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Beauty 경쟁력 확보 열쇠는 과감한 '규제 개혁'

기능성화장품 제도와 천연·유기농 정부 인증 폐지가 급선무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23-02-24 10: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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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K-Beauty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꺾이지 않던 수출 성장세가 지난해 13.4%에 이르는 마이너스 성 장을 하면서 화장품 수출 3위국이라는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화장품 수출의 한계점을 인식하고 수출 루트의 다변화를 위한 활로 찾기 노력을 지난 몇 년 동안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중국이라는 벽에 막혀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오명을 낳고 만 것이다.

내수에서도 지난 3년 동안 국내 시장을 괴롭혔던 코로나가 잠잠해지고는 있지만 아직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코로나 이전 의 시장 상황을 기대하기는 다소 이르다 는 평가다. 특히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이 줄어들면서 몰락했던 중심상권의 회복은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K-Beauty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데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화장품 관련 규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는데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아 위기의 K-Beauty로서는 화장품 규제를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무한경쟁 생태계에서 표현과 광고에서 의 한계를 노출시킬 수밖에 없는 표시·광고 규제를 비롯해 제품개발의 의지를 나태하게 만드는 기능성화장품 제도 등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6월 규제개혁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라는 기치를 내걸고 민간 주도의 규제개 혁 협의체인 도약!(Jump-up) K-코스메틱을 출범시키고 이를 통해 개혁의 우선 과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규제개혁협의체는 6개월 이상의 숙고 끝에 최근 규제혁신의 필요성과 목표 및 과제 등을 발표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 육성을 위해서는 글로벌 네거티브 체제로의 전환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기능성화장품 폐지

규제개혁협의체가 첫 번째로 풀어야 할 과제로 포지티브 시스템의 전형인 기능성 화장품 사전 심사·보고 폐지를 꼽았다. 한국의 화장품이 세계 화장품 수출 3 위 국가로 빠른 성장을 나타내고는 있으 나 서서히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 한 자구책으로 기능성화장품 제도 폐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 규제개혁협의체는 한국이 화장 품 수출 3위 국가라는 명성을 얻고는 있 지만 수출 품목 대부분이 비슷한 콘셉트 와 기능으로 해외에서도 혼란을 일으킬 만큼 변별력이 없다는 문제점이 드러나 면서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 개 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차 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기능성화장품 제도를 꼽았다.

정부로 부터 사전 심사를 받는 기능성화장품 제 도가 기업들을 나태하게 만들었고 이에 길들여진 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개발을 포기하던 관행이 해외시장에서도 식상함 으로 굳어지면서 스스로 경쟁력 저하를 유발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혁신·창의적인 생태계 조성 을 위해서는 글로벌 규제체제로의 전환 이 시급하다고 전제하면서 이를 위한 첫 걸음이 기능성화장품 제도의 폐지임을 강조했다.

또 규제개혁협의체는 기능성화장품 제 도 아래에서는 새로운 유효성분이나 독특한 제형 또는 기술이 적용되는 제품 개 발을 시도할 경우 정부의 사전 심사를 받 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기업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생태계가 형성된 상태 여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자생력을 잃어 해외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초 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현재 한국에서 출시되는 대부분의 기초화장품은 기능성화장품 영역으로 지정하고 있는 미백·주름개선 등이어 서 기능성화장품 제도가 폐지되지 않으 면 변별력 있는 제품의 출시는 기대하기 힘든 환경임을 강조했다.

출시되는 대부분의 기능성화장품은 고시된 동일 성분을 사용한 제품으로 차별 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고 최근에는 보고 정도로만 느슨해진 심사가 이를 더욱 가 속화시키고 있어 제품의 획일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해외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트렌드가 급변하는 환경에서 순 발력을 발휘하기에는 기능성화장품이 걸 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의 화장품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인정 받기 시작한 것도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 하는 몇몇 제품이 개발되면서부터라는 점도 강조했다.

규제개혁협의체 관계자는 막대한 비 용을 통해 새로운 유효성분이나 기술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유의한 결과 를 도출해도 다시 복잡한 정부의 검증 과 정과 절차를 거치고 통과해야만 제품출 시가 가능한 환경에 익숙한 기업들이 이 제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보다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이 쉬운 동일한 고시 원 료를 사용한 제품의 양산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특히 기능성화장품의 테두리 안에서 는 표현과 광고도 법이 정하고 있는 범주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표현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가 빈번히 이어지고 이를 조금이라도 넘어서면 경쟁 기업들이 서 로 감시자가 되는 환경이 조성된지 오래 여서 새로운 표현은 감히 시도조차 못하 고 있는 실정이라며 개선의 시급함을 강 조했다.
기능성화장품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규제개혁협의체이지만 제도의 개선이 이 루어지기 위해서는 선행될 과제가 많다 는 점도 지적했다.

기능성화장품 제도가 폐지되기 위해서 는 법 개정이 우선돼야하기 때문에 국회 와 소비자단체에 이를 위한 타당성을 적 극적으로 전달하고 해외에서 이미 일반 화장품으로 운영되고 있는 제품부터 기 업의 효능 실증 책임으로 전환하고 순차 적으로 안전관리가 강조되는 제품들에 대해서는 현재 안전에 대한 강도가 가장 높은 영유아 또는 어린이화장품의 안전 관리 적용을 통해 소비자와의 교감을 이 루어내는 것을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CGMP 폐지

규제개혁협의체는 화장품 수출 세계 3 위의 국가의 명예를 유지하고 더욱 발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적용되고 있는 규제 아래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법률로 정해진 과도한 규제는 하루 빨리 혁신을 통해 풀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는 협의체는 의약품 관리체계에서 비롯된 CGMP는 우선 폐지를 검 토해야 할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고 있 는 품질관리나 효능관리는 화장품 선진 국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규제라며 이 는 제품을 생산하는 주체에게 맡기고 사 후 관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고 덧붙였다.

세계 시장에서 이미 통용되고 있는 글 로벌 스탠다드인 ISO보다는 GMP를 우선하는 관행은 이미 한국의 화장품의 경쟁 력을 갈아 먹는 요소라고 지적하고 있다. 의약품 수준으로 관리하려면 막대한 비 용과 시설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문제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왔다.



천연·유기농화장품 정부 인증 폐지

규제개혁협의체는 천연화장품 또는 유 기농화장품에 관하여 정부에서 기준을 규정하고 인증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프랑스 의 ECOCERT, 독일 BDIH, 영국 Soil Association 등은 모두 민간인증으로 소 비자에게는 한국 정부에서 인증하는 인 증보다는 민간 인증이 많이 알려져 있어 이들 인증을 더 신뢰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유럽 국가들에서 통용되고 있는 민간 인증을 신뢰하는 분위기여서 한국에서 생산되는 천연·유기농화장품으 로 수출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만 표시와 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복 인증의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새로운 천연·유기농화장품을 개 발하는 경우, 글로벌 인증 기준과 국내 기 준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연구해야 하 는 어려움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시장 규 모가 큰 해외 시장을 고려해 한국에서 천 연 또는 유기농 광고를 포기하는 쪽을 선택하는 사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천연 또는 유기농화장품 등에 관 한 글로벌 민간 인증은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그 기준이 계 속 변화해 가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법령에 규정된 정부의 기준과 인증은 트렌드 를 반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 다는 점이 경쟁력 악화로 작용하고 있다 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가 2019년부터 부여하고 있는 천연·유기농화장품은 현재까지 150여개 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기업 들이 천연·유기농화장품을 포기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제도가 그 자 체로는 의무사항이나 규제는 아니지만 천연유기농화장품에 관한 정의 및 식약 처 기준 규정(화장품법 제2조 제22호 및 제3), 표시·광고에 관한 금지규정(13조 제1항 제3)으로 인해 기준에 적합 한 제품에 대해서만 천연 또는 유기농화 장품 관련 표현을 허용하고 기준을 충족 하지 못하는 제품의 경우에는 관련 표현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기업으로 하여금 사실상 국내 천연·유기농화장품 시장으 로의 진입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이 현실이다.

식약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 의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해외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더라도 관련 표현을 사용할 수 없어 국내 시장에 서는 다른 화장품과 차별화된 특성을 소 비자에게 알리지 못한 채 일반화장품으 로 판매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천연·유기농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하나의 트렌드로서 천연·유 기농화장품 인증은 시장 자체의 인센티 브에 의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발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연·유기농화장품은 민간 인증과 정 부 인증의 상이함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고 결국 한국 정부의 인 증을 받지 못한 경우는 천연·유기농화장 품으로서의 자격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 는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규제개혁위원회는 정부 주 도의 천연·유기농화장품 인증을 민간 주 도로 전환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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