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관광객, K뷰티 수출의 새 성장 동력
한국에서 써본 화장품, 귀국 후 재구매 … 글로벌몰 연계가 관건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10-21 15: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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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소비 활용 K뷰티 해외 수요 확대 방안


[CMN 심재영 기자]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가 K뷰티 산업에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의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한 경험이 귀국 후 동일 제품의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에게 화장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광 과정에서 확보한 소비자를 지속적인 해외 고객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관광 소비를 활용한 K-소비재 해외 수요 확대 방안’ 보고서는 관광 소비의 K-소비재 수출의 연계 가능성을 분석하면서 화장품을 관광 경험이 해외 후속 수요로 이어지기 좋은 대표 품목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894만 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의 1,750만 명을 넘어섰다. 2026년 상반기에도 방한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1,071만 명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에서도 쇼핑의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2025년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업종별 지출에서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43.8%로 가장 높았다. 향수화장품과 식료품, 의류 등 한국에서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재가 주요 쇼핑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여행 전 온라인과 SNS를 통해 쇼핑 정보를 탐색하고 한국에서 구매할 제품을 미리 선정하는 소비 행태가 확산하면서, 관광은 K뷰티 브랜드와 해외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중요한 접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화장품, 재구매 대표 품목
관광 소비가 해외 수요가 전환되는 과정은 품목마다 다르다. 한국무역협회는 화장품의 경우 국내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한 뒤 귀국 후 같은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경우가 비교적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화장품은 소비자가 제품의 사용감과 특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브랜드와 제품명을 식별하기도 쉽다. 피부에 맞거나 사용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발견하면 동일 제품을 반복 구매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온라인몰과 역직구, 현지 유통망 등을 통해 재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관광 중 발생한 일회성 매출을 지속적인 해외 매출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가령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화장품 매장에서 특정 기초화장품을 구매한 뒤 만족감을 느꼈다면, 귀국 후에도 해당 제품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이때 해외에서 제품을 쉽게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이 마련돼 있다면 관광 과정에서 형성된 구매 경험이 반복적인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보고서는 화장품 매장의 체험이 브랜드 가치와 제품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소비자의 구매 의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를 인용했다. 실제 CJ올리브영의 체험형 매장인 올리브영N 성수에서 뷰티케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가운데 외국인이 54%를 차지했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 매장이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해외 소비자에게 제품을 경험시키고 브랜드와의 접점을 형성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리브영 글로벌몰 역시 이러한 관광 경험을 해외 구매로 연결하는 대표적인 후속 채널로 언급됐다. 국내 매장에서 제품을 경험한 소비자가 귀국한 뒤 글로벌몰을 통해 같은 제품을 다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한 증가국 수출, 높은 성장세
관광 소비와 화장품 수출의 연계 가능성은 국가별 수출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모두 방한객이 증가했고, 2025년 방한객 수가 2019년 수준을 넘어선 30개 국을 ‘방한 증가국’으로 선정했다. 이후 해당 국가들의 화장품식품의류 수출 추이를 세계시장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방한 증가국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 수출은 세계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한 수출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방한 증가국 화장품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세계시장 평균보다 9.5% 포인트 높았으며, 한국의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방한 증가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이는 방한 관광객의 증가와 화장품 수출 확대가 함께 나타나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광객이 한국에서 직접 경험한 제품이 귀국 후 현지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광객 증가가 화장품 수출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보고서 역시 관광 소비뿐 아니라 현지 시장의 수요와 규제, 유통망, 생산구조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품 업게는 관광객 수 자체보다 특정 국가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구매하고, 해당 제품을 귀국 후에도 지속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K뷰티의 대표적인 성장 시장으로 부상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2025년 중국을 제치고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올라섰으며, 특히 기초화장품 분야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방한 관광 소비를 해외 수요로 연결하는 전략을 검토할 때 미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에서는 폴란드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한국 화장품의 대폴란드 수출 대상국 순위는 2023년 23위에서 2024년 13위, 2025년 9위로 상승했다. 방한 증가국 가운데 한국 화장품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빠르게 높아진 사례다.

중동 지역에서도 화장품 수출 증가세가 주목된다.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모로코 등 중동 지역 방한 증가국의 화장품 수출이 2015~2025년 연평균 88.6%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이 2022년 발효된 데 이어 2023년부터 유럽연합(EU) 기준을 충족한 화장품의 시험등록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K뷰티 진출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시장은 관광객의 국내 소비를 해외 판매로 연결하는 전략을 수립할 때 국가별로 다른 기회와 과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수출이 활발한 시장에서는 기존 유통망을 강화하고, 관광객의 관심에 비해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서는 잠재 수요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일본대만미국캐나다프랑스를 화장품식품패션 전반에서 방한객 규모와 수출 규모가 모두 상대적으로 큰 ‘관광 수출 동반형’ 시장으로 분류했다.

반면 네팔과 뉴질랜드 등은 화장품 분야에서 방한객 규모에 비해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관광 선행형’ 시장에 해당했다. 이 같은 유형은 절대적인 시장 유망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방한객 규모와 품목별 수출 규모를 30개 방한 증가국 안에서 상대적으로 비교한 결과다.

따라서 기업들은 국가별 관광객 규모만으로 진출 우선순위를 정하기보다 해당 국가의 화장품 수입 증가율과 한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 현지 규제 및 유통 여건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관광 데이터, 해외 시장 발굴 새 지표
관광 소비를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에서 중요한 과제는 관광객의 실제 구매 데이터를 수출 전략에 연결하는 것이다.

현재 관광 관련 데이터는 관광시장과 지역별 소비 분석에 주로 활용되는 반면, 수출 유망시장 분석은 국가별 수출입 규모와 성장률, 인구구조, 규제 등 무역경제 지표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무역협회는 관광 소비 데이터와 수출 유망 국가 품목 분석 간 직접적인 연계가 아직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방한 외국인의 국내 소비를 해외 잠재 수요를 파악하는 선행지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K뷰티에 적용하면 특정 국가 관광객의 화장품 구매가 늘어나는 품목을 파악한 뒤, 해당 국가의 화장품 수입 증가율과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 수입 규제와 유통 여건 등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관광객의 관심과 구매는 많지만 한국 화장품의 수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와 품목을 찾아내면 새로운 해외 시장 개척 후보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후 방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품 선호도 조사와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실제 수요가 확인된 제품을 바이어 매칭이나 수출지원 사업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이미 수출이 활발한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관광객의 구매 행동을 통해 기존 수출 통계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잠재 수요를 확인하고,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초기 검증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기 어려운 중소 화장품 기업에는 국내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품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있다.

글로벌몰 현지 유통망으로 연결해야
관광객의 국내 구매를 해외 재구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경험하게 하는 것만큼이나 귀국 후 다시 구매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고서는 제품 패키지와 매장 등에 QR코드를 활용해 다국어 제품 정보와 글로벌몰, 국가별 공식 판매처를 통합 안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외국인 소비자가 한국에서 구매한 제품을 귀국 후에도 쉽게 찾아 구매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화장품은 반복 구매 가능성이 높은 품목인 만큼 이러한 방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제품명이나 브랜드를 기억하지 못해 재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을 줄이고, 공식 판매처를 안내해 구매 편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글로벌몰이나 역직구를 통해 해외 재구매 수요를 흡수하고, 반복 주문이 확인된 국가와 품목은 현지 유통업체나 플랫폼 입점으로 연결해 상시 구매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적 접근도 필요하다.

이는 해외 오프라인 유통망이 아직 구축되지 않은 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관광객이 국내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이후 온라인을 통해 재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실제 주문과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현지 유통 진출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온라인 판매 채널을 마련하는 것만으로 해외 수요가 자동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 소비자가 제품을 쉽게 검색할 수 있는지, 정품과 공식 판매처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는지, 배송과 결제 과정이 편리한지 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관광객의 첫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과 귀국 후 재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고객 여정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K뷰티 체험, 중소기업 해외 진출 교두보
이번 보고서가 제시하는 핵심은 관광객 증가 자체보다 관광 과정에서 형성된 제품 경험을 지속적인 해외 수요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로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K뷰티는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체험한 뒤 동일 제품을 다시 구매하는 경로가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에서 관광 소비와 해외 수요을 연결하기에 유리한 품목이다. 방한 증가국 대상 화장품 수출이 세계시장 평균보다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관광객이 국내에서 화장품을 많이 구매한다고 해서 해당 국가의 수출이 반드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의 구매 품목과 현지 시장의 수요가 일치하는지, 한국산 제품이 현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귀국 후 구매 가능한 유통 채널이 마련돼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화장품 업계는 관광객의 국내 구매 데이터를 국가별품목별 수출 정보와 연계해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매장 체험에서 글로벌몰 재구매, 현지 유통망 진출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을 일회성 방문객이 아니라 한국 화장품을 직접 경험한 잠재 해외 고객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내 매장에서의 한 번의 체험이 귀국 후 반복 구매로 이어지고, 나아가 현지 시장의 안정적인 판매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관광은 K뷰티의 해외 시장 확대를 지원하는 새로운 성장 경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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