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색조 아우르는 키워드 '천연·유기농', '저자극'

[미국] 스쿠알란 성분 각광, 파우더 파운데이션 인기
[멕시코] 동물실험금지, 저자극 베이스메이크업 선호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21-11-05 22: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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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멕시코 화장품시장 분석


[CMN 박일우 기자]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으나, 아직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존재감은 그다지 크지 않다. 1억3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세계 14위권 경제대국인 멕시코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화장품에 ‘K뷰티’란 명예를 붙게 해준 일등공신 중국시장은 앞으로도 우리가 마르고 닿도록 주력해야 할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으로의 수출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계 최대 시장 미국과 인접한 경제대국 멕시코는 K뷰티 수출 다각화를 위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진입해야 하는 시장이다.


CMN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코스메틱 포커스-미국·멕시코’편을 바탕으로 양국 화장품 시장 현황 및 트렌드를 짚어봤다.


미국

미국인들에게 한 때 국내에서 유행했던 토너를 7번 나눠 바르는 7단계 스킨케어 같은 것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스킨케어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관련 제품이 효능·효과가 충분하다는 사실도 깨닫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한국산 화장품은 개개인 피부에 맞게 세밀하게 작용하는 루틴 역할을 한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이 것이 바로 미국시장에서 K뷰티가 가진 차별점이자 강점이다.


미국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시장은 유기농 및 친환경을 특징으로 하는 그린 뷰티(Green Beauty)다. 제품 자체 퀄리티 뿐만 아니라 사용된 원료, 공급과정,브랜드 행보가 소비자들의 구매요인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도 브랜드의 직접적인 홍보보다 비관계자인 인플루언서 및 실사용자들의 후기와 추천을 콘텐츠로 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최근 트렌드다. 따라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실제 제품 사용후기를 기업 소셜미디어에서 홍보하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인삼, 달팽이 점액, 새집 등 한국적 원료를 사용한 K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피부에 안전한 자연원료’임을 강조해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식물성 원료 인식 ‘스쿠알란’ 성분 뜬다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지만, 노화할수록 양이 적어지는 천연물질 스쿠알렌(Squalene)을 보충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물질인 스쿠알란(Squalane)이 최근 미국에서 인기 화장품 성분으 로 떠올랐다.


스쿠알란은 노화방지, 보습, 여드름 완화, 항산화 등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상어 간에서 주로 추출하던 것을 최근에는 동물윤리 문제로 올리브, 쌀겨, 사탕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해 소비자들에게 식물성 원료로 인식되고 있다.


스쿠알란을 주요 인기 화장품 성분들과 결합해 얼굴용 세럼과 로션을 비롯해 헤어 및 바디용품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스쿠알란 성분은 미국 브랜드 바이오 상스 제품에 사용돼 더욱 유명세를 얻고 있으며 점차 많은 브랜드에서 스쿠알란 성분을 주력으로 한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브랜드들이 스쿠알란 성분을 함유한 에센스, 세럼, 크림류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어 발빠른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진출에 앞서 심도있는 경쟁제품 분석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사전에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코로나로 천연·유기농 화장품 수요 급증

2020년 미국 천연·유기농 스킨케어 시장규모는 약 14억달러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크며,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은 스킨케어를 넘어 메이크업 시장에서도 피부에 더 좋은 건강한 재료를 사용한 천연·유기농 열풍으로 고품질의 가성비 좋은 브랜드와 제품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소비자들의 화장품 소비 행태와 성분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윤리적이며 친환경적인 지속가능한 화장품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천연·유기농 성분에 높은 관심을 보임에 따라 관련 시장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K뷰티가 미국 현지에서 성분, 효과, 가성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효과적인 마케팅과 유통 전략이 뒷받침된다면 성공적인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끈적이지 않는 파우더 파운데이션 인기

메이크업 시장에선 파우더 파운데이션이 가벼운 피부 표현, 끈적이지 않는 마무리 느낌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파우더 파운데이션은 매트한 피부 표현으로 번들거림을 조절해주는 효과와 오래 지속되는 커버력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주로 지성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추천된다.


현재 인기 뷰티 브랜드들이 연이어 파우더 파운데이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관련 인기 제품들은 틱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바이럴 되면서 매진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촉촉하고 건강한 피부표현을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파우더형 파운데이션보다 쿠션 형태의 파운데이션이나 리퀴드 파운데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어 파우더 파운데이션 제품군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SNS를 통한 메이크업 트렌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 파악을 통한 제품 개발 및 선정과 마케팅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로 아이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성비 좋은 드럭스토어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10달러대 저렴한 가격대비 뛰어난 효과로 이제 Z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서 드럭스토어 마스카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틱톡을 통해 바이럴 되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브랜드는 대부분 글로벌 브랜드다. 하지만 가성비 좋은 드럭스토어 제품들이 계속해서 소개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SNS 마케팅을 비롯,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는 홍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M세대 눈가 관리, Z세대 스킨케어 관심

M세대들이 생기있는 피부 표현과 말끔한 메이크업 완성을 위해 눈가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자사 제품의 주요성분 효과를 부각하거나 전문가 추천, 유력 매거진을 통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소비자 사로잡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크서클 완화, 붓기 감소, 미백, 주름개선 등 멀티 기능성 제품 전망이 밝으며, 성분에 민감한 M세대 기호에 세밀하게 맞춰진 마케팅 전략은 필수다.


Z세대들은 경제성, 브랜드 가치, 전문가 추천 등을 앞세운 스킨케어 브랜드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이들을 타깃으로 론칭한 브랜드들은 Z세대 요구사항에 맞춰 제품 및 마케팅 략을 취하고 있다. 이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위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바이럴 마케팅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가 Z세대를 타깃으로 시장에 진출할 경우 이들의 소비성향, 요구사항, 현지 트렌드 등을 면밀히 파악히고 기존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방향으로 자사 브랜드만의 스토리를 대응해 나가야 한다.


멕시코

K팝이 멕시고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K팝 아티스트들이 홍보하는 K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K뷰티 제품을 소개하기도 하고, 기존 제품을 대체할 브랜드로 한국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도 많아지는 추세다.


현재 멕시코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봐야 할 것은 윤리성이다. 10-20대 소비자 사이에서는 ‘Bunny Free(토끼를 해방하자)’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 여부는 전연령대에 걸친 이슈다. 멕시코는 라틴아메리카 최초로 화장품 동물실험금지법안을 통과시킨 나라이기도 하다.


이에 멕시코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런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움직임에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이런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제품 생산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부각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멕시코 화장품 시장에서도 소셜미디어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에 걸맞는 전략적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무차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오히려 진정성 면에서 소비자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 또한 유념해야 한다.


저자극 스킨케어·베이스메이크업 인기

2021년 멕시코 화장품 시장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이슈가 가장 뜨겁다. 피부 건강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멕시코 여성들이 마스크 착용으로 민감해진 피부를 위한 저자극성 화장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염과 여드름 문제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피부 자극이 적은 저자극성 화장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부 건강을 위해 적절한 세안을 강조하면서 추가적으로 스킨케어와 베이스메이크업도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 제품을 사용해 모공막힘을 방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멕시코 소비자들은 저자극성 화장품의 경우 피부과 전문의가 추천하는 제품이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이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브랜드들이 피부과 의사와 협업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며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 멕시코 시장 진출 시 반드시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이다.


스킨케어에 신경을 쓰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으니. 아직까지 클렌징, 보습제. 자외선차단제 정도에 제품군이 국한돼 있는 수준이다. 이런 멕시코 여성들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파악해 다기능성 콘셉트로 공략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라틴아메리카 최초 동물실험금지법 제정

멕시코는 2021년 9월 상원에서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연방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라틴아메리카 최초로 화장품 동물실험금지법안을 제정한 나라가 됐다. 화장품 성분, 완제품 및 그 구성요소와 구성요소의 혼합물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이 법은 2년 후에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이런 정부 움직임에 대한 배경으로는 멕시코 소비자들 사이에서 최근 몇 년동안 ‘동물실험=동물학대, 비윤리적 행위’라는 인식이 확대되며, 친환경 및 비건화장품 인기가 높아진 게 꼽힌다.


이 같은 시류에 발맞춰 멕시코 화장품 시장에서 이미 많은 브랜드가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를 선언하고 친환경 및 비건브랜드로의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는 분위기다.


북미지역 최초로 동물실험금지법안이 통과되면서 멕시코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성분 및 제품 증명이 필요해졌다. 달라진 현지 법규를 수출 전 꼼꼼히 파악해 불필요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향후 이와 관련해 비건화장품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기업들은 시장 진출 시 관련 인증 획득을 통해 제품 및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현지 브랜드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 콘셉트 등 마케팅 포인트를 잡는 것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묻어나지 않고 지속력 높은 메이크업 선호

2020년말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마스크 착용 후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해지자 오래 지속되는 동시에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메이크업 방법을 찾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Z세대들은 유류보 틱톡 등 SNS 인플루언서들의 마스크 메이크업에 관련한 뷰티 팁과 제품 사용 영상을 참조해 지속력이 높은 메이크업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스메이크업의 경우 지속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매트하고 워터프루프 기능이 우수한 제품이 인기가 많다.


또 전체 메이크업이 완성된 뒤 고정력을 높이기 위해 루스 파우더를 바르거나 픽싱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방법이 많이 추천되고 있다.


메이크업 시장에선 스킨케어 성분을 함유해 건강한 메이크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하는 마케팅이 유효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멕시코에서도 화려한 아이 메이크업,자연스러운 눈썹을 선호하는 트렌트가 날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흐름은 전 세계적 현상이지만, 멕시코 여성들이 선호하는 컬러감과 발림성, 바르는 방식, 완성된 메이크업 룩의 느낌 등을 보다 면밀히 파악해 변화하는 메이크업 트렌드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구매고려사항, 구매가능여부>윤리성>가성비

모든 연령대를 막론하고 멕시코 화장품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사항은 첫째 구매가능 여부, 둘째 윤리적 방식으로 생산된 상품 여부, 셋째 가격 대비 효능이다.


우리에게 좀 생소한 고려사항인 구매 가능 여부는 미국의 무역 제재 등 영향으로 특정 제품들은 여행을 통해 해외에서 구매해오거나 온라인을 통해 해외배송을 하는 것밖에 구매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중요 이슈가 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약간의 차이는 있다. 10대는 가격, 2030대는 가격 대비 효능, 40대 이상은 안티에이징이 가장 큰 고려사항으로 꼽힌다.


Z세대에게는 틱톡이 구매를 돕는 결정적 창구 역할을 한다. 틱톡은 다양한 뷰티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주요 플랫폼으로 멕시코 Z세대 사이에서 자리를 잡았다. 유행하는 메이크업과 다양한 뷰티 관련팁이 넘쳐나는 가운데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마케팅 시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로레알의 파우더 파운데이션,메이블린의 매트 립스틱 모두 틱톡을 통해 제품 사용 효과가 증명되고 입소문을 타게 된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기업들이 틱톡을 활용할 때 일반 제품 소개 및 사용방법을 알려주는 방식보다, Z세대들이 관심을 보이고 열광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틱톡을 통해 현지 뷰티 트렌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44호(2021년 11월 10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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