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있는 소비'란 인식 심어줄 수 있어야

시시각각 진화하는 스마슈머 잡으려면 모호한 'smart' 본질 꿰뚫어봐야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21-03-07 22: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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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창간 22주년 기획특집] MASK Off - Smasumer


[CMN 박일우 기자] 스마슈머란 똑똑하다는 뜻의 스마트(Smart)와 고객을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친 말(Smart+Consumer)이다.


사전적으로는 똑똑한 소비자를 일컫는데 한 번에 팍 와닿진 않는다. 언제부턴가 여기저기서 스마슈머를 잡는 게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하는데, 이 말 역시 모호한 것은 매한가지다.


아이폰(iPhone) 개발로 ‘SMART’ 시대 개막

대화를 할 때 영어를 일부 섞어 쓰면 인텐리(intellingent) 소리를 듣던 시절부터 스마트(smart)란 단어는 우리말처럼 흔히 사용돼왔다. 워낙 좋은 의미로 쓰였기에 특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고자하는 목적으로 자주 써왔다.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같은 곳에서 홍보성 캠페인 등을 펼치는데 단골 멘트였고, 기업들이 마케팅 슬로건을 고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구호이기도 했으며, 일상생활에서도 다반사로 사용되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대변하는 단어로 자리매김해왔다.


이처럼 긍정을 대표하지만 실체는 약간 모호했던 ‘스마트’란 이미지를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게 바로 아이폰(iPhone)의 출현이다.


2007년 1월 9일 당시 애플 CEO 스티브 잡스가 ‘오늘 애플은 전화기를 재발명합니다(today, Apple is going to reinvent the phone)’라는 말로, 아이폰 이전의 휴대전화(handphone)와 아이폰 이후의 스마트폰(smartphone) 시대를 정의했다.


그리고 우리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모든 우리들은 스마트라는 단어를 일상 속에서 실감하게 됐다.


똑똑한 소비자서 생산·유통자로까지

스마슈머라는 말이 나온지는 꽤 된다. 그러다보니 이제 별별 슈머로까지 확장돼 간다. 트라이(try)슈머, 그린(green)슈머, 소셜(social)슈머, 체크(check)슈머, 모디(modify)슈머, 트윈(twin)슈머, 팬(fan)슈머, 쉐어(share)슈머, 메타(meta)슈머, 프로(producer)슈머, 퍼(pursue)슈머, 리서(researcher)슈머 등등 그 종류를 일일이 열거하기 버거울 정도다.


아무렇게나 막 갖다붙이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확대되고 세분화됨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 참여 방식의 트렌드와 확장성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위에 열거한 별별슈머들이 모두 합리적이고 가치있는 소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스마슈머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이다. 사전적 ‘똑똑한’의 의미를 보다 구체화시켜 개개인의 개성과 취향에 부합하게 가지치기를 통해 생겨난 게 별별슈머인 셈이다.


스마슈머를 가르는 또 하나의 잣대는 참여도다. 단순히 정보를 비교 검토해서 가성비 넘치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방식은 이제 일상화됐다.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전과정에 참여하는 프로슈머, 구매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변형시켜 새롭게 업그레이그해 사용하는 메타슈머 같은 용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런 스마슈머의 등장은 전통적인 기업 운영방식마저 바꿔놓고 있는 실정이다. 인플루언서 등 개인이 제품 혹은 브랜드를 기획(브랜딩)한 뒤 공장을 찾아 생산하고 마케팅 및 유통 전문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역구조 형태의 화장품 회사가 생겨난 것도 이런 흐름의 일환이다. 스마슈머는 단순히 똑똑한 소비자가 아니다.


제품 만족도에 ‘가치’ 인식 더해야

스마슈머를 대표하는 이들은 MZ세대다. 알려진대로 이들은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더 높게 생각한다. 광고나 브랜드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가치 기준을 세워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


MZ세대 스마슈머의 소비 특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제품 구매 시 환경이나 공공복리를 고려하는 의식있는(conscious) 소비 성향이다. 최근 Nontoxic, 천연·유기농, 업싸이클링, 비건 등을 아우르는 클린 뷰티가 화장품 시장의 대세가 된 것은 이런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클린 뷰티 대중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슈머와 클린 뷰티, 대세 파악은 사실 늘 쉽다. 이 둘의 접점이 어디서 이뤄질지 찾는 게 올해 전략적 과제다.


MZ세대 스마슈머들이 합리적인 소비만 추구하는 건 아니다. 의식있는 소비를 이끄는 주체인 이들은 오로지 철처하게 나 자신만의 기호와 취향을 위해 비합리적인 소비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경우엔 가성비는 논외 대상이며, 사회적 가치 기준 역시 관심밖이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오직 스스로의 만족과 행복에 집중, 실질적으로 가장 가치있다고 여기는 제품에 비용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개인의 가치 기준이 제각각 다르니 일률적으로 이들의 기호나 취향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술적 타깃세분화 혹은 시장세분화가 필요한 이유다. 어떻게 묶고 나누고, 어디에 집중할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클린 뷰티 흐름에 100% 부합하는 가성비 끝판왕 제품을 내놓으면 모두 잘 팔릴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고 큰소리치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노노재팬)을 성공시키고, 호갱들의 반란을 주도한 스마슈머를 잡으려면 제품 만족도에다, 가치있는 소비를 한다는 의미를 더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관건이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12호(2021년 3월 10일자) 기획특집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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