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염색 관심늘며 염모제 3,500억원대 시장 급부상

염모제 진화 '현재진행형'···안전성 VS 효과, 둘 중 하나 포기해야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1-10-23 13: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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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염모제 시장 동향


[CMN 심재영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미용실을 방문하기 보다는 셀프염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흰머리염색을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장·노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셀프염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0년 화장품 유형별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두발 염색용 제품류 생산실적은 3,433억 원으로, 전년대비 17.2%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 이후 셀프염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입증했다. 식약처로부터 기능성 인증을 받은 염모제 생산실적도 지난해 3,228억 원으로 전년(2,536억 원)보다 27.3%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염색 화학성분 부작용 해결이 관건

이에 따라 올해 3500억원대로 추산되는 두발 염색용 제품 시장을 놓고 편리성과 안전성을 높인 다양한 유형의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염색 효과를 위해 대부분의 산화형 염모제에 사용되는 파라페닐렌디아민(PPD)을 대신할 수 있는 안전한 소재와 염색 방법을 고안하는데 업계가 혈안이 돼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안전성과 편의성을 모두 잡으려는 업계의 시도는 아직 초보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이 확보되면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확실한 효과를 얻으려면 어느 정도 불편함과 부작용 발생 우려를 감수해야 한다.


시중 염모제는 제품에 들어있는 알칼리제의 양에 따라 멋내기용과 새치머리용으로 나뉜다. 일반 멋내기용 염모제에는 알칼리제가 많이 함유돼 있어 중화 효과뿐 아니라 모발의 멜라닌을 분해하는 탈색효과가 함께 진행된다. 염색약 번호가 높을수록 색이 밝아지며 알칼리제의 함유량이 많아져 자극 또한 커진다. 반면, 새치머리용 염모제에는 상대적으로 알칼리제 양이 적게 들어있기 때문에 중화작용만 하고 바로 염색이 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염모제가 개발되면서 두 가지 약제를 혼합해 사용하는 기존의 크림형 염모제 외에 거품형이나 푸딩형 등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머리를 감기만 해도 염색이 되는 제품들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염모제 주성분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모발, 두피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기도 하기 때문에 사용 전 주의를 요한다. 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천연 염모제 헤나가 한동안 주목을 받았으나 이것 역시 홍반이 발생하는 부작용 사례가 자주 보고됐다.


천연 염색제가 헤나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색을 더 잘 내기 위해 첨가한 화학약품이 피부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염색약을 머리에 사용하기 전 피부에 먼저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제형의 염모제 출시 활발

머리카락 손상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이 덜하다는 염색약 중에서 ‘와칸’ 컬러클리닉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와칸 컬러파우더에는 헤나가 들어있지 않고, 알칼리제 대신 물을 희석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강한 알칼리제 대신 순수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염색 시 동반되는 냄새와 눈시림이 없으며 별도의 클리닉 시술을 하지 않아도 한약재를 비롯한 자연 유효성분이 모발과 두피에 작용해 탄탄하고 윤기나는 헤어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


와칸 컬러파우더에도 모발 염색을 위한 최소한의 화학성분이 들어가 있지만 알칼리제 대신 순수 물을 희석하기 때문에 농도가 현저히 저하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 제품에도 화학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며, 파우더를 물과 배합하는 과정에서 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셀프염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감기만 하면 염색이 되는 ‘샴푸형 염모제’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샴푸형 염모제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이고,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2011년 경이다.


2008년 세화피앤씨는 헤나성분의 샴푸형 염모제 ‘리체나’를 출시해 호응을 얻었고, 2011년에는 동성제약이 5월에 거품형 모발염모제 조성물 특허를 출원하고 7월에 거품형 염모제 ‘버블비 포밍 헤어칼라’를 출시했다. 이어서 동아제약이 같은 해 8월 헤어무스와 같은 거품타입의 염모제 ‘비겐크림폼’을 출시하면서 붐이 형성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샴푸형 염모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샤워하면서 5분 만에 셀프염색을 할 수 있다는 수화연 이지칼라는 사용하기 편리하고 일반 염모제에 비해 독한 냄새가 나지 않지만 염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비티아즈가 론칭한 글라디올 컬러샴푸는 샴푸와 염색이 동시에 이뤄지는 유일한 제품으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샴푸의 거품과 향을 유지하고 특허받은 식물성 원료를 배합해 두피가 붉거나 건조한 사람도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염색 방법이 샴푸하듯이 하면 된다는 편리함은 있지만, 일반 염색약 보다 염색이 강하지 않고 1제와 2제를 섞어서 사용해야 하며, 염색약 특유의 독한 냄새가 난다는 단점이 있다.


이지엔, MZ세대 셀프염색 시장 리드

국내 염모제 시장을 이끌어 온 선두주자는 동성제약이다. 동성제약은 지난 1957년 창립된 이래 ‘동성제약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의 염모제 역사’라고 할 만큼 염모제 분야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이뤄왔다.


끓이지 않는 염색약 ‘양귀비’를 시작으로 컬러 염모제의 시초인 ‘훼미닌’과 새치염색의 셀프염색 대중화를 이끈 ‘세븐에이트’까지 다양한 제품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염모제 시장을 리딩해왔다.


최근에는 ‘이지엔’, ‘동성 헤어’ 등 젊은층을 타깃으로 개성 넘치는 염모제 브랜드를 선보였으며, 새치염색과 멋내기염색이 동시에 가능한 멋내기 새치 컬러를 다양하게 출시하면서 새로운 셀프염색 트렌드를 제안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지엔은 유니크한 제형과 컬러의 염모제로 인기가 높은 브랜드다. 브랜드 대표 염모제 라인인 ‘푸딩 헤어컬러’는 혼자서도 쉽게 염색할 수 있는 탱탱한 푸딩 타입 제형이 장점이다.


모발에 발랐을 때 흘러내리지 않고 빠르게 흡수돼 셀프로도 쉽게 염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귀여운 푸딩 모양의 패키지와도 딱 맞아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유니크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하고 선명한 헤어컬러 또한 장점이다. 탈색을 전제로 보다 딥한 애쉬 컬러 연출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출시한 ‘스모키 애쉬(Smoky Ash)’ 라인 컬러의 인기가 높고, ‘톤 브라운’ 라인 4종은 퍼스널 컬러에 딱 맞는 헤어컬러 연출을 도와준다.


이지엔은 이처럼 뛰어난 제품력을 기본으로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왔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컨텐츠를 제작하고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등 고객들에게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이에 지난 9월에는 2021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한국, 중국 염모제 부문 1위를 달성하며 2년 연속 2관왕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이지엔은 셀프 염모제 시장의 절대 강자 ‘푸딩 헤어 컬러’ 염모제와 함께 헤어블리치 ‘블랙빼기’ 라인, 헤어케어 ‘닥터본드’ 라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셀프 헤어 스타일링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토탈케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웰에이징 비건 컬러케어 ‘관심 집중’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안전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새치 염색 시장도 건강하고 안전한,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새치를 뽑거나 자극적인 염색을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새치를 살리면서 보다 멋스럽게 색을 입히는 ‘웰에이징 컬러케어’ 트렌드다.


인핸스비가 최근 내놓은 웰에이징 비건 컬러케어 브랜드 ‘고잉 그레이(going grey)’는 자연스러운 새치 커버를 통한 웰에이징을 추구한다.


고잉 그레이는 손상없는 컬러 보정을 위한 하이컬러 보색샴푸와 건강한 헤어 컬러케어를 위한 트리트먼트 2종으로 구성됐다. 이들 제품은 플러스(+), 마이너스(-) 이온을 띄는 염료가 모발의 얇은 곳에 결합해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지 않고 본래의 모발 색에 덧바른 듯 자연스러운 컬러를 발현시키는 특허 기술을 적용, 모발 손상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컬러 구현이 가능하다.


보색샴푸는 자연스러운 그레이 헤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컬러케어 제품이다. 풍성한 카키 그레이 거품으로 멜라닌 색소에 의한 모발의 노란끼 또는 주황끼를 중화시켜 자연스러운 그레이로 갈 수 있도록 돕는다.


고잉 그레이는 전 성분 이브 비건(EVE VEGAN) 인증을 받았고, 자연스러운 컬러를 내기 위해 청담동에서 30년 이상 헤어살롱을 운영한 임은숙 원장과 함께 했다. 임 원장은 새치모, 손상모, 탈색모 등 다양한 모발과 연령대를 대상으로 품평하며 고잉 그레이 컬러를 개발했다.


고잉 그레이는 EWG 그린등급의 자연 유래 성분만을 사용하고 친환경 소재 패키지를 사용하는 등 클린뷰티도 지향한다. 회사측은 이번 보색샴푸와 2종의 컬러 트리트먼트에 더해 멋내기가 가능한 다양한 컬러군으로 제품군을 넓힐 계획이다.


노석지 인핸스비 대표는 “고잉 그레이는 하루 20분의 시간으로 곧바로 컬러가 구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 번 사용시 지속 기간은 2주 정도로, 간편하고 손쉽게 집에서 컬러케어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며, “모발 손상 없이 자신의 본래 모발 컬러에 깊이를 더해 자연스러우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컬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모다모다 샴푸는 염색샴푸가 아니다”

올 하반기 헤어케어 시장을 뜨겁게 달군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결론적으로 말해 염색샴푸가 아니다. 염색 효과를 내는데 주로 사용하는 성분인 파라페닐렌디아민(PPD)을 함유하지 않았으므로 염모제는 더더욱 아니다. 따라서 앞에서 언급한 염모제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염색 효과를 비교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측 주장이다.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탈모 증상 완화 기능성 인증을 받은 샴푸다. 평소에 사용하던 샴푸 대신에 4주 이상 사용하면 새치와 흰머리가 갈색으로 변하는 효과도 가져오는, 새로운 유형의 헤어케어 제품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물론, 모발 상태에 따라 개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4주 이상 사용해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와 공동개발한 이 제품은 검은깨추출물, 블랙트러플, 블랙체리 등을 함유한 천연성분 기반의 특허물질을 공기와 노출시켜 혼합물의 계면에 필름을 형성시키는 원리로 개발된 새치, 흰머리 커버 샴푸라는 것이 모다모다 측의 공식 설명이다.


모다모다 샴푸에는 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이 사용됐다. THB는 모다모다 샴푸의 주성분인 폴리페놀을 결합시켜 색깔이 검게 변하는 효과를 발휘하도록 촉매제 역할을 한다.


산소를 차단하는 진공용기도 이 샴푸의 핵심이다. 폴리페놀이 산소와 닿으면 갈변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사용하기 전까지는 산소를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다모다는 펌텍코리아와 함께 산소 3중 차단 샴푸용기를 개발해 이 제품에 적용했다.


최근 유럽연합(EU)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는 9월에 파라페닐렌디아민과 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이 함께 들어간 염색약 사용을 금지했는데, 모다모다 샴푸는 염색약과 달리 PPD 성분이 아예 없어서 THB가 유해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모다모다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제품도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일 샴푸를 4주 이상 반복하다보면 새치나 흰머리가 갈색으로 변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손톱이 까매지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피부는 기름막이 있어서 갈변을 막는데, 손톱은 기름막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회사 측은 샴푸 사용 전 투명한 손톱강화제를 바르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새치나 흰머리의 색이 변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검은색 컬러로 변하는 경우는 없고, 대부분 갈색으로 변하는 것도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은 올해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현재 모다모다 샴푸는 현대백화점, 이마트, 올리브영, 대형약국, 홈쇼핑에서 판매 중인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매진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에서는 방송 4분 만에 모두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바람에 대형마트와 TV홈쇼핑에서는 1인당 3개들이 한 세트만 판매하는 판매제한까지 걸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안전성과 편의성을 모두 확보한 새로운 헤어케어 제품의 출현에 거는 소비자들의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42호(2021년 10월 27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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