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대신 향기' 중국서 부는 향수 열풍

코로나 이후 향수 소비 급증... 2021년 시장규모 2조7212억 2년간 40% 성장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22-08-26 14: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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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자들의 향수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중국 향수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2020년 기준 중국이 전 세계 향수 소비량에서 차지한 비중이 2.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이 어마어마하다는 평가다.

현재 수많은 글로벌, 로컬 브랜드가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 향수시장 규모는 2019983920만위안에서 지난해 1409310만위안으로 2년간 약 40% 성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되면서 색조 메이크업으로 개성을 표현하기 어려워지자 그 수요가 향수로 이동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수시장의 이 같은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2026년 중국 향수 시장이 37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몰글로벌 향수 부문 담당자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향수 수요가 크게 높아졌다.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향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관련 시장은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나만의 향찾는 중국 MZ세대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향수시장 주요 소비군으로 부상되자 이른바 니치 향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니치 향수는 전문 조향사가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프리미엄 향수를 말한다. 보통 희소성 있는 원료와 독특한 향을 내세우며, 추출 방식이 까다롭고 소량 생산되다 보니 일반 향수에 비해 값이 비싸다.

니치 향수 분야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티로더(Estee Lauder) 산하 니치 향수 브랜드 조말론(Jo Malone London)201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 마크제이콥스(Marc Jacobs) 등 패션 향수 브랜드를 제치고 중국시장 매출 3위에 올라섰다.

이외에 딥티크(Diptyque), 톰포드(Tom Ford) 등 니치 향수 브랜드도 중국시장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한 가운데, 중국 향수시장이 니치 향수 브랜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MZ세대가 니치 향수 구매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높은 가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 표현 욕구를 만족시켜 주기 때문으로 현지에선 분석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개인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젊은 소비자들은 누구나 쓰는 유명 향수 브랜드로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 제품보다 자신의 취향과 성향에 맞는 독특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향수시장에도 스며든 궈차오 열풍
젊은층에서 각광받는 애국주의 소비 트렌드인 궈차오(国潮) 열풍이 향수시장에도 스며들고 있다. 이에 서양인이 좋아하는 강하고 진한 향보다 중국 전통적 풍취가 느껴지는 우아하고 은근한 향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추세다. 계수나무, 자스민, , 단향 등이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향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향수시장은 외국 명품 브랜드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민 최근 일부 중국 로컬 브랜드가 재미있는 용기 디자인, 독특한 향기, 중국 문화 코드를 맞춘 마케팅 등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센트 라이브러리(气味图书馆, ScentLibrary), 투써머(观夏, To summer) 등이 대표적이다.

2009년 베이징에서 첫 매장을 오픈한 중국 향수 브랜드 센트 라이브러리는 어릴 때 마시던 끓인 수돗물 맛을 향으로 표현한 량바이카이(凉白开, L.B.K Water)’ 향수를 내놓으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1980~90년대 유년 시절의 기억과 추억을 떠올린 향기로 MZ세대 사이에 높은 인기를 얻으며 연간 100만개 매출을 기록했다.

또 중국 국민 사탕으로 불리는 따바이투(大白兔, White Rabbit)와 협업해 따바이투 향이 나는 향수를 출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제품은 티몰에서 10분만에 14,000개가 팔려 나갔다. 센트 라이브러리는 201948000만위안 매출을 올리면서 티몰에서 향수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동방의 향기를 잘 담은 브랜드로 평가받는 투써머(观夏, To summer)도 최근에 주목받는 중국 향수 브랜드 중 하나다. 투써머는 중국식 전통 미학을 살린 독특한 디자인과 계수나무, 백차, 동백 등 동양 화초 원료를 사용한 중국 문화 콘셉트를 중점으로 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위챗 미니프로그램(小程序)을 통해 제품을 업로드하는데 구매를 위해 사전에 알람 설정을 하고 대기해야 할 정도로 젊은 소비자 사이에 인기가 뜨겁다. 일반적으로 제품 업로드 후 30분만에 매진될 만큼 구하기 힘들어 SNS상에서는 투써머 향수 겟하는 방법등 공략 영상까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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