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봉 송도 B&H Plex, 이곳이 바로 ‘K뷰티의 미래’

대봉엘에스·유씨엘·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등 대봉 계열사 한 곳에
화장품 원료 개발부터 생산, 임상시험 잇는 ‘K뷰티 통합 플랫폼’ 구축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12-25 오후 2: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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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심재영 기자] 대봉그룹은 지난 23일 대봉 송도 B&H Plex에서 화장품 전문 언론 기자들을 초청해 미디어 투어를 진행했다. 박진오 대봉그룹 대표와 이지원 유씨엘 대표가 직접 안내에 나서 대봉그룹이 지난 40여 년간 축적해 온 기술 역량과 기업 철학을 하나의 공간에 집약한 통합 개발 플랫폼에 대해 소개했다.
대봉그룹 송도 B&H Plex 전경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미래로에 위치한 대봉그룹 송도 B&H Plex는 연면적 29,226.97㎡(8,900평) 규모로, 지상 5층(지하 2층)의 연구‧제조‧임상 통합 시설이다. 스마트 GMP 팩토리 제조시설부터 오피스, 연구소, 물류센터까지 갖췄다.

45년간 기술 혁신‧품질 경영 실천
2층 디스플레이 룸에서 박진오 대표가 송도 B&H Plex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심재영 기자]
이날 투어는 박진오 대표가 대봉그룹의 성장 스토리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대봉그룹은 1980년 설립 이후 약 45년간 기술 혁신과 품질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헤어 퍼머넌트 성분을 시작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화장품 원료 시장에 국산화의 길을 열었고, 이후 의약품 수출입 및 제조, 화장품 OEM/ODM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박종호 회장이 1980년 한진파인케미칼을 창업하고, 1981년 비봉파인케미칼로 독립 경영을 시작한 데서 출발한 대봉그룹은. 초기부터 원료 개발뿐 아니라 인허가 대행 등 컨설팅을 병행하며 ‘제품 공급’을 넘어 ‘솔루션 제공’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1986년에는 원료의약품과 아미노산 국산화를 위해 대봉을 창립해 사업 기반을 강화했고, 1989년 첫 수출을 달성했다. 1990년에는 비봉수산을 설립해 양식업을 현대화했으며, 현재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1995년부터는 OEM/ODM 비즈니스를 본격화해 CGMP 공장을 준공했고, 2000년대에는 소재 전문(대봉)과 ODM 전문(유씨엘)으로 사업을 분리해 전문성을 높였다.

또한, 2010년에는 인체적용시험 전문기관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를 설립해 원료-완제품-임상시험까지 이어지는 시너지를 구축했다. 2023년에는 색조 전문 연구기업 케이오니리카를 설립해 원료, ODM, 색조, 인체적용시험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밸류 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대봉그룹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히스토리 월. 지하철 노선도를 모티브로 구성했다.
대봉그룹의 성장 스토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히스토리 월(History Wall) 하단에 적힌 ‘타이아득(他利我得)’은 ‘남에게 이득이 되어야 나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의미로, 대봉그룹이 오랜 시간 실천해 온 핵심 가치와 성장 방식을 담고 있다.

‘보여주는 공장’, 제조 공정 한 눈에 확인

유씨엘 뷰티플렉스 제조장은 방문객이 공장 내부에 직접 들어가지 않더라도 통유리창을 통해 제조 현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화장품 내용물을 생산하는 핵심 공정은 1층 제조 구역에서 이뤄진다. 유씨엘은 원료를 균일하게 혼합해 내용물을 만드는 제조 믹서를 총 13대 보유하고 있다. 설비 용량은 최소 10L부터 최대 7톤까지 구성돼 있다.

현재 대봉과 유씨엘의 합산 매출은 약 1,500억 원 수준이다. 앞으로 3년 이내에 3,000억 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목표 아래 제조 시설에도 생산설비 확장을 위한 여유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원료-제조-임상, 밸류 체인 구성
원료-제조-임상으로 이어지는 대봉그룹의 밸류 체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이미지화한 아트 월.
방문객 투어 중간 지점에는 대봉그룹의 밸류 체인(Value Chain)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아트월이 설치돼 있다.

아트월은 각 계열사의 역할과 연결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미지 형상화한 것이다. 이미지의 중심에는 제조사인 유씨엘(UCL)을 배치했고, 대봉엘에스가 제주 천연물 등 자연유래 소재를 활용한 원료를 개발하면, 유씨엘이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피엔케이(P&K)가 인체적용시험 및 임상시험을 수행한 뒤 출고로 이어지는 흐름을 표현했다.

또한 색조 전문 연구기업인 케이오니리카가 처방 및 색조 연구를 진행하면, 유씨엘이 제품을 제조하고 피앤케이가 확인 및 테스트를 걸쳐 출고하는 과정까지 함께 담아 원료-처방-제조-시험-출고로 이어지는 원스톱 밸류 체인을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박진오 대표는 “그룹 내 밸류 체인을 구성했음에도 상호 의존도는 굉장히 낮다”며 “경쟁력 있는 원료는 외부에서도 도입하고, 그룹 내부에서도 선택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OTC 생산 제조실 별도 구축

대봉 송도 B&H Plex는 OTC 생산을 위한 제조실을 별도로 갖췄다. 자외선 차단제는 국내에서 화장품으로 분류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일반의약품(OTC)으로 분류된다.

이 제조실은 일반 제조장과 달리 상부에 헤파(HEPA) 필터를 적용해 공조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클린룸으로 운영해 청정도를 한층 높여 관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300kg 전용 믹서가 설치돼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보통 30~50ml 용량이 많고, 수주 단위가 5,000개 수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수주 물량 증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옆 공간을 여유롭게 확보해 추가 설비 증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기술연구소, 전주기 개발 체계 구현

5층 연구소 구역은 원료 개발부터 분석, 평가 및 임상 연계까지 이어지는 One-Roof 전주기 개발 체계를 구현했다. 각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해 부서 간 협업 효율과 개발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봉엘에스는 크게 천연물(내추럴) 기반 소재를 연구하는 조직과 합성 기반 소재를 개발하는 조직으로 나눠서 운영되고 있다.

연구소 공간은 안전과 작업 효율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유해 물질 노출 등 긴급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 샤워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실험대는 미국 안전 기준을 총족한 규격을 적용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또한 실험대 간 간격과 작업 동선을 충분히 확보해 연구원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집중도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 구역에서는 대봉엘에스의 핵심 기술인 DDS(Drug Delivery System) 연구를 병행해 천연물 유효성분의 안정성과 피부 전달 효율을 고도화하고 있다.

융합기술연구소는 제약 원료와 대봉엘에스의 시그니처 합성 원료를 연구‧개발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합성 기반의 원료를 자체 개발하거나 기존 소재를 변형해 신규 고성능 원료로 개발하며, 스몰 스케일부터 파일럿 스케일까지 단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UCL 중앙연구소, 모발‧피부 연구 허브

유씨엘 연구소는 모발‧피부 과학 기반의 기술 연구 허브이자 핵심기술 조직으로, 헤어케어와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헤어융합기술팀, 헤어케어팀, 스킨케어팀으로 나눠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이 공간에는 유씨엘 향료개발실을 갖췄다. 제품의 감성 품질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는 핵심 연구 공간으로, 제형과 향의 상호작용, 향 안정성 등을 고려해 사용 시점부터 잔향까지 이어지는 향의 지속성과 감각 밸런스를 정밀하게 설계하고 있다. 국내외 고객사와의 협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 향조를 신속하게 적용하며, 브랜드별 시그니처 향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개발된 제형이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도 물리적‧화학적 변화 없이 품질을 유지하는지 검증하는 안정도실도 갖췄다.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전 과정과 실제 사용 환경을 시뮬레이션해 제형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라이브 송출 가능한 미디어 룸 마련
이지원 대표가 실시간 라이브커머스 방송 송출이 가능한 미디어 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심재영 기자]
이밖에 개발‧연구한 기술과 제품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콘텐츠 제작 공간인 미디어 룸(Media Room)을 갖췄다. 외부 크리에이터, 왕홍, 인플루언서 등이 제품 기획부터 촬영, 라이브 방송 송출까지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산‧학‧연 공동연구 및 고객사 기술 협업을 위한 개방형 연구‧시연 공간인 오픈 랩(Open Lab)도 갖췄다.

신소재‧신기술의 POC(Proof of Concept/Proof of Contents)를 수행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 단순한 테스트룸을 넘어 외부 연구자, 대학, 산업 파트너와의 실증 기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고객 맞춤형 기술을 제안하고 공동연구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시연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기술 교류와 협업을 연결하는 연구 허브형 랩으로 기능하고 있다.

Great Work Place는 연구원들의 창의적 사고와 지식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토론‧세미나‧독서 전용 공간이다. 연구원들이 자신이 개발하거나 연구한 내용을 직접 발표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팀 간 협업 과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열린 형태의 연구 공간으로 운영된다.

핵심 가치 표현한 상량문‧중정 조형물
노래꾼이자 서예가인 장사익이 쓴 상량문 [사진=심재영 기자]
우리 시대 대표적 소리꾼이자 서예가인 장사익이 쓴 상량문을 방문객이 건물 내부에서 볼 수 있도록 노출한 점이 눈에 띈다.

상량문은 건축물의 골조 공사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지붕의 대들보를 올릴 때 붙이는 글로, 건물의 완공을 축하하고 그 공간에 안전과 번영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전통 의식문이다.
중정에 설치된 조형 작품 ‘공명’ [사진=심재영 기자]
이와 함께 중정에 설치된 조형물들은 대봉그룹의 실제 생산설비를 새롭게 재해석한 예술 작품들이다. ‘공명(共鳴)’은 1980년대 제작된 알루미늄 반응기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해당 반응기는 국내 최초로 퍼머넌트 웨이브를 국산화하는 데 사용되었던 핵심 장치다.

이 작품은 관람 위치에 따라 요소들이 서로 투영되고 연결돼 보이도록 설계돼 과거-현재-미래가 이어지는 구조를 형상화한다. 이는 고객과 회사, 그리고 사회가 함께 연결돼 울림을 만들어가는 상생의 가치를 담았다.
박진오 대표가 중정에 설치된 조형 작품 ‘정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심재영 기자]
또 다른 작품 ‘정류(淨流)’는 대봉그룹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된 아미노산(시스테인) 생산 설비를 재구성했다. 시스테인(염산염)은 화장품 소재뿐 아니라 의약 분야에서도 활용되는 원료로, 해당 전기분해 장비는 1990년대 일본에서 도입돼 10여 년간 실제 생산에 사용됐다. 이후 약 25년간 보관해 오던 설비를 송도 B&H Plex 이전과 함께 설치 작품으로 재구성했다.

이 작품은 전기분해 과정을 시각적으로 상징화한 것으로, 제품이 정제되는 과정처럼 사람과 삶 또한 ‘맑게 흐르는 순환’을 통해 건강과 아름다움에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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