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한류 확산, K뷰티엔 천재일우 기회"

지속성장 전제 조건, 선진 시장 진출
대기업‧ODM‧벤처 잇는 선순환 필요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2-06-09 12: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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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CMN 신대욱 기자] “K뷰티가 중국을 중심으로 정점에 올랐던 2016년 이후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한 것은 자체적인 글로벌 유통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기업분석실 소비재팀 유통/화장품 팀장)K뷰티가 정점에 올랐던 당시 국내 대표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현대자동차에 근접할 정도로 가치 평가가 높았다고 밝혔다. 그만큼 중국 소비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고 K뷰티는 호황을 누렸다.

그렇지만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한국 중저가 브랜드들이 중국시장에서 밀려났고, 최근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도 위태해 보인다. 여기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궈차오(애국소비) 열풍과 온라인 벤처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면이 컸다.

박 팀장은 2007년 애널리스트로 입문했고, 2009년부터 증권업계에서 별도의 섹터로 분류되지 않았던 화장품 업종을 전문적으로 개척하며 분석해온 베테랑 애널리스트로 평가받는다. 그가 K뷰티가 성장해온 지난 10여년의 여정을 정리한 저서 ‘K-뷰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펴냈다. 이 책에는 K뷰티의 지속 성장을 위해 풀어야할 과제와 글로벌 화장품 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갖춰야할 전략은 무엇인지 담겼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극단적으로 K뷰티 끝난 거 아니냐, 중국에서 끝난 거 아니냐는 얘기들을 합니다. K뷰티가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말하는 거죠. 그래서 제목에 K뷰티 어디서 왔는가를 반영했어요. 우연히 잘 팔린 게 아니에요. 오랜 축적의 시간이 이어졌던 것이고, 제품 경쟁력이 뒷받침돼서 잘 된 거예요. 이런 축적의 기반을 알아야 비판할 수 있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중국에서 성장이 이어지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박 팀장은 책의 제목인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원인과 한계, 전략이 함축돼 있다고 밝혔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는 다른 의미로 어디로 가야 하는가란 점에서다.

중국에서 성장 모멘텀이 형성되지 않은 이유는 유통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중국에서 K뷰티 수요가 폭발적으로 이어진 것은 따이공이나 왕홍, 대리상 같은 큰 다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당시에는 한국에서 인기가 있든 없든 한류에 편승해 판매가 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사드 사태와 코로나 국면을 거치면서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갔고, 중국 로컬 브랜드가 올라서면서 한국 브랜드가 밀려나게 된 것이지요. 그동안의 큰 다리가 사라지니 밑천이 드러나게 된 셈이죠. 기본적으로 한국기업들이 중국내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한데서 온 거에요.”

이 시기 중국의 궈차오 열풍과 함께 온라인 벤처 시대가 본격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 팀장은 2015년 무렵부터 온라인 벤처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오프라인 기반 브랜드들이 밀려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로컬 브랜드인 C뷰티가 급부상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오프라인 베이스로 성장한 바이췌링과 달리 카즈란이나 퍼펙트다이어리, 화씨즈 같은 신흥 브랜드들은 온라인 베이스로 급성장했다. 궈차오 열풍을 이끈 이들이 중국의 MZ세대란 점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다가선 것이 적중한 셈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시장은 한국기업들의 유통 역량이 미치지 못해 진출이 더뎠다. 중국의 따이공 같은 연결할 수 있는 다리도 없었다. 더구나 소비 증가도 덜한 국가여서 폭발적인 수요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만큼 까다로운 시장이다. LG생활건강이 에이본이나 긴자 스테파니, 크렘샵 등 해외 브랜드를 인수한 이유도 현지 유통 인프라 확보를 위해서란 것이 박 팀장의 설명이다.

중국에서 이제 K뷰티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할 수 있어요.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로컬 브랜드 사이에서 자체 브랜드력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인지도가 적립돼야 합니다. 특히 럭셔리 시장을 잡아야 합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궈차오가 통하지 않으니까요. 중국 소비자들은 눈높이가 올라갔어요. 그들도 외국인 친구를 만날 텐데, 한국 브랜드를 모르면 외면당할 거란 점에서죠. 중국시장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서도 럭셔리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해야 합니다. 선진시장인 미국, 유럽, 일본에서 인지도를 확보하는 것이 이제 성장의 전제조건중 하나가 됐어요.”

박 팀장은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가 뒷받침돼야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두 기업의 성장을 위한 공통 조건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글로벌 선진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정립과 럭셔리 세컨드 브랜드 장착, 적극적인 M&A 투자 등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의 M&A 투자 활성화로 국내 화장품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 박 팀장의 설명이다. 글로벌 유통력을 기반으로 한 국내 대기업의 M&A 투자 활성화는 글로벌 톱 기술력을 지닌 국내 ODM 기반과 맞물려 중소 벤처기업의 혁신적인 카테고리 개발로 이어지고 신규 벤처 브랜드 유입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는 얘기다.

“K뷰티가 정점에 올랐던 2016년 무렵의 한류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글로벌 한류로 확장됐어요. BTS로 대표되는 K팝은 물론 영화, 드라마 등의 K컬쳐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지요. 넷플릭스 톱10 콘텐츠 중 7개가 한국 콘텐츠일 정도로 주목받고 있어요. 코로나19 해제시 해외여행지로 한국이 우선적으로 꼽힐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호감도가 높아졌어요. 글로벌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올라선 것이지요. 이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시장으로 K뷰티를 넓힐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에요. 이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화장품 대기업들이 교량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신들의 성장을 위해서도, 한국 화장품 산업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이런 양분을 통해 수많은 새싹이 자라나게 되니까요. 아이디어가 통통 튀는 벤처기업 유입이 이어지고 ODM 성장과 기술 투자가 뒷받침되며 선순환되는 구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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