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9-04 오후 12:59:51]
[자료=중소벤처기업부][CMN 심재영 기자] 정부가 K뷰티를 중소기업 수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2030년까지 중소기업 수출 1,800억 달러 달성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직무대행 제1차관 노용석)는 지난 3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3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관계 부처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수출 4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기업·품목·국가·정책 4대 분야 혁신을 통해 국정 목표인 중소기업 수출 1,500억 달러를 조기 달성하고, 2030년에는 1,8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중소기업 수출은 2025년 1,200억 달러(전년 대비 8.1% 증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640억 달러(11.6% 증가)로 역대 1위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호조세의 배경에 K뷰티와 온라인 수출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있다고 짚었다. 특히 K뷰티는 기존 중국·대기업 중심 수출구조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하며 새로운 수출 주역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K-뷰티 3.0” 시대 연다
정부는 이번 전략에서 소비재 품목 육성 방향으로 “K뷰티 3.0” 시대를 제시했다.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중국 중심의 인지도를 쌓았던 1.0 시대와 인디 브랜드·온라인플랫폼을 앞세워 미국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한 2.0 시대를 지나, 이제는 친환경·기능성 제품과 뷰티 디바이스 등으로 고부가가치화를 이루는 3.0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KOTRA와 민간 플랫폼의 시장수요 정보, 유통·제조사의 품목정보, 중기부의 수출 통계 등 3대 정보를 종합해 수출성장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K브랜드 전략 품목으로 선정·육성하기로 했다.
올해 110개 사(비 화장품 5개 포함) 수준인 K브랜드 전략 품목을 2030년까지 1,000개 사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 가운데 K뷰티는 35개 사에서 400개 사(비화장품 150개 포함)로, K푸드는 35개 사에서 200개 사로, K패션과 K라이프는 각각 20개 사에서 200개 사로 늘어난다.
품목별 앵커기업과의 민·관 협업을 통한 특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대기업이 보유한 해외 유통망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공동진출도 확대되는데, 산업부·중기부는 내년 해외 편의점 활용 사업을 시범 도입한 뒤 다른 유통망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문체부·중기부는 K콘텐츠를 활용한 PPL·광고 지원으로 중소기업 제품 홍보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실제 한 수산식품 제조기업은 SBS 드라마 'PPL' 노출 이후 전년 대비 수출이 12% 늘어난 사례로 소개됐다.
물류·IP·인증 ‘3종 세트’ 지원
정부는 소비재 수출 과정에서 겪는 물류·지식재산·인증 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인천공항에는 내년 12월 중소기업 전용 물류센터를 열고, 비수도권 중소기업을 위한 내륙육상 지원 체계도 신설한다.
지식재산 보호를 위해서는 중기부·지식재산처가 중심이 된 ‘K브랜드 지식재산 보호 협의체’를 이달 가동하고,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를 통해 정품인증기술이 적용된 국가인증상표를 소비재 제품에 부착해 위조 방지에 나선다.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도 운영해 해외 지식재산권 침해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인증 분야에서는 산업부·중기부·식약처가 협력해 해외 규제를 사전 발굴하는 단계부터 인증 획득, 사후 실증 연계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국내에서 취득 가능한 해외인증 종류도 현재 212종에서 2028년까지 500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 지원도 확대된다. 뷰티 분야 초기 생산자금을 지원하는 K뷰티론(연 400억 원)에 더해, 패션·라이프 등 다른 소비재 분야를 위한 별도 지원 자금도 신설하기로 했다.
뷰티 품목에 대해서는 중기부·복지부가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 연구개발(R&D)을, 중기부·식약처가 스마트공장 구축과 CGMP 인증 컨설팅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화장품 제조 현장에는 멀티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실증 프로젝트도 가동할 예정이다.
브라질·유럽·몽골 맞춤 진출
정상외교 성과를 활용한 신흥시장 개척 지원에서도 K뷰티가 핵심 카드로 등장했다. 세계 3위 화장품 시장인 브라질에서는 헤어케어·선케어 등 현지 유망품목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브랜드 런칭 팝업스토어 운영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실시간 홍보, 현지 플랫폼 입점과 기획전을 병행하는 한편, 식약처는 브라질 위생감시청(ANVISA)과의 규제협력을 강화해 국내기업의 현지 인허가 대응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프랑스 등 주요 뷰티·패션 거점에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설 K브랜드 팝업스토어를 내년 2곳 신설한다. 정부가 중장기로 매장을 임차하면 기업들이 1~2주 단위로 순환 사용하는 방식이다. 실제 한 국내 뷰티 브랜드가 프랑스에서 연 첫 유럽 현지 팝업스토어에는 10일간 누적 1만 명이 방문한 사례가 소개됐다.
몽골에서는 CU·GS 등 현지 편의점 네트워크(CU 603개, GS 206개 등)를 식품·뷰티·라이프 제품의 ‘해외 진출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 편의점 시범 입점을 통해 현지 반응을 검증한 뒤 정식 입점이나 다른 유통망 진출로 확대하는 구조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오프라인 팝업 행사도 함께 추진된다. 라벨·패키지 현지화와 해외인증 연계 지원도 이뤄진다.
이 밖에 인도에는 제조·실증·전시 공간을 갖춘 해외 진출 종합거점을 구축하고, 싱가포르에는 창업 특화 거점과 함께 2030년까지 3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벤처펀드(K-VCC)를 조성해 아세안 지역 진출을 지원한다.
지원체계 통합, 법제화도 추진
정부는 기업 관점에서 수출 지원 체계를 통합·재정비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중소기업 수출·해외진출 지원사업 통합공고를 2028년부터 실시하고, 기관별로 제각각인 신청 서류 양식도 단계적으로 통일한다. ‘고비즈코리아’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중소기업 수출성장지원 종합플랫폼으로 고도화되며, AI를 활용한 바이어·지원사업 맞춤 추천 기능도 강화된다.
또한 정책 추진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중소기업 해외 진출 촉진법’을 올 하반기 제정할 계획이며, 지역별 수출지원센터는 규제·물류 등 이슈에 대응하는 ‘상시 애로 신고센터’로 전환된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최근 중소기업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수출 저변과 성장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4대 혁신 전략을 조속히 기업 현장에 안착시켜 중소기업 수출이 기존 국정과제 목표였던 1,500억 달러를 넘어, 2030년까지 1,800억 달러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