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ODM 업계도 제품 개발 변화

디지털 혁신 가속화···클린뷰티, 트러블 제품 개발에 중점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1-02-22 02: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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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OEM·ODM 기업 기술개발 현황


[CMN 신대욱 기자]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해 온 국내 화장품 OEM.ODM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소비 시장 환경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비대면 흐름을 반영한 디지털 혁신을 비롯해 친환경 기술이나 마스크 착용 일상화에 따른 제형 개발 등에 중점을 두며 코로나19 이후 힘겨워진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구축 비대면 수주 눈길

OEM‧ODM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은 화장품 개발 과정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해 세분화된 소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춰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장 상황을 감안한 시스템 개발이다. 온라인 화장품 개발 플랫폼 형태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해 이뤄지고 있다.


한국콜마가 지난해 6월 온라인 ODM 플랫폼인 ‘플래닛 147’을 띄웠고, 코스맥스도 화장품 개발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해 글로벌 고객사와 1인 인플루언서까지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인 ‘End-to-End’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콜마가 구축한 플래닛 147은 누구나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개방형 온라인 플랫폼이다. 화장품 전문 지식이나 사업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일반 개인들까지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화장품 개발 과정 교육부터 내용물 제작, 패키지 개발, 브랜드 기획에 이르기까지 화장품 사업 전 분야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내부 상담자 전용으로 구축된 제품 개발 시스템(PDS)을 모든 고객이 온라인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어디서든 플래닛 147을 통해 누구나 자신만의 화장품을 기획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디지털 코스맥스’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코스맥스는 이를 위해 디지털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해 IC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나섰다. 사업본부 신설과 함께 화장품 개발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한 ‘End-to-End’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는 지난 30년동안 축적해 온 화장품 연구개발 노하우와 AI,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세분화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최적의 상품을 빠른 속도로 개발하고 디지털 기술로 맞춤형 화장품까지 대응 가능한 생산 체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AI융합 기술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충청북도와 한국과학정보기술혁신원이 수행하는 충북 AI융합 지역 특화산업 공모산업에 선정된 과제다. 올해 3월까지 수집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4월부터 AI솔루션 알고리즘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행하는 과제는 총 5개의 AI시스템으로, 신제품 개발 방향과 신제품 개발 처방, 부자재 상용성 최적 조건, 조색 품질 균일화, 제조 조건 최적화 등이다.


친환경 ‘클린 뷰티’ 개발 집중

코로나19 이후 소비 흐름을 반영한 친환경 제품 개발 비중이 높아진 것도 달라진 변화다. 무엇보다 비건을 비롯한 천연, 유기농 등을 아우르는 ‘클린 뷰티’ 제품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12월 어린이용 헤어 샴푸와 컨디셔너에 대한 식약처의 천연화장품 인증을 받았다. 회사측은 이어 민감성 피부를 지닌 성인층을 위한 다양한 천연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성인용 기초 화장품을 비롯해 유아용 헤어 앤 바디케어, 토너, 앰플 클렌징 제품 등도 천연화장품 인증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해 6월 100% 식품용 성분을 사용한 ‘푸드 그레이드 화장품’을 개발했다. 푸드 그레이드 화장품은 식품 원료로 등록된 성분만으로 구성, 먹어도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원료로 만든 화장품이다. 회사측은 이를 활용해 로션, 크림 등의 기초 제품부터 클렌징, 팩, 마스크 시트, 립오일, 립밤, 립글로스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19년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인 이브(EVE)로부터 기초 화장품 10개 품목의 비건 인증을 받은 것에 이어 지난해 9월 색조 화장품 10종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비건 인증을 받은 품목은 쿠션과 선크림, 팩트, 마스카라 등 주요 메이크업 제품군이다.


그린코스도 2019년 11월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인 이브(EVE)로부터 비건 화장품 생산설비에 대한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비건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다. 나우코스도 지난해 11월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인 이브로부터 공장과 제품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이미 2015년부터 자체적인 클린뷰티 기준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나우코스는 비건 인증을 바탕으로 다양한 품목과 제형의 비건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코스모코스도 ODM 제조공장의 이브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유씨엘은 2013년 준공한 제주공장을 통해 제주 기반 천연 원료를 활용한 자연주의 화장품을 제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화산암반수, 탄산 온천수 등 제주의 맑은 물과 각종 자생 원료를 활용한 축적된 기술 노하우로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제 도입에 따른 제품 생산에 최적화된 기업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제주도가 보증하는 품질 인증인 ‘제주화장품인증’ 제품 개발에도 최적화돼 있다.


유씨엘은 이와 함께 대부분 비건 인증이 가능한 제형으로 처방하고 있는 이탈리아 메이크업 제조사인 고타와 계약을 체결한 이후 다양한 비건 메이크업 제품을 한국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반영한 기술도 각광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트러블 진정 제품이나 보습, 멀티케어,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일명 ‘마스크 메이크업’ 제품 개발 수요도 증가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늘어난데 따른 변화다.


한국콜마가 지난해 4월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메이크업 제품인 쿠션과 톤업 선크림, 팩트, 파우더 코팅 립 등 4종을 개발했고, 씨아이티도 마스크에 덜 묻어나는 저자극 파운데이션을 다양한 피부 타입에 맞춰 개발한 바 있다.


한국콜마는 코로나19 이후 손을 대지 않고 사용하는 스틱형 화장품 수요가 높아진 흐름을 반영해 다양한 스틱형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엔 보습 성분을 안정적으로 혼합시켜 부러짐을 방지하는 스틱형 화장품의 미국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먼저 적용된 스틱형 립밤에 이어 보습 제품과 파운데이션, 섀도우, 블러셔, 선제품 등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6월엔 미세먼지 차단과 보습까지 한번에 해결해주는 올인원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10월 마스크 뷰티 트렌드에 맞춰 부러짐 현상을 개선하고 밀착력을 높인 새로운 매트 립스틱을 선보였다. 새롭게 개발된 매트 립스틱은 발색력과 발림성이 우수한 고강도 에어리 매트 립스틱과 밀착력을 크게 향상시킨 캐시미어 매트 립스틱 2종이다.


코스맥스는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화장품 원료부터 제형, 사후관리까지 민감성 피부에 적합한 제품 개발 시스템을 구축, 이를 적용한 기초 라인 3종을 내놓은 바 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해 3월 양파추출물을 활용한 피부 손상예방 제품의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회사측은 유소아나 민감성 피부가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자극이 적고 손상피부를 케어하는데 양파추출물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기초뿐만 아니라 메이크업 제품까지 다양하게 적용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유씨엘은 안티폴루션 제품과 여드름, 극건성, 베이비 등 민감성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저자극성 화장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복분자 및 버드나무 추출물을 함유하는 항여드름성 조성물과 복분자뿌리를 함유한 화장품 조성물, 병풀 및 개양귀비 추출물을 포함하는 피부 외용제 조성물 등의 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코빅스는 식물성 오일을 이용한 천연 물비누의 특허를 등록하고 이를 적용한 바디클렌저를 개발했다. 가려움증과 피부 트러블로 고생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지방산이나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오일 자체를 비누화시키는 방식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피부 자극이 없고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피엘앤비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일상화된 개인의 위생과 건강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스틱형 파우치’를 특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량, 일회용 포장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일반 스킨류부터 로션, 크림, 파우더, 샴푸 등에 이르기까지 전 제형을 포장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측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 블리스터 포장 기계를 추가로 도입해 일회용 포장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독자 기술력, 특화 제형도 주목

독자적인 기술력과 특화 제형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과 의약품의 융합기술로 항노화 화장품을 개발했다. 효능 성분이 피부의 손상된 세포를 찾아 빠르고 정확하게 흡수하도록 하는 특허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국가기술표준원 인증인 NEP를 획득했다.


앞서 지난해 8월엔 유기물 멜라노이딘과 무기물을 합성해 광범위한 자외선 차단이 가능한 신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기술로 대한화장품학회가 주는 과학기술상인 선진창의혁신상을 수상했다.


한국콜마는 이와 함께 자외선은 물론 블루라이트와 근적외선까지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오일프리 자외선 차단제를 개발하고 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개발한 코스맥스는 지난해 3월 보다 진화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개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페이스 바이오 미생물 소재인 ‘솔라바이옴’을 적용한 선케어 화장품이다. 이 소재는 자외선 차단 효과는 물론 햇볕에 그을린 노화된 피부를 회복시키는 효과까지 지녔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코스맥스는 또 지난해 11월 기존 온열화장품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온열화장품을 개발한 바 있다. 주로 립 제품에 활용되는 온열 성분을 크림 제형에 적용해 피부 흡수력 개선과 찜질 효과,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내세웠다.


여기에 지난 2019년부터 서울대와 함께 차세대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3D 인공 피부, 생체 친화형 고분자 신소재, 인체 유사 단백질 생성 등 10여 가지 혁신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투명 선스틱과 컨실러, 쿠션 등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투명 선스틱은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고, 2017년부터 OEM 생산량 국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컨실러도 국내 마켓 쉐어 1위를 차지했고, 쿠션은 3년 누적 1300만개 이상을 판매했다. 파운데이션의 경우도 2018년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호평을 얻은 바 있다.


한국화장품제조의 기술력은 이미 친유성 제품이 주를 이루던 1970년대 친수성 화장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확인된 바 있다. 2000년에는 기능성화장품법 발효에 맞춰 국내 최초의 주름개선 기능성 성분인 아데노신 함유 화장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ODM 사업을 시작한 코스모코스는 홍삼 진세노사이드 연구를 특화해 독자 원료로 개발한 바 있다. 비고시 주름개선 기능성 원료로 승인받은 진세노사이드 Rg2와 탈모방지와 모발 굵기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주는 독자 원료인 진세노사이드 Rg3 등이 대표적이다.


유씨엘은 지난해 열린 세계화장품학회에서 제주 해조류와 사철쑥의 효능을 밝히면서 연구성과를 인정받았다.

해조류 추출물을 통해 주름 개선을, 사철쑥 추출물을 통해 항염, 여드름균 억제 효능을 확인했으며 이같은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형의 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빅스는 피부개선용 화장료 조성물 특허를 등록, 이를 적용한 주름개선 세럼을 개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2018년 홈쇼핑 최대 판매 제품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고, 2019년에는 프랑스 홈쇼핑인 M6부티크에 진출, 런칭 방송되기도 했다.


또 자체적으로 화장품 원료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강원대 생명건강공학과와 미백, 주름개선, 가려움증 완화 등에 효과적인 성분을 개발해 원료로 등재했고, 전북 남원시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식물을 분석해 식물추출물 원료를 개발하고 있다.


씨아이티는 자체적으로 인비트로 테스트를 진행, 자외선 차단제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정직한 처방과 우수한 제품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기존 자외선 차단제 제형의 사용감을 개선해 신규 임상 4건을 최근 승인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로레알과 세포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정기적인 실사(AUDIT)를 통해 최상의 글로벌 품질 시스템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웠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10호(2021년 2월 24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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