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기술수준 86.1%, 선진국 꾸준히 '추격'

제형은 선진국과 대등…소재·친환경 기술격차 여전 '아쉬움'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23-01-04 20: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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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이정아 기자] 국내 화장품 기술수준은 2022년 현재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86.1% 수준에 달한다. 기술수준은 지난 201886.7% 대비 0.7% 하락했다. 반면 기술격차는 2.4년에서 2.1년으로 단축됐다. 피부과학 응용소재 선도기술 개발 사업단(사업단장 황재성)이 최근 내놓은 조사 결과다.

2014년 화장품 R&D 사업단이 화장품 기술수준 모형을 개발하고 기술수준 조사를 시작한 후 4년 주기로 실시하는 조사에서 선진국 대비 국내 화장품 기술수준은 200767.4%201480.1%201886.8%202286.1%로 변화했다. 기술격차는 20075.2년에서 20144.820182.420222.1년으로 꾸준히 단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급격한 기술수준 향상을 통해 선진국을 추격하는 단계에서, 추격세는 감소하였으나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고 꾸준히 기술수준과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2018년 이후의 기술수준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것으로 친환경, 디지털 융합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모형을 적용해 이뤄졌다.

화장품 제형기술 수준 91.7%로 가장 높아

구체적으로 화장품 기술을 소재, 제형, 평가, 용기용품 4개 기술분야로 나누어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제형기술이 91.7%로 가장 높고, 용기용품기술 84.7%, 평가기술 83.5%, 소재기술이 82.2%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제형기술은 91.7%2018년도에 비해 2.7%p 올라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향상되었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반면 제형기술을 제외한 3개 기술분야는 2018년도에 비해 하락했다.

기술별로 보면 소재기술은 82.2%(기술격차 2.7)2018년도에 비해 2.1%p 하락했고 기술격차는 0.4년 감소했다. 평가기술은 83.5%(기술격차 2.4)2018년도에 비해 기술수준이 1.2%p 상승하고 기술격차는 0.3년 감소했다. 용기용품기술은 84.7%(기술격차 2.3)2018년도에 비해 기술수준은 4.2%p 상승하고 기술격차는 0.3년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제형기술 분야 5개의 세부기술, 용기용품기술 분야 1개의 세부기술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은 제형기술 분야에서 불안정 효능성분의 안정화 기술과 난용성/결정성 성분 제형기술, 흡수조절 제형기술, 자극 유발물질 Free 제형기술, 사용감 및 사용성 차별화 제형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로 평가됐다. 용기용품기술 분야에서는 신기능용기디자인 개발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임을 인정받았다.

반면,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한 친환경이나 디지털 융합, 감성 등 기술수준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다. 4대 기술 중 가장 높게 평가된 제형기술 분야에서도 자극유발 가능물질 비활성화 기술, 지속가능성 제형기술 등 안전성 향상 제형기술이나 감성차별화 제형기술, 융복합 제형기술 등 제형차별화 융합기술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용기용품 기술 분야에서는 리필 기술, 리사이클 기술 등 친환경 용기 기술 수준이 가장 낮아 한국 용기용품 기술수준이 4년 전보다 하락하는데 주 원인이 됐다. 평가 분야에서도 차세대 화장품 위해평가 기술, 감성기능 평가기술 등의 기술수준이 좀 더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재수입 의존 여전,
기술개발 가장 시급

한국 화장품 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한 조사에서도 주목할 시사점이 도출됐다. 최근 글로벌 화장품 산업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다양한 이슈 중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분야로 친환경과 윤리문제가 지적됐다.

한국에 가장 중요하고 대응이 시급한 글로벌 이슈에 대해 친환경, 윤리문제(ESG, SDGs )라는 응답이 33.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과학적 근거주의(효능 입증)20.6%, 안전성 중시와 글로벌 규제 강화가 20.6%, 개인화, 맞춤형 트렌드 11.2% 순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R&D 투자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며, 기초연구인력의 양성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화장품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56.5%로 압도적이었다.

한국의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해 기술개발이 가장 시급한 분야는 소재였다. 34.6%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소재를 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결국 피부기초연구로 새로운 기전을 확보하고 이에 기반해 차별화된 한국형 소재를 개발해야한다는 현실이 반영됐다. 다음으로는 피부기초연구 17.8%, ICT 융합디지털 15.9%, 용기용품 13.1%, 제형 10.3%, 평가 8.4%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최고기술 보유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지는 못했으나, 꾸준히 기술수준을 향상시키며 추격을 계속하고 있는 점, 특히 제형기술은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소재기술이나, 제형·용기용품 분야의 친환경 관련 세부기술, 융복합기술 등 특정 분야의 기술은 상당한 격차가 있어 R&D 지속 투자와 기술개발이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한편으로 중국의 기술추격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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