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장품 허가·등록 대수술… 시험자료 공용 허용
NMPA, 처방 유사 제품 시험자료 공용·동물시험 면제 등 완화 조치 발표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8-06 오후 2: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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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심재영 기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화장품 허가·등록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개혁 조치를 내놨다. 신제품의 중국 최초 출시를 유도하고, 동물시험 부담을 낮추며, 처방이 유사한 제품군에 대해서는 시험자료 공용을 허용하는 등 기업의 연구개발·허가 비용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지난 7월 28일 ‘화장품 허가·등록 관련 사항에 관한 공고’(2026년 제70호)를 발표하고 공고일부터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공고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국가약품감독관리국 화장품 감독관리 개혁 심화 및 산업의 고품질 발전 촉진에 관한 의견’(국약감장〔2025〕18호)의 후속 조치로, 화장품 허가·등록 개혁 방향을 규범성 문서로 구체화한 것이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안전성 기준은 낮추지 않으면서도 기업의 자료 제출 부담과 생산경영 비용을 경감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초 출시 시 시판 증빙자료 면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해외 화장품 신제품의 중국 최초 출시 우대 조치다. 해외 신제품이 중국에서 최초로 출시되거나 중국과 다른 국가·지역에서 동시에 출시되는 경우, 허가인·등록인은 원산지 또는 소재국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 대신 ‘중국 최초 출시 확약서’ 제출만으로 허가·등록을 진행할 수 있다.

확약서에는 허가인·등록인 및 경내책임자·생산기업의 명칭과 주소, 제품명, 중국 최초 출시·판매를 확약하는 내용이 담기며, 해당 제품의 생산국 판매용 포장자료는 정식 제품이 아닌 디자인 시안으로도 제출이 가능하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신제품을 중국 소비자에게 더 빠르게 선보이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퍼머·비산화 염모 등 독성학 시험 면제 가능
특수화장품 중 퍼머 제품, 비산화형 염모제, 물리적 차폐 기능만 가진 미백 제품과 신원료를 사용한 일반화장품(어린이 화장품 제외)은 생산기업이 소재국 정부기관이 발급한 생산품질관리체계 자격증명(한국의 화장품 제조업 허가증 등)을 보유하고, 안전성 위해평가로 제품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면 독성학 시험보고서 제출을 면제받을 수 있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이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동물시험 3R 원칙(대체·감소·최적화)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설명하며, 향후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기술지도원칙을 통해 면제 대상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료 안전 정보, 기업 자체 보관·비치로 전환
제품 허가·등록 시 원료의 안전정보 문서와 원료 제출코드 기재 의무가 사라진다. 앞으로는 원료 생산업체 명칭만 기재하면 되며, 관련 자료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보관·비치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도 더 이상 원료 제출코드를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화장품안전기술규범」 등 기술문서가 원료 품질규격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제품 처방란이나 안전성 평가자료에 원료의 품질규격 또는 시험성적서를 여전히 제출해야 한다. 기허가·등록 제품의 원료 생산업체나 품질규격이 변경된 경우에는 「화장품 허가·등록 자료 관리규정」에 따라 정보를 갱신하거나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이번 조치로 허가인·등록인의 품질안전 주체책임이 한층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처방체계 유사 제품, 시험자료 공용 허용
색조화장품과 향수 업계에 가장 실질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조치는 처방체계 유사 제품 간 시험자료 공용 허용이다.

동일 허가인·등록인이 동일 브랜드에서 착색제, 향료, pH 조절제, 고분자 폴리머 증점제, 진주광택제의 종류·함량과 이에 따른 용매·충전제 함량만 다르고 나머지 처방 성분과 제형·사용법이 동일한 제품을 다수 출시하는 경우, 대표 제품 1개만 미생물·이화학 시험, 독성학 시험, 인체 안전성 시험을 실시하면 나머지 제품은 처방체계 유사성 설명서 제출과 함께 해당 시험보고서를 공용할 수 있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질의응답에 따르면 대표 제품은 잠재적 위해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중금속·알레르기 유발성분 함유 등)으로 선정해야 하며, 예를 들어 착색제만 다른 미백·자외선차단 제품군에서는 유기 착색제 총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을 대표로 선정하는 식이다. 단 생산공장이 서로 다르거나 변경된 경우에는 공장별로 대표 제품을 선정해 미생물·이화학 시험을 별도로 실시해야 한다.

효능 클레임 평가시험 자료도 같은 방식으로 공용이 허용된다. 처방체계가 유사한 제품군에서 대표 제품 1개의 효능 평가자료를 다른 제품에도 활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동등성 평가를 거쳐 자료의 과학성과 합리성을 확인해야 한다.

다만 미백·자외선차단·탈모방지 효능과 관련된 제품은 허가 시 대표 제품의 효능 클레임 평가시험 자료와 처방체계 유사성 설명서, 처방 대조 일람표를 제출해야 한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이번 조치로 립스틱, 블러셔, 아이섀도 등 색조화장품과 향수의 시험비용이 대폭 절감되고 제품 출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생산공장 국경 간 이전 시 자료 간소화
이미 허가·등록된 수입 제품을 중국 내 생산으로 전환하거나 중국산 제품을 국외 생산으로 전환하는 경우, 허가인·등록인·제품명·처방과 적용 기준에 실질적 변경이 없다면 독성학 시험, 인체 안전성 시험, 안전성평가, 효능평가 보고서를 기존 자료 그대로 공용할 수 있다.

다만 미생물 및 이화학 시험은 새로 실시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기존 허가증·등록증빙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생산지를 이전하는 경우 기존 제품을 먼저 말소한 뒤 재신청해야 하고, 생산기업을 추가하는 경우에는 동일 제품명을 유지하되 기존 허가·등록번호를 기재해야 한다.

효능 평가시험 방법 선택권 확대
미백, 자외선차단, 탈모방지 효능을 제외한 기타 효능 클레임에 대해서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 허가인·등록인이 업계표준, 국제표준, 기술지침 또는 검증된 자체 시험방법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평가시험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이를 통해 기업의 혁신 주체 역할을 강화하고 정부 감독관리와 업계 자율이 선순환하는 공동관리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제품 경내책임자 변경 절차도 간소화된다. 기존에는 이전 경내책임자의 동의서와 효력을 증명하는 판결문 등을 제출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경내책임자 위임장 원본 및 공증서 원본 ▲변경 예정 경내책임자가 담당할 제품 목록 ▲변경 예정 경내책임자가 기존 책임을 모두 승계함을 확인하는 확약서만 제출하면 된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기업 간 상업적 협력 조정 과정의 절차적 장애를 없애 허가인·등록인이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이번 공고가 공고일부터 시행되며, 기존에 발표된 관련 문서 내용이 이번 공고와 상충할 경우 이번 공고를 우선 적용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인 해외 화장품 기업, 특히 색조화장품·향수 브랜드의 허가·등록 비용과 기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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