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기반기술 개발에 990억 지원한다

복지부, 화장품 R&D 신규사업 전략 발표…8월 예비타당성 조사 재도전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18-06-05 11: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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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심재영 기자] 보건복지부가 ‘화장품 R&D 신규사업’에 990억원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대한화장품학회 제43차 정기총회 및 춘계학술대회’에서 ‘화장품 R&D 신규사업 전략(안)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의료기기‧화장품산업 TF팀 박민정 팀장은 “보건복지부는 2015년부터 꾸준히 화장품 신규사업을 준비해왔고, 기획안이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는데 아쉽게도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탈락했다”며 “오늘 발표한 내용은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한 내용으로 준비한 것이고, 공청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정리해 오는 8월 예비타당성 조사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예비타당성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2020년부터 990억원 규모의 5년간 사업이 시행되는데, 올해 사업이 마무리되고 신규 R&D 사업 시행이 2020년이라서 1년여의 공백이 발생한다”면서 “내년도 한 기간을 위한 브릿지사업도 준비 중이다. 화장품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화장품 육성법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차 화장품 R&D 사업이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탈락한 것은 현재 화장품 산업은 정부의 관심과 한류영향으로 고속성장을 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정부지원없이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 코스메틱 사업, 3대 중점분야 선정


피부과학 및 코스메틱 기반기술 개발 신규 기획(안) 발표에 나선 에이탑컨설팅 전현곤 대표는 “나고야의정서 발효, 신 패러다임 등장 등 최근의 외부환경 변화로 기존의 성장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지원이 종료될 경우, 예전의 화장품 산업으로의 귀환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신규 사업은 기존 사업과 달리 지속성장을 위한 국가 인프라 성격의 기술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3대 중점분야 8대 세부분야를 선정했다. 3대 중점 분야는 △나고야의정서 대응 자생유전자원 소재화기술 개발 △선행연구 융합‧응용 기반(제형‧평가) 기술 개발 △피부 중개연구 기반 코스메틱 기술 개발 등이다. 이를 통해 화장품 수출 글로벌 TOP3 국가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수립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진행될 화장품 신규 R&D 사업 총 예산은 1,523억원이며, 이중 65%인 990억원을 복지부가 담당할 예정이다.


나고야의정서 대응 자생유전자원 소재화 기술 개발에는 330억원이 투입된다. 수입대체 지역특화 자원 소재화 기술과 바이오텍 기반 소재 생산 기술 개발로 지역특화 신규소재 12개를 발굴할 계획이다.


선행연구 융합‧응용기반(제형‧평가) 기술 개발에는 198억원을 책정했다. 피부효능 신평가 기술과 효능향상 및 신개념 코스메틱 적용 제형기술 등 선행연구 융합‧응용 기반 기술을 개발한다. 유효성 검증 신기술 12개 발굴, 기능 고도화 신제형 기술 5개 개발을 목표로 세웠다.


피부 중개연구 기반 코스메틱 기술 개발에 462억원을 지원한다. 피부 마이크로비움 코스메틱 응용 연구, S2B 감성 코스메틱 연구, 환경오염 피부영향 연구, 지역‧인종 특성 맞춤형 코스메틱 기술 개발 등 4개 세부 분야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전문가 4인, ‘정부지원 절실’ 한목소리


신규 사업계획 발표에 이어 3대 중점 분야에 대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경희대학교 황재성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더마프로 백지훈 소장,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 잇츠한불 이근수 이사, LG생활건강 이상화 연구위원이 토론자로 나섰다.


첫 번째 주제인 나고야의정서 대응과 관련해 패널들은 보다 적극적인 정부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은 “나고야의정서에 대응하려면 식물 조직배양 등 일정 시설이 포함된 분야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자원을 이용해 여러 소재를 개발하는데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들어간다.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잇츠한불 이근수 이사는 “2~3년 내 나고야의정서로 인한 제재가 예상되는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무리”라며 “기반 기술, 기반 자원에 대한 유전정보 확보, 미생물 자원 확보 등에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생활건강 이상화 연구위원은 “나고야의정서 발효 후 국내 자원만 사용하려다 보면 자칫 유전자원이 고갈될 수도 있다”면서 “보존하면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조직배양 등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두 번째 선행연구 융합‧응용기반 기술 개발에 대해 더마프로 백지훈 소장은 “잘 정비된 효능 및 안전성 평가법을 개발하면 소재나 제형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개발하기에는 시간과 비용, 고급 인력의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도 “평가법을 보유하지 않으면 제품 개발 시 부가 비용이 많이 든다. 최근 외국 고객사가 심도 깊은 자료를 원한다”라며 “평가법 개발과 평가할 수 있는 기관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 피부 중개연구 기반 코스메틱 기술 개발과 관련해 잇츠한불 이근수 이사는 “화장품 제형은 화학적, 물리적 기술이 기반이나 제형을 평가할 때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이 필요한데 융합기술에 가깝다”면서 “연구원이 다수인 대기업은 제형 개발이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산학이 연계해 융합기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사업단이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 이상화 연구위원은 “국내 화장품 산업이 발달하면서 실제적인 수헤자가 외국 원료사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면서 “특히 감성과 연결된 제형 소재는 우리나라가 뒤쳐져 있다. 정부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K바이오랜드 신송석 소장도 “글로벌 기술과 격차가 없는 부분은 제형을 잡아주는 폴리머 계열”이라면서 “원료사 입장에서 70% 이상 외국계 회사가 이익을 가져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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