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시장의 숨은 큰손 ‘X세대’를 잡아라
진정성 있는 캠페인과 ‘웰에이징’ 스토리텔링이 핵심 전략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4-08 오후 4:46:39]

  • 링크복사
  • 라인공유
  • 블로그공유
  • 카카오톡공유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X세대 뷰티 소비자 동향 분석


[CMN 심재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인구 구조의 변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뷰티 업계가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X세대(1965~1980년생)’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빅 핸드’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트렌드 리서치 기관 민텔(Mintel)과 CI KOREA 2026이 공동으로 발표한 ‘뷰티 시장의 숨은 큰손 X세대를 잡아라: 공감과 연결의 BPC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X세대를 포함한 50세 이상의 인구는 전 세계 소비 지출의 무려 4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글로벌 뷰티 및 퍼스널 케어(BPC) 신제품 중 이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의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PC 구매 결정은 X세대가 한다
X세대는 단순한 중장년층이 아니다. 이들은 현재 직장에서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리는 세대이며, 은퇴 연령 상승으로 경제적 영향력이 더욱 오래 지속될 전망이다.

민텔 보고서는 X세대가 ‘샌드위치 세대’로서 자녀(장기 거주), 손주, 노년 친척까지 다세대에 걸친 소비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경우 X세대의 80%가 가정의 BPC 구매 결정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력과 구매 결정력에도 불구하고 BPC 시장의 현실은 냉혹하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BPC 신제품 출시 중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제품은 1% 미만이다. 독일 X세대 BPC 구매자의 60%는 ‘자신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BPC 제품을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Z세대 23% 대비).
[출처=민텔, 2024년 3월]

X세대 BPC 핵심 가치 6가지
민텔은 X세대 BPC 소비자를 규정하는 여섯 가지 핵심 속성을 도출했다. △까다로운 소비자(Disceming) △자신감(Confidence) △건강 참여(Health Engaged) △단순성(Simplicity) △가치 지향(Value-Minded) △품질 우선(Quality) 등 각 속성은 브랜드의 신제품 개발(NPD)마케팅성장 전략 수립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X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광고에서 X세대의 ‘가시성(visibility)’을 높이는 것이다.

2024년 민텔 조사에 따르면, 핀란드(2%), 일본(4%), 싱가포르(4%)에서는 45세 이상 소비자 가운데 브랜드 광고의 연령대가 자신을 대표한다고 느끼는 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미국조차도 해당 비율은 19%에 그쳤으며, 미국 전체 광고 지출의 5%만이 50대 이상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세 가지 앰버서더 유형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원조 X세대 슈퍼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에스티로더는 2025년 60세의 폴리나 포리즈코바를 재기용했다. 1980년대 초창기 슈퍼모델 출신인 그녀는 긍정적 노화를 주장하는 인물로, 진정성과 강력한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바탕으로 X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두 번째는 세대를 초월하는 여배우 활용이다. 로레알이 질리언 앤더슨(배우작가여성운동가)와 손잡은 것은 X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섹스 에듀케이션’ 등 Z세대 콘텐츠를 통해 확보한 팬층까지 포괄하는 시장 확대 전략이다.

세 번째는 공감 가는 비유명 X세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이다. 메이블린, M.A.C, MCO 뷰티 등은 ‘버스 아줌마’(56세 인플루언서 베미 로로주오군)처럼 유머와 따뜻함을 갖춘 비유명 X세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진정성 있는 연결을 창출하고 있다.

‘론제비티’와 ‘웰에이징’의 시대
그동안 뷰티 업계에서 중장년층을 향한 메시지는 주로 ‘노화 방지(Anti-aging)’에 매몰돼 있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X세대가 더 이상 나이 드는 것을 숨기거나 거부해야 할 부정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많은 X세대는 나이가 들면서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커진다고 응답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려 보이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 나이에서 가장 건강하고 빛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론제비티(Longevity, 장수)’와 ‘건강 수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X세대 스킨케어 구매자의 27%는 장수 연구를 기반으로 한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들은 이제 ‘주름 개선’이라는 단편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피부의 근본적인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웰에이징’ 스토리텔링을 구축해야 한다.
[출처=민텔, 2025년 8월]

소셜 커머스의 새로운 주역
X세대를 아날로그 세대로만 규정하는 것은 치명적인 마케팅 오류다. 이들은 기술적 편의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특히 자녀 세대(Z세대/알파세대)와의 교감을 통해 최신 소셜 미디어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X세대의 소셜 플랫폼을 통한 뷰티 제품 구매율은 이미 젊은 층에 육박하고 있다. 틱톡(TikTok)은 더 이상 10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QVC와 같은 홈쇼핑 채널이 틱톡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X세대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다.

또한, 보고서는 메신저 기반의 소통과 AI 기술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독일 X세대의 80%가 왓츠앱(WhatsApp)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인화된 에이전트형 AI를 통해 쇼핑의 복잡성을 줄여주는 서비스가 X세대의 충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상적 효능’과 ‘투명성’에 민감
X세대는 역대 어느 세대보다 분석적이고 까다로운 소비자다. 이들은 화려한 광고 문구에 쉽게 현혹되지 않으며, 브랜드가 주장하는 효과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입증된 결과’가 필수적이다. 명확한 임상 시험 데이터, 투명한 성분 공개, 그리고 실제 사용자들의 진정성있는 리뷰가 구매 결정의 결정적 요인이 된다.

동시에 이들은 복잡한 뷰티 루틴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적은 단계로도 확실한 효과를 내는 ‘미니멀리즘’ 스킨케어와 비용 대비 가치가 확실한 제품에 지갑을 연다.

이탈리아의 유통 브랜드 페니 이탈리아(Penny Italia)가 출시한 ‘포에버 유(Forever You)’ 라인은 나이 대신 피부 고민에 집중한 직관적인 제품 구성으로 X세대의 실용주의적 소비 성향을 잘 파고든 사례다.

‘대사적 뷰티(Metabolic Beauty)’ 부상
X세대는 라이프스타일과 외모의 연관성을 높이 이해하는 ‘전체론적 소비자’다. 브라질 X세대의 상당수는 건강하지 못한 생활방식이 외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이 인식은 단순한 스킨케어를 넘어 이너뷰티, 진단 도구, 식품 연계 건강 트렌드로까지 확장된다.

미래 뷰티 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먹는 화장품(VMS)’과 바르는 화장품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X세대는 신체 내부의 건강이 외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 식이섬유는 ‘차세대 단백질’로 부상 중이다. 이에 따라 ‘장-피부 축(Gut-Skin Axis)’ 이론에 기반한 제품들이 유망하다. 식이섬유 섭취를 극대화해 장내 미생물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피부 건강을 도모하는 ‘식이섬유 맥싱(Fibremaxxing)’ 트렌드가 뷰티 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실제로 독일 X세대 뷰티 구매자의 23%가 갱년기 증상 완화나 노화 관리를 위해 뷰티 보조제를 이미 섭취하고 있다.

공감과 연결로 시장 선점해야
2026년 뷰티 시장에서 X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핵심은 ‘가시성(Visibility)’과 ‘진정성(Authenticity)’이다.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이 직면한 신체적정서적 변화를 정확히 타격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민텔의 이번 보고서는 X세대와 정서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디지털 채널을 통해 이들의 구매 여정을 단순화하며, 과학적으로 입증된 효능을 투명하게 소통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Copyright ⓒ cm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링크복사
  • 라인공유
  • 블로그공유
  • 카카오톡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