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인구 1000만 시대 … 기능성 화장품 출시 경쟁

2천억원대 시장 놓고 전문 브랜드·대기업·제약업체 각축전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18-09-28 14: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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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으로 대중 파고드는 탈모 케어


[CMN 심재영 기자] 스트레스, 미세먼지 등 환경 요인으로 최근 탈모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젊은층을 중심으로 샴푸, 헤어 세럼, 헤어 트리트먼트 등 탈모 상품 관련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탈모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콜레스테롤 과다 섭취, 과도한 다이어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수면부족이나 스트레스 등도 모발 건강에 좋지 않은데 사회생활에 외모가 중시되면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탈모 고민 인구가 1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기능성 제품을 포함한 전체 탈모 치료 시장 규모가 급성장해 4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의약외품에서 지난 해부터 기능성화장품으로 전환된 탈모 완화 제품 시장은 최소 2천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생산금액 1,507억원과 수입금액, 기타 신고하지 않고 생산된 제품 매출액과 성장세 등을 고려해 추정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탈모 완화 제품이 의약외품에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된 이후 탈모 케어 전문 브랜드의 성장세에 자극받은 대기업과 제약업체, 헬스케어 업체들이 잇따라 탈모 케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올해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작년 생산금액 1,507억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탈모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비급여 제외)는 2013년 20만5,659명에서 지난해 21만5,025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40대 남성이 전체 환자의 40.2%를, 20~40대 여성은 26.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공단은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헤어케어 제품 등으로 탈모 증상을 치료하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국내 탈모 환자는 1000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 의약품 시장만해도 약900억원 규모로 최근 5년간 두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약외품 탈모방지제 생산금액은 2015년 1,495억원에서 2016년 1,599억원으로 7.0% 성장했다. 2016년 전체 의약외품 생산금액인 1조9,465억원 중 8.21%의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탈모방지제(의약외품)는 2016년에 175만1천 달러(약 19억4,799만원) 어치가 수입됐다. 당시 의약외품 전체 수입금액인 2억765만 달러의 0.8%를 차지한다.


지난해 5월부터 의약외품으로 관리되던 탈모 관련 샴푸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이관됐다.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으로 정의해 △탈모치료 △탈모방지 △탈모개선 등 직접적인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표현을 쓸 수 없다.


다만, 기존 용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표기명 변경에 대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뒀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 11월말 부터는 탈모방지 등 의약외품의 표시사항을 쓰면 위법이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된 2017년의 탈모 완화 제품 생산금액은 1,507억원을 기록했다. 기능성 화장품 생산실적 중 1.1%의 비중을 차지한다.



H&B·TV홈쇼핑 효자상품 부상


탈모 인구가 증가하고 올해 이와 관련한 제품 개발이 활발해질 것은 연초부터 예상됐었다. 본지가 국내 주요 화장품사 상품기획팀장들을 대상으로 올해 주목받을 제품군을 설문조사한 결과, 탈모방지 제품을 첫손에 꼽았다. 전체 37개사 중 32.4%인 12개사의 상품기획팀장이 응답했다.

탈모 완화 제품이 의약외품에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된 것은 화장품 업계 뿐만 아니라 제약업체와 생활용품업체, 헬스케어업체까지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강화하도록 만든데다 유통채널의 확대로 이어져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을 이끌고 있는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부츠 등 H&B스토어에서 탈모 관련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추세다.


올리브영에서는 동아제약 헤어케어 브랜드 해리치의 의약외품 탈모방지·모발강화 샴푸인 ‘베다셀’, 스위스 헤어케어 브랜드 라우쉬의 ‘윌로우바크’, TS트릴리온의 ‘TS샴푸’, 독일 남성 탈모 샴푸 1위 브랜드 ‘알페신’ 등을 판매 중이다. 올리브영 측에 따르면 이들 제품은 입점 초기 대비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매출이 늘어났다.


롭스는 알페인의 ‘카페인’, 닥터포헤어의 ‘폴리젠’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폴리젠’은 식약처에서 탈모 방지·모발 굵기 증가 등의 효능으로 허가 받은 의약외품으로 출시 1년 만에 400만개의 누적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코르에는 자올닥터스오더의 샴푸 외에도 두피 영양제인 ‘시너지부스터’가 진열돼 있다. 프랑스 천연샴푸 브랜드 레오놀그렐의 오미엘 샴푸는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돼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TV홈쇼핑에서도 탈모 관련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TS트릴리온이 최근 출시한 올뉴플러스 TS샴푸는 상반기 매출 상승세를 현 시점까지 이끌고 있다. GS홈쇼핑 첫 방송에서 총3만8,000 세트를 판매해 8월 12일 하루 매출액만 30억원을 달성했다. CJ홈쇼핑 첫 방송에서는 2만9,000 세트를 완판해 하루 매출액 20억원을 달성했다.


탈모 관련 상품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티몬은 올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일반 샴푸 매출은 2% 하락한 반면, 탈모 샴푸 매출은 1002%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30대 비중이 42%로 가장 많았고, 40대는 30%, 20대는 18%를 기록했다. 탈모센터 이용권 구매건수는 30대가 38%, 20대가 36%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피를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는 두피 브러쉬 제품이나 두피의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탈모를 예방한다는 두피 마사지 기기도 인기여서 3개월 간 이들 제품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탈모 케어 전문 브랜드 경쟁 치열


탈모 관리가 최근 현대인의 주요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관련 업계의 제품 개발과 출시, 마케팅 강화가 잇따르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탈모 전문 케어 브랜드를 개발, 출시해 온 업체가 주목받자 이에 자극받은 대기업과 제약업체, 헬스케어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프리미엄 샴푸 브랜드 려에서는 최근 두피 산림욕을 한 듯 청량한 사용감에 탈모 증상 케어 기능을 더한 ‘두피 청정 샴푸’ 2종을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두피 청정 수분정화 샴푸’와 ‘두피 청정 영양강화 샴푸’ 두가지로, 탈모 증상을 케어하는 것은 물론, 편백수와 어성초 성분이 두피를 건강하게 가꿔주는 것이 특징이다.


LG생활건강은 한방 헤어케어 브랜드 리엔을 통해 보양진 등 탈모 방지 샴푸를 내놓다가 지난해 탈모관리 전문 브랜드 닥터그루트 더마솔루션을 출시했다. 힘 없는 모발 전용 제품은 매월 평균 2만개 이상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탈모 증상을 세분화해 맞춤 처방을 제시하는 맞춤형 탈모 증상 완화 제품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애경산업도 지난달 초 내추럴 더마 헤어케어 브랜드 ‘더마앤모어’에서 탈모증상 케어 라인 ‘콜라겐 안티 헤어 로스’를 출시하고 시장에 가세했다. 회사 측은 최근 불규칙한 생활습관 및 환경문제 등으로 인한 여성탈모 현상도 큰 문제 중 하나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국화장품의 제네르떼 브랜드에서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개개인 피부에 따른 맞춤형으로 선보이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에 이어 헤어라인을 지난 6월 출시했다. 스컬프 헤어라인에 탈모증상 완화 기능성 인증을 받은 샴푸 2종과 함께 헤어케어 트리트먼트 3가지로 구성했다.


이에 대응하는 탈모 케어 전문 브랜드들의 전략도 만만치 않다.


탈모 샴푸 시장에서 최강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TS는 최근 신제품 올뉴플러스 TS샴푸를 출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뉴플러스 TS샴푸는 자연유래성분 32가지와 단백질 성분 4가지를 함유했으며, 라벤더 오일, 로즈마리잎 오일, 유칼립투스잎 오일을 추가해 산뜻한 향과 청량감을 더했다. 기존 올뉴 TS샴푸보다 12가지 새로운 자연유래성분이 추가됐다.


댕기머리로 유명한 두리화장품도 지난 6월 일본 마루젠제약과 협업한 ‘들애수 플래티넘’을 홈앤쇼핑을 통해 론칭했다. 기존 한방 샴푸보다 더욱 진한, 전체 용량 대비 34% 추출물 함유로 탈모 증상 완화 기능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탈모예방 샴푸 브랜드 알페신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내 탈모관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최근 직진출했다. 알페신은 112년 역사를 지닌 독일의 코슈메티컬 기업 볼프그룹의 탈모 관리 브랜드다. 과거 한울바이오라는 유통사와 손잡고 국내 시장에 상품을 공급해오다, 지난해 유통사 디케이에스에이치와 파트너십을 맺고 직진출했다.


탈모 케어 전문 브랜드 자올 닥터스오더도 최근 탈모 케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칼프 스케일링 샴푸’는 pH5.5의 두피 친화 약산성 샴푸로 자극 없이 각질과 노폐물을 클렌징해 준다.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두피에 유효한 자연유래추출물이 두피 깊숙이 흡수되어 건강하게 관리해 준다.


광고 표시 제한, 걸림돌 될 수도


최근 탈모 관련 커뮤니티나 인터넷 쇼핑몰의 통계에 따르면 탈모 관련 제품의 주소비층이 40~50대에서 20~30대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민 5명 중 1명은 탈모 고민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는 그만큼 관련 제품의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모발과 두피를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탈모 방지 샴푸를 비롯한 기능성 헤어케어 제품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 11월부터는 기존에 허가 받은 의약외품 탈모방지 샴푸는 유통이 전면 금지될 뿐 아니라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승인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탈모치료 △탈모방지 △탈모개선 등의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표현을 할 수 없게 된다. 시장 확대에 대한 확신만 갖고 광고 표현에 제한이 있는 줄 모르고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자칫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탈모 샴푸가 아무리 좋아도 샴푸일 뿐, 예방이나 보조기능에 국한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고, 탈모증이 심할 경우에는 당연히 병원 치료를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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