다고 믿는 세대이다. 실질적인 그들의 자존감의 질은 다른 이야기지만, 적어도 그렇다고 믿는 세대이다.


그런 만큼 무엇이든 스스로 해 보고자 하는 의지도 높고, 세상에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는 열정도 많다. 이런 부분을 제품의 선택이나 소비행태에서도 표현하고 싶어 한다.


내가 세상에 조금 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올바른 소비자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행동으로 옮기고 칭찬받고 싶어 하는 연유로 그들은 화해 같은 앱을 보면서 자신이 직접 제품을 평가하고 고르는 귀찮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에 보면, 화장품이 무슨 요리강습이라도 되듯 자신만의 방법들을 개발하여 공유한다. 내가 개발자가 되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친구와 공유하고 나누는 동기에는 내가 이 세상에 의미 있는 한 사람이 되어 기여하고 있다는 상징일 것이다. 그들은 인정받고 싶어 하고 세상에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고, 그런 장을 만들어주자.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항상 그렇게 자라서 ‘인정받음’에 가장 목마른 세대이다.


Do you speak 디지털 언어?


시작에 언급했던 ‘갑분싸’처럼 그들이 좋아하는 언어와 표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와 소통하는 사람이 내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거나 다른 세대의 언어를 사용하면 그들은 그 브랜드를 친구로 받아들일 수 없다.


같은 언어임에도 미백이 갖는 의미와 화이트닝이 갖는 의미가 그들에겐 다르고 거기에 더해, 그들이 환한 피부를 표현하는데 선호하는 표현이 다르다. 그런 세세한 차이를 이해해서 내 브랜드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성공한 제품들이 어떻게 회자되고 있는지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디지털 세대를 통해 기성세대로


마지막으로 누군가는 해당 글을 읽으며 디지털 세대가 시장에 갖는 임팩트에 대해 반문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실제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지 않고, 디지털 세대 이외의 세대에 대한 시장에도 관심이 많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디지털 세대가 기성세대에 갖는 영향력에 대해 잠시 짚어보고자 한다. 과거에 화장법이나 뷰티의 일부는 엄마를 통해 딸들이 배웠다. 엄마가 사용하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엄마가 사주는 브랜드로 나의 첫 브랜드 경험이 시작되었다.


요즘은 반대로 딸들이 엄마에게 브랜드를 추천하고 구매를 대행해 준다. “이게 최근에 나온 립스틱인데 정말 좋아. 엄마 한번 써봐” 식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엄마들은 그런 딸들의 권유를 신뢰하며 받아들인다. 이것이 바로 인디브랜드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요소이다.


타깃은 디지털 세대이지만 그 임팩트가 기성세대까지 갈 수 있는 힘. 그래서, 기존의 브랜드도 디지털 세대가 활동하는 유통과 접점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더 넓은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당신의 브랜드가 가진 힘으로 선점하라


너무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여전히 머리가 아플 수 있다. 실제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손에 잡히는 개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의 머리는 그래서 어떤 제품으로 집중해야 하는데? 어떤 유통을 잡아야 하는데?로 깔때기처럼 다시 생각이 모아지기 때문이다. 대세가 무엇인지 자꾸 찾으려 하지 말라. 당신이 알고 있는 대세는 다른 경쟁사도 이미 알고 있고, 알아서 들어가려는 순간 그 시장은 이미 레드 오션이다. 당신이 들어갔을 때, 디지털 세대는 또 다른 블루오션을 찾아 떠날 것이다.


그들의 동기를 이해했고, 그들의 접점과 소통방식을 이해했다면, 내가 강점이 있다고 믿는 시장을 선점하라. 거기서 그들과 소통하면, 그들이 믿고 따라와 줄 것이다. 21세기 시장은 충분히 세분화되어 있어 당신의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다.


나는 디지털 세대에게 어떤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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