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효과 소비자 니즈 상승, 제약 기반 화장품 부상

최근 5년새 신규 진입업체 20곳 … 더마, 마이크로바이옴 새 흐름 형성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0-11-27 22: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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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기업 화장품 시장 신규 진출 현황


[CMN 신대욱 기자] 제약기업들이 만든 화장품이 떠오르고 있다. 의약품 개발 노하우를 화장품에 적용하면서 보다 정교한 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코로나19는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무엇보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화장품 소비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약 기반 더마코스메틱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장기간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 트러블 고민을 해결해준다는 점에서다. 이와 함께 피부 면역력을 높여주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도 주목받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가 불러온 소비 변화는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제약기업들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최근 5년 간 화장품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제약기업만 20여개사에 달한다.


대한화장품협회에 회원사로 가입(2019년 12월 기준)된 40여곳의 제약기업중 절반가량이 최근 5년 사이 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동국제약과 한미약품, 휴젤,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2015년 시장에 진입했고, 셀트리온도 한스킨을 인수하면서 2015년 화장품사업을 본격화했다. 제일헬스사이언스가 2016년, 동화약품과 휴온스의 자회사 휴메딕스, 유한양행 등이 2017년 화장품사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엔 광동제약이, 지난해에는 동아제약과 삼진제약, 태극제약 등이 시장에 들어왔다. 한국콜마 계열사로 편입된 HK이노엔(전 CJ헬스케어)은 지난 6월 더마코스메틱을 내놓으면서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제약사 대표 기술 적용 소비자 신뢰 확보

특히 동국제약은 2015년 4월 센텔리안24 마데카 크림을 홈쇼핑 채널로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3월까지 누적 판매량 1,700만개를 넘어섰다. 올해초까지 다섯 번 리뉴얼했고, 홈쇼핑 채널에서만 140회 이상 매진 기록을 세웠다.


마데카 크림은 국내 화장품 시장에 ‘시카 크림’ 열풍을 몰고 오기도 했다. 회사의 대표 의약품인 상처치료 연고인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병풀추출물을 활용하면서 성과를 높였다.


동국제약 마데카 크림의 성공 요인은 인지도가 높은 대표 의약품과 연계해 소비자 신뢰를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센텔리안24는 크림을 시작으로 팩, 에센스, 선블록, 쿠션 등으로 라인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피부 탄력케어에 도움을 주는 링클셀 라인을 내놨다.


후발로 뛰어든 제약기업들도 자사의 대표 의약품을 바탕으로 화장품을 개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동아제약이 흉터치료제 노스카나겔과 박카스의 주요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 파티온을 내놨고, 동화약품은 대표 소화제인 까스활명수를 연계한 활명을 내놨다.


광동제약도 자양강장제 광동쌍화탕의 주성분을 담은 피부약방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생활건강이 지난 2017년 인수한 태극제약은 대표 기미 치료제인 도미나 크림의 주성분을 담은 기미 완화 화장품을 출시했다. 제일약품 관계사 제일헬스사이언스의 니슬 링클더마필름은 제일약품의 파스 기술이 적용됐다.


동아제약의 파티온은 흉터치료제인 노스카나겔의 주요 성분을 담은 노스캄 리페어 라인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외부 자극에 의한 피부 손상 개선에 도움을 주고 수분 보습막까지 더해 피부를 보호하고 진정시켜주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크업 라인인 액티브 핏에도 노스카나겔의 핵심 성분이 담겼다. 남성 라인인 ‘옴므’에는 회사 대표 제품인 박카스의 타우린 성분이 적용됐다.


동화약품의 활명은 까스활명수의 핵심 생약성분을 담았다. 조선시대 왕실의 궁중 비방을 바탕으로 한 활명수의 성분중 5가지 생약 성분을 엄선했다. 광동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피부약방도 대표 제품인 광동쌍화탕에 들어가는 천궁, 당귀 등 생약 성분을 담았다.


태극제약의 TG도미나스 크림은 60년 전통의 기미 케어 노하우를 담은 화장품이다. LG생활건강에 인수된 이후 첫 화장품이다.


제일헬스사이언스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니슬의 대표 제품인 ‘링클더마필름’은 제일약품 파스에 적용되는 특허기술인 경피약물전달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패치의 유효성 성분이 피부에 보다 빠르게 흡수되는 역할을 한다.


피부 면역 관심, 마이크로바이옴 부상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피부 면역 기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응용한 화장품도 제약기업들이 비중을 높이고 있는 분야다.


마이크로바이옴 트렌드는 글로벌 트렌드 정보 제공 전문기관인 뷰티스트림즈가 올해 코스모프로프 볼로냐에서 발표한 ‘코스모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비중있게 다뤄지기도 했다.


뷰티스트림즈는 이 보고서를 통해 ‘공생의 과학(SCIENCE OF SYMBIOSIS)’을 주요 트렌드로 제시하고, 마이크로바이옴은 피부내 최적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새로운 기술로 떠올랐다고 밝혔다.


노화나 여드름 같은 손상된 피부는 피부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미생물군이 부족해서 나타나며, 최적의 미생물군을 유지하는 것이 보다 최적의 피부관리를 이루는 요소란 설명이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다수의 제약기업이 내놓은 화장품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적용했다. 일동제약의 퍼스트랩과 종근당건강의 닥터락토, 한미약품의 프로캄, 동아제약의 파티온 등이 이 기술을 적용했다.


한미약품은 독자적인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 유산균 화장품인 프로캄을 내놨다. 1987년 유산균 제품 출시 이후 30년 이상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기술력을 쌓아왔다. 이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놓은 것이 프로캄이란 설명이다.


종근당건강도 유산균 연구 노하우와 기술력을 담은 화장품 브랜드 닥터락토를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무엇보다 닥터락토는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서는 대표 유산균 ‘락토핏’의 핵심 기술이 반영됐다. 피부에 유익한 유산균 7가지를 원료화해 피부 장벽 강화와 피부 진정, 보습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웠다.


일동제약은 자체 개발한 유산균 발효물질을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퍼스트랩을 선보였다.


퍼스트랩은 일동제약의 60년 마이크로바이옴 기술력이 반영됐다. 일동제약은 1959년 국내 최초의 유산균 정장제 비오비타를 출시하며 오랜 기간 유산균 기술력을 쌓아왔다.


퍼스트랩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동제약이 종균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3000여종의 프로바이오틱스중 피부에 좋은 3가지를 선별해 만들었다.


동아제약도 파티온에 피부 유래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을 담은 아쿠아 바이옴 라인을 출시했고, 동국제약도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소재를 활용한 센텔리안24 텐션-업 마이크로바이옴 앰플을 내놓기도 했다.


피부과 시술 적용 화장품도 눈길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시술되는 의약품인 보튤리눔 톡신이나 필러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으로 시장에 뛰어든 제약기업도 눈길을 끈다.


휴젤과 휴메딕스, 파마리서치프로덕트다. 휴젤은 필러에 들어가는 생체 합성 천연 물질인 히알루론산 성분을 담은 웰라쥬 원데이 키트를 선보인 바 있다. 히알루론산 성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바이오 캡슐 제형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 휴메딕스가 내놓은 더마 엘라비에도 휴메딕스의 대표 필러 브랜드인 엘라비에와 동일한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담았다. 여기에 자체 개발성분인 휴링클-3 복합체를 더해 보습 효과를 높였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의 리쥬란코스메틱은 실제 피부과 시술에 사용되는 핵심 성분인 ‘c-PDRN®’을 담았다.

‘c-PDRN®’은 피부 개선을 촉진하는 DNA 성분으로 외부 환경으로부터 손상된 피부, 잔주름, 탄력을 개선하고 피부 재생 주기를 정상화해 건강한 피부로 되돌려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피부 장벽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HK이노엔과 삼진제약, 유한양행 등이다.


HK이노엔이 내놓은 클레더마는 실제 피부 구성과 유사한 성분인 더마 인셀로지 특허 기술을 적용, 피부 장벽 기능 향상과 보습에 특화됐다는 점을 내세웠다.


유한양행이 건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뉴오리진에 추가한 첫번째 스킨케어 라인인 디어리스트에는 사슴유에 함유된 유단백 효과를 연구, 독자적인 성분인 ‘리포텐™ 콤플렉스’를 담았다. 역시 피부 장벽과 보습효과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삼진제약의 abh+는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과 협력한 아토피 피부용 브랜드로, 피부 장벽 개선 기술이 적용됐다. abh 혈액형의 당 조절을 통한 피부 장벽 개선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염증질환 개선용 조성 물질 특허도 획득했다.


기존 기업 국내외 영역 확장에 중점

일찌감치 시장에 진입한 기존 제약기업들도 영역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동성제약이다. 동성제약은 이미 90년대 화장품 시장에 진입, 오랜 업력을 자랑한다.


동성제약은 대표 브랜드인 동성랑스와 이지엔, 에이씨케어, 오마샤리프 리투앤 등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화권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동성랑스는 최근 MBC의 미디어 커머스 프로젝트 ‘핑크페스타’를 통해 대만 시장 진출에 나섰다.


대표 제품인 동성 랑스크림은 중국 현지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2019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에서 중국 소비자가 뽑은 ‘2019년 가장 기대되는 한국 브랜드’ 미백크림 부문 1위로 선정되기도 한 인기 아이템이다.


또 하우스부띠끄 인도와 화장품 수출 계약을 맺고 이지엔과 동성 랑스크림, 에이씨케어 등을 인도시장에 선보인다. 특히 이지엔은 인도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중국 등 유럽, 아시아 주요 국가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샤오홍슈에 이지엔 브랜드관을 런칭한 바 있고 최근엔 화장품 유통사 에스엔비디코리아와 이지엔의 중국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60억원 규모의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지엔은 중국 소비자가 뽑은 ‘2020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한국오츠카제약은 남성 화장품 우르오스에 이어 최근 미백 주름개선 이중 기능성 여성 화장품 브랜드 ‘이너시그널’을 선보이며 여성 화장품 영역으로까지 확장했다.


피부 턴오버 주기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웠다. 무엇보다 화장품을 의미하는 Cosmetic과 건강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 유효한 제품이라는 의미의 Medicine을 조합한 코스메딕스(Cosmedics)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06년 자회사 디엔컴퍼니를 설립하며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대웅제약은 독자적인 EGF 성분인 DW-EGF를 담은 이지듀 화장품 라인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대표 제품인 이지듀 DW-EGF 크림의 네 번째 업그레이드 버전인 ‘이지듀 DW-EGF 크림 다이브좀’을 선보였다.


2016년 출시 후 4년간 31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지듀 DW-EGF 크림의 주성분에 듀얼 콜라겐 성분을 담았고, 유효성분 침투를 높이는 다이브좀™ 특허 공법을 적용했다.


이같은 제약 기반 더마코스메틱의 부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모바일 리서치 기관인 오픈서베이가 올해 여성 뷰티 스킨케어 변화를 분석해 내놓은 ‘여성 뷰티 카테고리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성분과 효능 측면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보이고 있는 더마코스메틱이 성장하고 있다.


장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피부 트러블을 겪는 여성들이 피부 과학 기반 더마코스메틱 관심도가 높아진데 따른 결과다.


이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제대로 된 피부관리를 추구하는 성향도 더마코스메틱 성장을 이끄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제대로 된 과학적인 효능 중심의 피부 관리 성향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099호(2020년 12월 2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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