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의 미래, 인공지능에 물어봐!

전통 채널 쇠퇴 모바일 쇼핑 증가, '플랫폼 경제' 부상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18-11-13 10:4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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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호 기획] K-BEAUTY 4.0 - AI가 이끄는 화장품 산업 변화 - 유통


[CMN 신대욱 기자] 유통분야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폭발력이 어느 분야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방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을 장착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소비시장을 주도하면서 전통적인 유통채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해외 직구나 공동구매 플랫폼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국경간 거래 규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가 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조9420억 달러(약 2,192조5,000억원)였고 이중 국경간 거래는 5,300억 달러(약 598조3,700억원)에 달했다. 2020년에는 국경간 거래가 9,940억 달러(약 1,122조2,200억원)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같은 증가세는 모바일 활용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과도 연계돼 있다. 여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를 넘나드는 크로스 쇼퍼도 늘어나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변화도 이끌고 있다.


알리바바, 전 세계 유통 변화 주도


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킨 스마트폰의 등장은 유통 분야를 빠르게 재편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정보와 자원이 집중되는 플랫폼 경제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다. 그만큼 최근 10년간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유통의 ‘파괴적 혁신’을 이끌어왔다.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는 알리바바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2010년 이후 급성장하며 전 세계 유통흐름을 바꾸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을 탄탄한 소비층으로 확보하면서다. 특히 2009년부터 매년 11월 11일 진행하고 있는 광군제 쇼핑 이벤트는 해가 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광군제 총거래액은 253억 달러(약 26조5,000억원)였다. 2009년 780만 달러의 무려 30만배 성장이다.


이같은 성장은 전 세계 8위 기업(시가총액 기준)이자 아시아 톱 기업으로 올라서게 만들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2월 발표한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알리바바는 4,797억 달러(약 541조5,800억원)로 8위에 올랐다.


여기에는 중국인 인터넷 사용자수 증가에 힘입었다. 중국인 인터넷 사용자수는 현재 8억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이중 98%가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B2C 쇼핑몰인 티몰을 이용하는 밀레니얼 세대만 1억명이 넘고 이들중 여성이 60%에 이른다. 밀레니얼 세대 중 25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달한다.


알리바바는 이들 수억명이 남긴 빅데이터를 활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신유통’ 전략을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신유통 전략은 온라인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유통과 제휴를 맺으면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편의점과 마트, 편집숍 등 다양한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확산하고 있다. 이들 제휴 유통점엔 그 지역 핵심소비층의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공유, 효율적인 점포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신유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단순 O2O 서비스에서 나아가 디지털 기반 위에 오프라인 거점까지 온라인으로 통합하는 신개념이다. 쇼핑과 물류, 결제에 이르는 모든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는 개념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 채널은 물론 고객 개인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최적화된 상품 제안, 온라인 교육, 가상 체험, 맞춤형 예약 서비스, 퀵 배송 등 다양한 기술로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이니스프리도 알리바바의 티몰과 제휴를 맺고 항저우에 신유통 컨셉스토어를 지난 7월 오픈했다. 티몰로부터 빅데이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AR 인터랙티브 쇼핑환경을 제공받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마몽드가 티몰과 함께 팝업스토어를 상해에 열었다. 인공지능 거울과 맞춤형 립글로스, 스마트 정보 시스템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 AI 기술로 무인매장 개설


알리바바와 함께 전 세계 유통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은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에서 6,922억 달러(약 781조5,000억원)로 4위에 올라 있다. 아마존도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올해 초 무인매장인 ‘아마존고’를 시애틀에 오픈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고는 딥러닝을 통한 AI 시각 인식기술이 적용된 혁신 매장이다. 천장에 100여개에 이르는 센서가 달려 실시간으로 고객과 제품을 인지하고 고객의 아마존 계정으로 자동 결제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아마존은 반응이 이어지자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매장을 확대했고 2021년까지 매장을 3,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파악해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해당 지역 물류창고에 미리 가져다두는 예측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미국의 스타트업 ‘마이 뷰티 매치스(MY Beauty Matches)’는 AI 기계학습을 통해 3,500개 이상의 브랜드 40만개 이상의 제품 중에서 사용자에게 맞는 제품을 제안하고 가격비교까지 해주는 사이트로 주목을 끌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경우도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모바일 쇼핑이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 리서치 전문기관인 오픈서베이가 8월 발표한 ‘2018 하반기 모바일 쇼핑 트렌드’에 따르면 89.1%(만20~49세 대상)가 스마트폰을 이용해 쇼핑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경험률이 89.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여성의 경험률이 89.4%로 남성(79.0%)보다 앞섰다.


이같은 소비층과 구매패턴 변화에 따라 국내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플랫폼화 또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e커머스사업본부를 출범하는 한편 쇼핑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유통 계열사의 모든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 신세계그룹도 온라인 신설법인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에 1조원을 투자, 기존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그룹도 IT법인 현대IT&E룰 설립하고 기존 IT사업부 외에 VR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국내 대형 유통사, 온라인 사업 강화


AI와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이용해 색다른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챗봇을 활용한 상담 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스마트 스토어로 새롭게 꾸민 네이처컬렉션에 인공지능 메이크업 전문가에게 화장법을 조언받는 ‘오늘 나의 메이크업’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 어플은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과 빅데이터가 접목됐다. VDL은 세계적인 컬러 컨설팅 그룹 팬톤과 함께 개발한 개인별 코스메틱 컬러 매칭 시스템인 컬러인텔 2.0을 운영하고 있다.


라네즈는 명동과 신사동 가로수길점에 뷰티미러를 설치했고 이니스프리는 모델 워너원의 360℃ VR 영상을 매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VR존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11번가는 그동안 상품군별로 운영해오던 챗봇을 한데 모아 통합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챗봇을 통합하면서 서비스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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