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슈머(Chamelsumer):소비자의 무한변신'

사용경험 중시, 소비자간 상호작용 통해 브랜드 재창조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19-03-10 22: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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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창간 20주년 기획Ⅰ] 화장품 산업 지형 변화 - 소비 마케팅


[CMN 이정아 기자] 가히 ‘~슈머(sumer)’의 홍수시대다. 블루슈머, 트윈슈머, 모디슈머, 트랜슈머, 스마슈머, 그린슈머, 싱글슈머, 펀슈머, 체크슈머, 페이크슈머, 플레이슈머, 큐레이슈머 등등. ‘~슈머’는 달라진 소비자 기호를 설명할 때 붙이는 접미어다. 그리 보면 소비자(Consumer)들은 몸의 색상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카멜레온(Chameleon)과 동격이다.


그 시초는 ‘프로슈머(Prosumer)’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1980년 <제3의 물결> 이란 저서에서 이 신조어를 처음 썼다고 한다. 정보화 사회에 생산자의 역할을 겸하는 소비자, 프로슈머(Producer+Consumer =Prosumer)의 등장을 예견한 거다.


‘슈머’의 변천사가 화장품 마케팅의 역사

기업이 내놓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이 그저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게 되면서 숱한 ‘슈머’들이 탄생했다. 의미와 쓰임에 따라서 말이다. 이들은 제품과 서비스, 기획, 생산, 판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능동적인 소비를 즐긴다.

카멜레온처럼 수시로 바뀌는 ‘슈머’들에게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건 그 발자취가 곧 화장품 마케팅의 역사이기도 해서다.


화장품 업계에 프로슈머 마케팅이 본격화한 건 2000년대 중반이다. 소비자 의견을 수렴하는 모니터 그룹이나 홍보사절단은 그 전부터 조금씩 운영돼 왔다. 헤라엔느, 코스패널, 엔프라니 아이, 보니아 클럽, 쿠지센트 등의 이름으로 활동을 펼쳤다.


당시 업계 1위 태평양의 경우는 한발 앞섰다. 2002년 이미 프로슈머의 날 행사를 열었고 1500여명의 프로슈머를 운영했는데 이들이 주변의 여러 의견을 모아 회사로 전달, 제품 개발과 서비스 향상에 반영되도록 했다. 또 애경 케라시스는 2005년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고 수상작을 제품화한 스페셜 에디션을 국내 생활용품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업의 제품 생산과 유통, 판매 등의 업무에 소비자들이 직접 관여하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를 유도하는 사례는 빈번했다. 프로슈머 마케팅과 맞물려 마니아 마케팅도 2000년대 중반 화장품 업계에서 두드러졌다.


소유가치에서 이용가치 중심으로 전환

2000년대 후반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성장 기조는 소비자들을 소유가치 중심에서 이용가치 중심으로 전환시켰다. 소유보다 사용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구매경험 공유를 제품정보 보다 더 신뢰하게 됐다.

단순히 비용을 지불하고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구매 과정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펀슈머(Funsumer)’들의 욕구를 자극했고 결국 화장품 업계로 펀 마케팅이 스며들게 했다.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싱글슈머(Singlesumer)’가 소비의 축으로 등장했고 디지털 기기 보급 확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나 질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해져 가성비, 가용비, 가심비를 따지는 똑똑한 ‘스마슈머(Smasumer)’를 탄생시켰다.


한편으로는 타인의 시선보다 개인의 개성과 만족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세대 사이에서 가성비 높은 가짜를 소비하는 ‘페이크슈머(Fakesumer)’도 등장했다.


경계가 사라지고 끝없이 열린 세상 속에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습득한 정보를 나누며 진화를 거듭해 시장을 움직이고 주도하는 핵심이 됐다. 더 이상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제품과 정보를 수용하는 소비자들이 아니다.


새로움 추구, 체험형 소비자 계속 늘어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살피고 또 살핀다. ‘체크슈머(Checksumer)’다.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제품 정보나 후기를 꼼꼼히 체크한다. 이러한 소비자의 행태가 화장품 성분 분석 앱인 ‘화해’ 등 뷰티앱의 성공 기반이 된 셈이다.


‘트라이슈머(Trysumer)’는 스스로 제품을 판단하고 경험해본 뒤 구매를 결정하기 원한다. 이들의 확신은 주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화장품 기업에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나 체험부스, 체험존 등이 트라이슈머들을 끌어들이는 좋은 방편이 된다.


소비성향이 서로 비슷한 ‘트윈슈머(Twinsumer)’들은 다른 사람의 소비 경험을 중시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최신 유형의 소비자다. 이들이 주요 소비집단으로 급부상한 건 온라인의 힘이다. 온라인 시장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선택할 수 없는 온라인 쇼핑몰의 특성 때문에 다른 사용자의 사용 후기나 상품 평점 등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직접 의도하지는 않지만 또래에 많은 영향을 주며 그룹 내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소비족은 ‘플레이슈머(Playsumer)’다. 이들은 제품 구매보다 사용과 경험에 의의를 두고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제품은 기업이, 브랜드 만드는 건 소비자

프로슈머보다 한 차원 더 진화한 개념으로 자신의 제품을 직접 꾸미고 활용하는 편집형 소비자들이 있다. ‘큐레이슈머(Curasumer)’다. 전시회를 꾸미고 기획하는 큐레이터처럼 소비자가 자신의 제품을 직접 꾸미거나 다양한 활용법을 만들어낸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큐레이슈머를 겨냥한 아이템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체험적 소비자인 ‘모디슈머(Modisumer)’도 비슷하다. 모디슈머는 제품을 만든 회사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법대로 재창조해서 사용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화장품 소비자들 중에서도 모디슈머가 많다. 이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제품 사용법을 찾아내고 이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게다가 지금의 소비자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브랜드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브랜슈머(Brandsumer)’로 바뀌고 있다. 기업에서 만든 제품과 브랜드가 들려주는 가치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간 상호작용을 통해 그들 속에서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결국 브랜드를 만드는 건 소비자다. 화장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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