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도 코로나19는 피해갈 수 없었던 재앙

산업의 침체로 연쇄적인 하락, 관련 산업도 고전, 매장 폐점 속출
수출은 예상을 뛰어 넘는 선전, 납득할 이유 없어 업계는 '갸우뚱'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20-12-21 00: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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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eu! 2020 송년 기획특집] 분야별 결산 – 총론


[CMN 문상록 기자] 올해는 코로나19의 해로 기록된 한 해였다. 한마디로 코로나19를 빼놓고는 무엇도 논할 수 없을 만큼 코로나19는 전 영역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화장품도 코로나19를 빗겨갈 수는 없었다.


2020년 화장품산업은 ‘코로나19 광풍으로 인한 최악의 결과’로 정리될 전망이다.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정국은 화장품산업을 뿌리 채 흔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엄청난 전파력을 자랑하며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마비시킨 코로나19의 힘은 상상을 뛰어 넘을 만큼 파괴적이었다. 사람들을 거리에서 사라지게 했고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온라인 유통에 밀려 고전 중이던 오프라인 매장들은 코로나19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회생불능의 늪으로 빠져들더니 결국 포기를 선언하는 매장들이 속속 늘어나기 시작했다.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사라지자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상당수의 화장품 매장이 문을 닫았다. 화장품 매장의 성지로 불리던 명동의 경우 회사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을 제외하고는 개인이 운영하던 매장들 상당수가 이미 폐점 했거나 폐점을 앞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마스크의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화장품 사용률은 현저하게 떨어졌고 그 중에서도 색조 화장품 사용은 더욱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매장 포기를 더욱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일선 매장의 판매 부진은 결국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면서 많은 기업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국내 화장품산업을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도 올해는 양적 성장이 멈춰버린 해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던 몇몇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해 공식적인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감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화장품 제조판매업의 침체는 화장품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를 비롯해 원료를 공급하는 기업들에게 연쇄적인 시련을 안겼다.


다만 화장품 수출 세계 4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수출은 올해도 예상을 뛰어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수출실적에 따르면 11월까지 화장품 수출은 68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화장품 전체 수출액인 65억4,2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11월까지의 수출 실적만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7% 증가했다. 국가별로도 대부분 주요 수출 대상국가에서 실적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예상외의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화장품 제조판매업 선두권의 기업을 비롯해 관련 산업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정서를 뒤집는 결과가 수출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산업은 최악의 해였음에도 수출은 호조세라는 결과에 대한 이유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소독제 중 일부가 화장품으로 분류되면서 수출 실적으로 집계됐다고 해도 지난해를 넘어서는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정부가 실적을 부풀렸거나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한 수출기록이 아니라면 납득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올해 화장품 개발 트렌드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왔던 자연 친화적인 기조를 이어갔지만 뚜렷한 점은 없었다. 비건 화장품이 시장을 이끌었고 용기의 친환경 소재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해였다.


코로나19에 묻혔지만 맞춤형화장품 또한 시행 원년을 맞으면서 화장품 업계에서는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2차례에 걸친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시험을 통해 3,694명의 조제관리사가 탄생됐다.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맞춤형화장품 제도지만 조제관리사 배출을 통해 맞춤형화장품 시대를 실감할 수 있었던 해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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