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지속, 화장품 수출·내수 양극화

ESG 경영·디지털 전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한 한해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1-12-19 03: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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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eu! 2021 송년 기획] 이슈&이슈 - 화장품


[CMN 신대욱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변화는 올해도 극심하게 나타났다. 화장품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는 물론 온라인 중심의 채널 변화가 가속화됐고 주요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편, 새롭게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을 채택하거나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최다를 기록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 3위 수출국 지위를 이어간 반면, 국내 화장품업계의 전반적인 실적은 코로나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하락세가 이어졌다.


코로나19 이후 클린뷰티가 부상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보다 의식적인 움직임을 더한 컨시어스 뷰티가 떠올랐다. 환경이나 윤리적 가치는 물론 원료나 효능의 과학적 근거가 포함된 개념의 제품군을 말한다. 비건이나 크루얼티 프리, 유기농, 천연 인증 등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같은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 컨시어스 뷰티 등은 MZ 세대가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화장품 시장에서 서로 맞물리면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주목할 만한 이슈를 정리했다.


국내 화장품산업 글로벌 지위 격상


올해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을 보면 11월까지 1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올해 전체 수출액이 90억 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의미가 크다. 이 추세라면 내년엔 100억 달러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연간 성장률을 봐도 2000년 이후 연속 성장세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며 국내 화장품산업은 ‘K뷰티’라는 국가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매년 두자릿수의 폭발적인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세계 3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이같은 지위에 걸맞게 지난 6월 우리나라는 국제화장품규제조화협의체(ICCR : International Cooperation on Cosmetics Regulation) 의장국에 선출, 내년 6월까지 1년간 각종 회의를 주관한다. ICCR은 회원국간 화장품 안전관리와 국제 기준, 시험법 개발, 규제 등을 조율하는 국제기구로, 각 회원국의 규제당국과 화장품산업계가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의장국 선출은 우리나라의 화장품 안전관리 수준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장기화, 성장 회복세 ‘주춤’


화장품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달리 국내 화장품업계의 전반적인 경영실적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만 봤을 때,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으리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계 실적을 종합한 결과를 보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회복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메카코리아, 에이블씨엔씨, 클리오, 연우 등 주요 공개기업들의 3분기 누계 실적을 보면 매출 하락세뿐만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델타변이로 인한 확진자가 증가한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지난달 국내에 처음 발생한 오미크론 신종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하루 7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급증,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ESG 경영 확산


올해 국내 화장품업계에도 ESG 경영이 확산됐다. ESG 경영은 환경(Environment)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사회(Social)적 책임을 다하며,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을 통한 투명 경영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업이 앞장서 기여하는 움직임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토니모리를 비롯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친환경 정책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대한화장품협회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레알코리아 등 국내 화장품업계는 화장품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를 선언하고 실천에 나선 바 있다.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친환경 용기 소재나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재질 소재, 재활용 소재가 개발되고 있고 리필 활성화, 공병 회수 등 친환경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등급 표시 의무화와 맞물려 크게 주목받았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


코로나19 이후 앞당겨진 디지털 전환 속도도 빨라졌다.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이커머스 중심 유통 개편과 디지털 마케팅 비중 확대 등을 내세워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된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이브 스트리밍 판매와 당일 배송을 도입한 업체들이 늘었고,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디지털 리더십을 내세운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채널 조정과 품목수 효율화, 조직 재정비 등을 통해 중국내 디지털 기여도가 50%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LG생활건강도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대표 브랜드 ‘후’의 VR 전시회 등 디지털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무엇보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한국콜마와 씨티케이, 펌텍코리아 등이 B2B 플랫폼을 구축했고, 코스맥스도 개발·생산의뢰 상담부터 R&D, 생산, 물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은 국내 11번가와 제휴를 맺고 지난 8월말 11번가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컨시어스 뷰티’ 부상


코로나19 이후 대세로 떠오른 ‘클린뷰티’를 넘어서는 ‘컨시어스 뷰티’가 올해 새롭게 부상했다.


컨시어스(Conscious)는 환경이나 윤리적 판단을 포함해 자신의 구매 결정에 가치를 부여하는 의식적인 움직임을 말한다. 비건이나 크루얼티 프리 같은 글로벌 인증이나 국내외 기관에서 받은 유기농, 천연 인증 등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아우르는 개념이 컨시어스 뷰티다.


미국의 대형 유통사인 얼타는 세포라가 내세운 클린뷰티를 넘어서는 컨시어 스 뷰티를 띄우고, 환경 그 이상의 가치를 내세웠다. 순환 경제부터 사회 공정성, 윤리성에 이르는 가치다.


컨시어스 뷰티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미닝아웃’으로 대표된다. 이들은 윤리적 판단에 따른 소비는 물론 이에 어긋난다고 판단할 경우 적극적인 불매운동에 나서기도 한다.


그만큼 윤리적 가치는 물론 원료와 효능의 과학적 근거가 명확해야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컨시어스 뷰티는 ESG 경영과 맞물려 점차 폭넓게 자리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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