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바꾼 시장 환경 변화 '인디 브랜드' 날개

개성 중시 소비 성향, 친환경 이슈 등 선점 대안 세력으로 급성장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18-12-28 1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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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신대욱 기자] 포화에 이른 시장은 늘 대안을 찾고 새로운 터로 옮겨가기 마련이다.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틀을 짜고자 하는 움직임은 시장의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질서는 언제나 룰 브레이커(rule breaker)를 통해 형성돼 왔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디(indie) 브랜드’가 그런 사례다. 80%의 비핵심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롱테일 법칙의 부상이다.


인디 브랜드는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글로벌 대기업에 인수되는 사례가 나올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인디 브랜드는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디 브랜드는 작고 개성있는 브랜드를 말한다. 독립된 디자이너 중심의 소규모 패션 브랜드에서 출발했다. 따지고 보면 해외의 샤넬이나 국내 앙드레김도 인디 브랜드로 출발한 셈이다.


국내는 2000년대 중반부터 패션계를 중심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렸다. 두타나 에이랜드 같은 오프라인 편집숍이 형성된 시기와 맞물려 붐을 일으켰다. 자라와 H&M같은 SPA 브랜드가 국내 들어온 시기와도 맞물려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도 개성과 품질력을 내세운 인디 브랜드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되면서다.


성분, 카테고리, 채널 차별화로 성과


화장품 분야도 2010년 이후 작지만 개성 강한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면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인디 브랜드는 성분이나 특정 카테고리, 새로운 채널 등을 내세워 기존 질서를 흔들거나 틈새를 파고들었다.


넓게 보면 초기 저가 브랜드숍(미샤, 더페이스샵 등)부터 마스크팩(메디힐, 리더스, SNP), 저자극 성분의 더마코스메틱(닥터자르트 등) 등이 그런 사례라 할 수 있다.


AHC는 아이크림 영역을 재해석해 성공했고 결국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에 3조원이라는 거액에 매각되기도 했다. 스타일 난다도 온라인으로 출발해 급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역시 글로벌 기업인 로레알에 인수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들 브랜드는 이제 인디 브랜드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주류로 올라섰다.


최근 몇 년 새 떠오른 인디 브랜드들은 디지털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에이프릴 스킨이나 블리블리, 미미박스, 시드물, 마녀공장, 미팩토리, 라벨영 등이다.


이들 브랜드들은 자체 온라인몰을 기반으로 SNS 채널을 적극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영역을 넓혀왔고, 성분 안전성과 자연주의, 재미있는 네이밍 등으로 성과를 냈다. ‘가성비’와 ‘착한 소비’를 내세워 입지를 다져온 셈이다.


파파레서피, 에이바이봄, 제이엠솔루션 등은 마스크팩 특화 카테고리로 중국내 젊은 소비층을 파고들어 성과를 내고 있다.


이같은 중소 브랜드의 약진은 칸타월드패널이 2018년 상반기 국내 톱2 기업과 기타 기업의 점유율을 비교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톱2 기업의 점유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기타 기업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국내 톱2 기업의 유통 포트폴리오가 특정 채널에 치중돼 있는 것과 달리 기타 기업들은 온라인과 홈쇼핑, H&B스토어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 차별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리브영 강남본점에는 인디 브랜드존이 별도로 구성될 정도로 중소 브랜드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길게 꼬리를 이어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인디 브랜드의 부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유로모니터와 WWD의 자료를 활용해 추산한 글로벌 톱10 기업들의 비중 변화를 보면 2010년 40%에서 2015년 32%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한 미국의 경우 인디 뷰티 엑스포가 성황을 이룰 정도다. 인디 뷰티 엑스포는 2015년 뉴욕에서 출발해 현재 뉴욕을 비롯해 LA와 런던, 베를린, 달라스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SNS로 소통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


인디 브랜드의 급성장은 무엇보다 스마트폰 대중화와 함께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 주체로 떠오른 시기와 맞물려 있다. 2007년 아이폰 등장과 2010년 안드로이드폰 대중화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 소비 시장 변화가 일어난 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기존의 편집된 정보에서 자발적인 정보 공유를 통한 상품 구매가 일어나면서 그들만의 브랜드가 등장하게 된 셈이다. 제조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 시장 변화다.


실제 오픈서베이가 2018년 2월 발표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18’ 보고서를 보면 밀레니얼 세대들은 사용 후기나 주변 추천 등의 정보를 참고해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 제품의 온라인 구매 경험도 51%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제품 정보를 콘텐츠화하면서 소비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도 인디 브랜드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제품 정보를 전달하던 것에서 소비자 스스로 말하는 시대로의 변화다. 밀레니얼 세대는 브랜드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쓰는 브랜드가 나를 표현한다고 인식하는 성향이 강하다.


또 이들은 정보 습득부터 구매에 이르는 모든 구매 단계에서 디지털로 무장돼 있다. 화해나 글로우픽 같은 리뷰 사이트 성장이나 유튜브를 통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확대가 대표적이다.


인디 브랜드들은 이런 소비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틈을 찾아 들어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알리바바나 아마존 같은 유통 플랫폼과 ODM 기업이라는 탄탄한 인프라도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자신만의 아이디어와 혁신만 있으면 소자본이어도 충분히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민텔은 ‘2018 뷰티 트렌드’를 통해 그동안의 인구 통계학적 구분에 따른 시장 대응이 아닌 소비자 개개인의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변화에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이를 발 빠르게 수용해 성공한 것이 인디 브랜드란 설명이다.


민텔이 올해 제시한 뷰티 트렌드는 ‘폐기물 제로화(Sub-Zero Waste)’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기후 변화 등 지속 가능성 이슈가 중요해지면서 패키지를 중시하는 화장품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민텔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것은 단지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며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이라며 “작은 브랜드들은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정책을 갖추면서 대형 브랜드보다 공격적이고 강한 관점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확산과 개인 맞춤화 소비 흐름, 지속 가능성 이슈 부상 등의 시장 환경 변화는 인디 브랜드들의 지속 성장과 신규 진입을 뒷받침하는 지지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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