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부터 용기까지 핵심은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

'예쁜' 용기서 '착한' 용기로···재순환, 재활용, 리필, 바이오 플라스틱 등 해법 모색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22-03-04 15: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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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3주년 기획특집] 2022 CORE UP - UNCHAINED PLASTIC


[CMN 박일우 기자]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은 현재 모든 소비재 기업들의 우선적인 과제다. 그저 소비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이 아닌 현실적으로 미래에 살아 남기 위한 시급한 문제로 자리잡았다.


무분별한 인류의 파괴적 생산활동으로 말미암아 지구의 생태계가 자정 능력을 눈에 띄게 잃어가고 있어서다. 굳이 ‘의식있는 소비자’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벌여온 생태 파괴적인 생산과 소비가 이어지면 하나뿐인 지구의 미래가 희망적이지 않다는 걸 잘 안다.


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온디맨드(on-demand) 시대 기업들에게 소비자들의 이런 가치소비 트렌드는 절대적으로 작용한다.


화장품 기업들의 주요 타깃층인 MZ세대에선 소비 행위 등을 통해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미닝아웃(미닝(meaning)+커밍아웃(coming out))이란 신조어가 생길만큼 이를 중요시하는데, SNS를 통해 표출하는 이들의 미닝아웃 주제 중 대표적인 게 바로 지속가능성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9% 나머지 소각·매립·투기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플라스틱 줄이기(less plastic)가 꼽힌다. 그 편안함으로 한때 ‘꿈의 물질’로 불리다 이제 ‘악마의 물질’이 돼 버린 플라스틱 사용량은 여전히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은 약 83억톤에 달한다. 이 중 재활용되는 양은 9%에 불과하다. 12% 가량은 소각됐고, 나머지 79%는 매립되거나 자연에 그대로 투기된다. 플라스틱은 평균 사용기간이 6개월에 불과하지만, 썩는데(분해) 500년 이상이 걸린다. 이런 추세로 2050년이 되면 바다에 투기한 플라스틱 쓰레기 양이 물고기보다 많아질 거란 예측도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문제지만, 플라스틱 생산 및 소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도 어마무시하다. 매년 플라스틱 생산·소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은 약 9~18억톤으로 추정된다. 2019년 우리나라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7억137만톤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다.


앞으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이 같은 플라스틱 먹이사슬을 끊어내지(Unchained Plastic) 못한다면, 지속가능성을 위한 또 다른 과제인 탄소중립(net zero)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재활용 어려우면 소비자 선택 받기도 어려워

화장품은 대표적인 소비재다. 용모를 아름답게 가꾸는 게 화장의 목적인만큼 이를 담는 그릇인 화장품 포장재(용기)의 시각적 효과, 즉 디자인은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제품력이 상향평준화를 이룬 성숙기 시장에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예쁜 용기’는 특히 더 중요시된다.


불과 몇년전 수출 경쟁력 향상을 위한 디자인 강화 명목으로 외국보다 빡빡한 규정을 적용하는 국내 포장용기 공간 비율을 늘려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대기업도 있었다. 지금 그러면 바로 퇴출이다.


재활용 등급에 따라 분담금을 물리는 정책적 규제 역시 기업들이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할 동기다. 지난 2월 28일 시행된 환경부 고시에 따라 플라스틱에 금속 재질 등이 부착돼 분리가 불가능한 일부 화장품 용기도 ‘재활용 어려움’ 등급으로 조정됐다.


화장품 용기에 플라스틱을 쓰지 않을 순 없다. 궁극적으로는 제로 플라스틱을 달성해야겠지만. 현실적으로 자원재순환 및 재활용이 가능한 착한 용기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는 게 당면과제다.


이 같은 시대정신에는 소비자, 기업, 국가 모두가 동의한다. 문제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천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생산되고 유통돼 소비된 뒤 버려지는 플라스틱 제품을 줄여나가기 위한 유효 적절한 방식이 더 개발되고 확대돼야 한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 위한 다양한 노력 전개

국내 화장품업계는 지난해 1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레알코리아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통해 화장품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참여기업들은 △재활용 어려운 제품 100% 제거(RECYCLE)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REDUCE) △리필 활성화(REUSE) △판매한 용기의 자체회수(REVERSE COLLECT) 달성 등 4대 목표를 정해 이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몇 년전부터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월 ESG 위원회를 설립하며 선도적으로 플라스틱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사는 프리메라, 아이오페, 해피바스, 바이탈뷰티 등 브랜드와 자회사 이니스프리에서 재활용 가능 용기를 사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아모레스토어 광교점과 이니스프리 강남, 건대점 등에 리필 스테이션을 오픈해 리필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그린패키징 가이드’ 시행을 통해 제품 개발단계부터 플라스틱 원료 사용량을 줄이면서 분리배출과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매장에 반납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회수된 용기는 재활용업체를 통해 처리하는 ‘업사이클링’ 시스템도 활용하고 있다.


ODM 대표기업 코스맥스는 2025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률 100% 목표를 세우고, 플라스틱 저감을 포함한 ESG 경영에 전사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플라스틱 대체재 개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한국콜마가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튜브를 종이로 대체한 종이 튜브를 개발해 선보인 뒤 로레알코리아, 아로마티카 등 후속 제품 개발이 줄을 잇고 있다.


이니스프리가 오랫동안 이이온 공병수거 캠페인 역시 화장품 기업들을 넘어 랄라블라 같은 유통업체로까지 확대되며 자원재순환에 일조하고 있다.


2019년 페트를 재활용해 화장품 용기용 고투명 소재로 재탄생시킨 ‘에코트리아’를 출시한 SK케미칼을 필두로 바이오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많은 업체가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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