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모방하던 로컬 브랜드, 차별화 전략 시동

한국 화장품 할랄 인증 잇따라 … 내년 할랄 의무화 선제적 대응

CMN 편집국 기자 [기사입력 : 2025-07-02 오후 4: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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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특별취재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최대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가 내년부터 화장품 할랄 인증 의무화를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제조사들이 할랄 인증 획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신행)이 최근 발간한 2025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4호(인도, 인도네시아편)에 따르면, 2026년부터는 모든 뷰티 브랜드에 할랄 인증이 의무화되어 한국의 이니스프리, 코스메카코리아 등이 선제적으로 인증을 획득했다.

K-뷰티는 인도네시아에서 K-팝과 K-드라마 인기의 영향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K-뷰티는 인도네시아에서 스킨케어 혁신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으며, K-뷰티 트렌드와 결합된 퍼스널 컬러 진단 서비스는 현지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뷰티 브랜드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천연 소재 기반 산학연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가연구혁신청은 제조사 코스맥스 인도네시아와 MOU를 체결해 천연 소재 활용 제품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의 선택은 로컬 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화장품 산업은 최근 3년간 화장품 기업 수가 77% 늘어날 정도로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로컬 브랜드들은 K-뷰티 모방을 넘어 다방면으로 차별화 전략을 꾀하는 모양새다.

K-뷰티의 인도네시아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제는 이를 수입 제품 소비로 끝내지 않고 인도네시아의 기후, 피부 특성, 문화적 감수성을 반영한 로컬 브랜드의 발전을 견인하는 자극제로 활용하고 있다.

BPOM, 불법 화장품 집중 단속

최근 인도네시아 뷰티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현지 식품의약품안전청(BPOM)의 규제 강화다. 온라인 쇼핑과 소셜 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으로 화장품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불법 화장품 유통이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따라 2025년 초부터 BPOM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바이럴 마케팅으로 인기를 끄는 화장품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했다.

2025년 3월, BPOM은 유통 허가를 받지 않은 화장품 브랜드 86개를 공개했다. 공개된 미허가 브랜드 목록에는 중국 메이크업 브랜드 게코모(Gecomo), 헤어케어 브랜드 카실(Karseel), 베트남 스킨케어 브랜드 아크네 포르테(Acne Forte), 일본 메이크업 브랜드 케이트 도쿄(Kate Tokyo) 등 소셜 미디어에서 활발히 마케팅하던 브랜드들 중 일부가 포함됐다.

이어 5월에는 먹을 수 있는 화장품으로 홍보하던 제품 4개의 유통허가가 취소됐다. 인도네시아 화장품 제조사 카이젠 스킨 엑스퍼트(Kaizen Skin Expert)의 에디블 더마 코스메티카(Edible Dermo Cosmetica) 시리즈 제품들이 주요 단속 대상이 됐다.

BPOM은 화장품을 인체 외부에 사용하는 용도로만 허가하고 있기 때문에 ‘먹을 수 있다’는 표현은 부적절하고,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유통허가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불법 화장품 제조 및 유통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BPOM의 허가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화장품을 제조하거나 유통한 업체는 최대 12년의 징역형 또는 50억 루피아(한화 약 4억 2,15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차별화 꾀하는 로컬 브랜드들

K-뷰티가 인도네시아에서 스킨케어 혁신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으나 실제 소비자들의 선택은 로컬 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2월, 인도네시아 산업부(Kemenperin)는 화장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해 최근 3년간 화장품 부문 기업 수가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에센셜 오일, 해초, 허브 식물 등 다양한 생물이 존재하는 국가로, 천연 성분을 활용한 뷰티 제품 개발에 있어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최근 몇 년간 K-뷰티의 인기는 인도네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킨케어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라네즈, 이니스프리, 썸바이미 등 한국 브랜드들은 현지 소비자들의 스킨케어 루틴에 기능성을 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흥미로운 점은, 대다수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 72% 정도가 한국을 스킨케어 트렌드 선도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스킨케어 품목의 수요 증가에 발맞춰 인도네시아 브랜드들 역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며 제품 출시를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현지 브랜드들은 단순한 K-뷰티 모방을 넘어 현지화된 차별화 전략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합리적인 가격대, 열대성 기후와 인도네시아인의 피부 특성에 맞춘 제형 설계, 알로에 베라, 센텔라 아시아티카, 강황 등 자국산 천연 성분의 적극적 활용, BPOM 및 할랄 인증 확보를 통한 제품 안전성 강화 등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춘 제품과 전략으로 자체적인 뷰티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해가고 있다.

K-뷰티, 할랄 인증 획득 가속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최대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는 2026년부터 화장품 할랄 인증 의무화를 시행할 예정이다.

할랄 화장품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 가공, 포장되는 제품으로, 돼지 유래 성분을 배제하고 동물 실험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성분 규제를 넘어 전 제조 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을 준수해야 하는 포괄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 인구의 약 90%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2026년 10월 17일부터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을 포함한 비식품 분야까지 할랄 인증 대상 범위를 확대하려 한다.

이에 따라 모든 제품은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장청(BPJPH) 등록이 필수이며, 미등록시 현지 유통이 불가능하거나 반드시 비할랄(Non Halal) 표기를 해야 한다.

BPJPH에 화장품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취득하거나 상호인정(MRA) 협정이 체결된 해외 할랄 인증 기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2025년 5월 기준으로 한국은 총 3개 기관이 인도네시아와 상호 인정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중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orea Testing Certification Institute) 만이 화장품 분야에 대한 상호인정을 확보했다.

한국 화장품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브랜드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품질 제품으로 빠르게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이제는 제품 경쟁력과 함께 할랄 인증을 포함한 규제 대응 역량이 시장 성공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환경 변화에 따라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제조사들은 인증 획득에 박차를 가하며, 선제적으로 인증을 취득하거나 준비 중인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2024년 11월 25일, 인도네시아 최고 할랄 기구 울라마 위원회(Majelis Ulama Indonesia, MUI)로부터 공식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MUI 인증은 이슬람권 국가에서 높은 신뢰도를 지닌 인증 중 하나로, 원료 선정, 생산, 포장, 유통까지 모든 공정에서 엄격한 기준과 심사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코스메카코리아도 2025년 2월, 인도네시아 MUI로부터 공식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5년 3월 3주차부터 5월 2주차까지 인도네시아 소시올라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클렌저, 스팟 패치, 에센스, 크림, 선케어 등 다양한 제품군이 고르게 포함됐다.

특히, 코스알엑스의 클렌저 2종이 6주 연속 1, 2위를 기록해 저자극 클렌징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보여줬다.

분석 기간 동안 상위 5위권 제품 구성에 변동이 없어 특정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있음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스팟 패치와 보습 중심 제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한국 브랜드 코스알엑스가 클렌저 2종과 에센스 1종 등 총 3개 제품을 5위권 내에 올려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캐나다 브랜드 스킨티픽은 2025년 3월 3주차에 4개 제품이 Top 10에 자리해 보습 및 진정 라인에서 확고한 인기를 보여줬다.

두 브랜드가 상위 10위 중 60%를 차지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브랜드는 선케어 및 크림 부문에서 입지를 확보했다.

멀티밤 1위, 퓨어포포 오인먼트

퓨어포포(Pure Paw Paw)는 2013년 호주 제약회사 코어메트릭스(Coremetirics) 산하 브랜드로 탄생했다.

호주 북부의 퀸즐랜드에서 재배한 파파야를 발효시켜 얻은 고농축 성분이 담긴 피부 진정 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들은 건조하고 갈라진 피부와 입술을 빠르게 진정시키고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표 제품인 오인먼트(Oinment)는 인도네시아의 덥고 습한 기후에 맞춰 기획됐다.

기저귀 발진, 피부 붉은 기, 땀띠 등 어린 아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피부 트러블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인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가족 중심 문화가 강한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정서에 맞춘 마케팅 전략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5년 3월 3주차부터 5월 2주차까지 인도네시아 소시올라의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립 메이크업과 베이스 메이크업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메이블린의 리퀴드 립스틱은 집계 기간 동안 네 차례 1위를 차지해 지속력 높은 매트 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입증했다.

5월 2주차에는 쿠션 파운데이션을 중심으로 베이스 메이크업의 순위 진입이 늘었고, 지속력과 커버력을 겸비한 제품 위주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5월 2주차에 캐나다 브랜드 스킨티픽이 Top 10 중 3개 순위를 차지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 외에도 미국 브랜드 메이블린과 한국 브랜드 베어앤블리스는 립 제품으로 분석 기간 내내 10위권을 유지했다.

‘글래드투글로우 커버 쿠션’ 인기

글래드투글로우(glad2glow)는 202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설립된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브랜드다.

순한 천연 성분에 첨단 기술을 더한 토너, 세럼, 로션, 클렌저 등의 스킨케어 제품을 주로 선보이면서 합리적인 가격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모든 제품은 중국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 및 수입해 뛰어난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가격대를 실현하고 있다.

글래드투글로우는 10~20대 여성 소비자를 핵심 타깃으로 삼고 그들의 감성과 취향을 세심하게 반영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글래드투글로우 퍼펙트 커버 쿠션은 뛰어난 커버력을 갖춘 베이스 제품으로, 세미 매트한 마무리감이 특징이다. 사용 후에도 피부가 건조하지 않고 편안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폭 넓은 피부톤을 고려해 총 6가지 색상을 선보이고 있다.

인기 헤어케어 제품 분석


2025년 3월 3주차부터 5월 2주차까지 인도네시아 소시올라의 헤어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샴푸와 컨디셔너 중심에서 헤어 오일, 헤어 미스트 등으로 제품군이 다양해지는 흐름이 보였다.

3월 3주차에는 크림 앤 토닉의 컨디셔너와 샴푸가 1~3위를 독점해 손상모 복구 및 두피 균형 케어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두드러졌다. 반면, 5월 2주차에는 라보조이의 샴푸 2종이 1, 2위를 기록해 브랜드 선호도 변화가 관찰됐다.

같은 주차에 헤어 오일과 향수 등 스타일링 제품이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해 헤어케어 영역이 확장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3월 3주차에는 인도네시아 브랜드 크림 앤 토닉과 씨아라가 Top 10 중 7개 순위를 차지해 자국 브랜드 중심의 선호 양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5월 2주차에는 호주, 프랑스, 한국 등 글로벌 브랜드의 약진으로 경쟁 구조가 다양해졌다.

샴푸 인기 1위, 호주 ‘라보조이’

라보조이(lavojoy)는 2021년 호주에서 시작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퍼스널 케어 브랜드다.

라보조이는 남녀 모두를 아우르는 마케팅으로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인기 배우 랜디 마틴(Randy Martin)을 뮤즈로 선정해 대중성과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라보조이는 라마단 기간에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이벤트와 토크쇼를 선보이는 등 인도네시아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정서적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라보보이의 홀드 미 타이트 프로 샴푸는 탈모 예방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8주 임상 테스트 결과, 사용자의 87%가 두피 상태 개선을 경험했으며, 모발 밀도가 평균 23%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제품의 향이 일반 향수보다 오래 지속되고, 고급스러운 향기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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