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프라인 유통, 로컬 화장품 편집숍 급부상

애국마케팅 앞세워 젊은층 대상 중국산 제품 비중 높인 신흥 편집매장 전역 확산

박일우 기자 free@cmn.co.kr [기사입력 : 2021-11-02 오후 5: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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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중국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궈차오(国潮, 애국마케팅)를 앞세워 색조화장품을 주력으로 하는 신흥 화장품 편집숍들이 왓슨스 등 기존 화장품 편집숍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왓슨스, 매닝스로 대표되는 해외 화장품 편집매장들이 1990년대말 이후 중국시장에 진출, 대표적인 편집숍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에서도 온라인 유통의 공세가 막강한 가운데에도, 이들 편집숍들이 오프라인 유통의 중심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이런 지형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특색 있는 매장 인테리어와 온라인 마케팅을 활용하는 컬러리스트(THE CLOLRIST), 와우 컬러(WOW COLOUR), 하메이(HARMAY), 노이지 뷰티(NOISY BEAUTY), 히트(H.E.A.T), 컬러키(COLORKEY), 쥬디돌(JUDYDOLL) 등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들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컬러리스트 등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들은 기성 편집매장과는 다른 운영방식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화장품의 종류 및 횟수 제한 없이 테스트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직원도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판촉을 하지 않는다. 젊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색조화장품 입점 비중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당연히 SNS 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 입점 화장품 대다수가 중국산이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수입화장품도 높은 비율로 판매하는 점도 눈여결 볼 점이다.


[중국 내 주요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 현황]

왓슨스, 매닝스 등 기존매장 대항마 떠올라

2일 중국 조사기관 아이리서치(艾媒咨询) 등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편집매장은 대부분 해외 브랜드 편집매장이었다. 홍콩의 왓슨스(Watsons)가 1987년, 매닝스(Mannings)가 2005년에 중국에 처음으로 등장했으며 2019년에는 왓슨스 매장이 4,000여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19년부터 기존 화장품 편집매장들과 차별화된 특징을 가진 중국 자체 브랜드 화장품 편집매장들이 다수 등장했다. 신흥 편집매장들은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판매전략으로 시장을 넓혀나갔다. 젊은 세대의 수요가 높은 색조화장품 위주로 매장을 구성하고 있으며 매장 인테리어를 다양한 색상으로 화려하게 연출한다.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샤오홍수(小红书), 더우인(抖音)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왕홍을 내세워 동영상 및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며 매장을 홍보한다.


대표적인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으로 꼽히는 컬러리스트와 와우컬러는 광저우, 선전 등 대도시에 1호점을 개설했다. 컬러리스트 1호점은 개점 첫 달 일평균 1만 4000여명이 방문했고 약 400만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공적인 론칭을 바탕으로 컬러리스트와 와우컬러는 2020년 10억위안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내 주요 도시들로 매장을 확장했다.


2020년 코로나 확산 당시 기존 화장품 편집매장들은 매출 감소로 운영난을 겪었다. 왓슨스 중국지역 매출액은 19% 가량 하락했고, 매닝스는 중국의 광동성 및 화남(华南)지역 외 매장들을 모두 철수했다. 반면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은 오히려 매장을 확장해 나갔다. 컬러리스트 및 와우컬러는 20여 개 도시에서 200여개의 매장을 각각 신규 개설했다. 하메이(HARMAY), 노이지뷰티(NOISY BEAUTY) 등 7개의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들도 2020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총 50억위안이 넘는 투자금을 받으며 모두 50개가 넘은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화장품 편집매장 주요 항목별 비교]

소비자 친화적 색조화장품 중심 브랜드 구성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과 기존 편집매장은 소비자 응대방식, 주요 고객군, 매장 인테리어 등 운영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다.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에서는 기성 화장품 편집 매장과는 달리 원하는 화장품을 종류,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다. 예컨대 왓슨스에서는 립스틱을 최대 5개까지만 테스트 가능한 반면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에서는 원하는 제품을 색상별로 횟수에 제한 없이 테스트 가능하다.


또 종업원의 구매 권유나 원치 않는 제품설명 없이 자유롭게 제품을 둘러볼 수 있다. 기존 편집매장에서는 직원의 영업실적을 위해 소비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제품을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흥 매장에서는 직원의 권유 없이 자유롭게 매장을 둘러보고 소비자가 원할 때 직원에게 제품에 대해 문의할 수 있다.


중국 젊은 세대의 소비 선호에 맞춰 색조화장품을 위주로 매장을 구성한다. 기존 편집매장에서는 화장품 이외에도 생활용품,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이 입점돼 있다. 반면 신흥 편집매장은 20대, 30대 젊은 세대 소비성향에 맞춰 입점 제품의 70% 이상이 색조화장품이다. 기초화장품, 향수의 비중은 낮다.


중국 내 자국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 트렌드에 맞춰 중국산 화장품의 입점 비중이 높다. 2020년 궈차오 열풍이 시작될 때 컬러키, 쥬디돌 같은 신흥 편집매장은 중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빠르게 대량 도입했다. 궈차오 제품 비중이 높은 와우컬러에서는 중국산 화장품의 비중을 70%까지 확대하며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했다. 반면 기존 편집매장들은 엄격한 제품 선정기준으로 중국산 화장품을 신속하게 도입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이지만 수입화장품도 판매하고 있다. 신흥 편집매장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의 비중은 30%가량이며 하메이(HARMAY) 등 일부 매장에서는 7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 브랜드는 투쿨포스쿨, 아임유니, 헉슬리 등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외에도 인지도가 낮은 해외 브랜드도 입점시키고 있다. 현재 컬러리스트와 와우컬러를 비롯한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에서는 태국 Mistine, Zenn, 호주 Red earth, 프랑스 Eau precieuse 등 다소 인지도가 부족한 화장품도 판매 중이다.


저렴한 가격대, 추천 마케팅으로 고객 확보

신흥 편집매장은 화려한 인테리어로 매장을 장식하며 SNS를 통해서도 매장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기존 편집매장은 전통적인 마트형 인테리어를 주로 연출하나 신흥 편집매장은 채도가 높고 다양한 색상을 활용해 매장의 인테리어를 구성한다. 컬러리스트는 화장용 퍼프로 '무지개 벽(彩虹墙)'을 만들기도 하고, 와우컬러는 주요 상품들의 콘셉트를 반영하며 매장 인테리어도 변경하고 있다. 신흥 편집매장들은 이를 소셜미디어 상에서 홍보하며 신규 방문자를 유치하는 온라인 ‘중차오(추천, 种草)’ 마케팅에도 활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강점이다. 이는 신흥 편집매장이 기존 편집매장보다 공급업체들에 유리한 가격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편집매장들은 공급업체 제품을 대리 판매하는 반면 신흥 편집매장을 공급업체로부터 제품을 직접 구매한다. 신흥 편집매장이 기존 편집매장보다 대금도 신속하게 지급한다. 따라서 공급업체들도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선호할 수 밖에 없고, 이를 무기로 신흥 편집매장은 유리한 가격 협상력을 발휘해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매장관리는 빅테이터를 활용한다. 매출 데이터를 제품 진열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며 매장의 매출을 높인다. 기존편집매장들은 고정된 진열영역에 제품을 배치하는 반면 신흥 화장품 편집매장들은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기적으로 제품 배치를 변경하며 재고도 관리한다. 와우컬러는 매월 판매량 변화를 반영해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제품을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배치하며 매출을 확대한다. 이와 관련, 컬러리스트 창립자 린샤오화는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출을 예측해 매출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의 입고 수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재고 관리도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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