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품질대회'로 업계를 현혹시키는 이상한 박람회

감성적 제품인 화장품을 '품질'로 평가할 수 없어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22-09-05 11: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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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문상록 편집국장] 상식을 벗어난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박람회가 있다.

오는 106일부터 3일 동안 이어지는 ‘2022 K-BEAUTY EXPO’는 코로나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국내 박람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인지 박람회 기간 중인 107‘2022 K-COSME QUALITY AWARDS(한국화장품 품질대회)’라는 이름의 행사를 진행한다.

사단법인 재일본한국화장품협회라는 곳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알려진 이번 행사는 업계 관계자를 솔깃하게 만드는 행사로 주목받고 있다. 91일부터 920일까지 제품을 출품하면 객관적인 심사방법을 통해 시상을 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나름대로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했겠지만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객관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화장품은 지극히 감성적인 제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사용감이나 제형 또는 효과가 사용하는 소비자 개개인에게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 어떤 제품이 우수하다고 판단한다는 자체가 이미 무리한 설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이유다.

전문가들은 화장품을 품질로 심사한다는 부분에서 무리수 정도가 아니라 사기로까지 평가하고 있다. 사람들마다 사용 이후의 느낌이 다를 텐데 이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업계에서는 아직 품질을 주제로 상을 지정하는 사례는 없었다. 판매액이나 판매수량 또는 SNS 등에서의 언급량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경우는 있었지만 품질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경우는 없었다. 이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다분하고 실제로 매우 주관적인 심사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킨텍스 박람회서는 품질대회를 개최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가 얼마나 무모한 행위인지 박람회 주최 측에서는 모르고 있는 모양새다. 아니 알면서도 강행하고 있는 눈치다.

박람회 주최 측이 화장품 전문가가 아닌 만큼 화장품에 대한 속성을 모두 파악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충분한 자문을 구했을 것이기에 화장품은 품질을 주제로 순위를 매긴다는 자체가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행하고 수용하겠다는 의지는 단순히 흥행을 위한 무리한 포석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당초 킨텍스 박람회 주최 측은 박람회 흥행을 위해서는 어떠한 무리수라도 두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던 터라 업계로부터 받을 비난이나 문제제기는 안중에도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지난 2년 동안 참패를 면치 못했던 K-BEAUTY EXPO를 다시 흥행시켜보겠다는 의지는 이해되나 소비자를 현혹시킬 여지가 충분한 정체 모를 행사를 유치한다면 박람회의 순수 목적이 상실될 공산이 크다.

특히 화장품산업을 위한 박람회라고는 하지만 자칫 화장품을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게 만드는 박람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시한폭탄과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K-BEAUTY EXPO가 과연 화장품산업을 위하는 박람회로 평가 받을 수 있을까?

단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폭탄이라도 터트리겠다는 K-BEAUTY EXPO는 화장품 기업에게는 약이기보다는 병에 가까울 수 있다. ‘을 택하는 어리석은 기업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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