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장품 시장, 디지털‧성분‧시니어가 이끈다
앳코스메 성분 검색 기능 ‘인기’ … K뷰티, 고기능성 세그먼트 공략 나서야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5-20 오후 4: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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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최근 일본 화장품 시장이 디지털 소비 확산과 소비 세대의 변화, 그리고 성분 중심 소비 경향이 맞물리며 전례 없는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한 브랜드 충성도보다 성분과 효능, 사용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되면서 일본 뷰티 시장의 경쟁 구도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기존의 오프라인 및 브랜드 인지도 중심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고기능성 성분과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태계가 빠르게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특히 온라인 리뷰와 성분 검색, 맞춤형 소비가 새로운 구매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K뷰티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간한 ‘2026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2호(중국‧일본편)’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시장은 디지털 기반 소비 전환과 함께 기능성 코스메틱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시니어 소비층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패키지와 성분 투명성 강화 흐름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3년 간 뷰티 테크 8.7% 성장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2.1%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뷰티 테크’ 부문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8.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같은 기간 메이크업 부문도 연평균 2.7% 성장하며 베이스(3.2%)와 내추럴 메이크업(3.0%) 제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한편, 스킨케어 부문은 연평균 성장률이 1.9%, 퍼스널 케어 부문과 향수 부문은 1.6%로 상재적으로 낮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부문이 0.2% 역성장하는 등 시장 내부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립 메이크업(49.0%)과 아이 메이크업(29.1%) 제품에서 수입국 1위를 차지했다. 스킨/메이크업 기타(43.3%), 퍼스널 케어 기타(29.6%), 페이스(29.5%) 제품 등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일본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앳코스메, ‘성분 검색 기능’ 도입

일본 뷰티 유통 체계의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가 제품을 인지하고 구매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전환이다.
특히 일본 소비자들은 단순 광고보다 실제 사용 경험과 리부, 성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일본 최대 뷰티 플랫폼인 앳코스메(@cosme)는 최근 ‘성분 검색 기능’을 정식 출시했다. 이는 기존의 브랜드 랭킹이나 리뷰 중심 구조에서 성분의 효능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성분 중심 소비’ 트렌드가 현지에 확고히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화장품 구매 과정에서 ‘누가 추천했는가’보다 ‘어떤 성분이 들어 있고 어떤 효능이 검증됐는가’가 더욱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시장 구조 변화도 눈에 띈다. 일본 뷰티 시장에서는 기능성 코스메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안티에이징, 저자극, 피부 장벽 강화 등 실질적 효능을 강조한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으며, 스킨케어와 헬스케어 경계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 미용 목적을 넘어 피부 건강과 웰니스 개념으로 화장품을 접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인지도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는 신규 브랜드가 상위에 노출되기 어려웠으나, 성분 검색 도입으로 PDRN, 글루타치온, 엑소좀 등 기능성 성분을 보유한 신흥 인디 브랜드들도 검색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유통 패러다임 변화 ‘주목’
일본 시장에서는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스토어의 역할 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리뷰와 성분 정보 기반 구매가 강화되는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체험형 소비와 맞춤형 상담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라쿠텐(Rakyten) 중심의 디지털 프로모션 확대와 함께 라이브커머스‧SNS 기반 마케팅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온라인 유통에서는 ‘검색형 구매’가 축소되고 ‘발견형 구매’가 급부상하고 있다. 소비자가 검색창에 제품명을 입력해 찾아가는 대신, 숏폼 영상을 보다가 제품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거나 라이브방송을 시청하며 결제까지 마치는 흐름이 대세다.

2025년 6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숍(TikTok Shop)’은 일본 진출 반년 만에 구매 이용자 수가 20배 이상 늘었으며, 등록 판매자는 5만 개, 크리에이터는 20만 명을 돌파했다. 특히 틱톡숍 유통 총액(GMV)의 약 70%가 숏폼 영상과 라이브 방송 등 콘텐츠를 출발점으로 한 구매에서 발생하고 있어 ‘콘텐츠 커머스’의 파급력을 입증했다.

친환경 트렌드 역시 일본 시장에서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화장품 패키지 친환경 인증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브랜드들은 재활용 소재 사용과 ESG 기반 패키지 전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 소비자 특유의 ‘지속 가능 소비’ 성향이 뷰티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년‧시니어, 핵심 소비층 부상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최근 가장 두터운 충성도를 자랑하는 소비층은 단연 중장년‧시니어 세대다. Z세대 트렌드나 일시적인 유행 대신 시니어층의 현실적인 피부 고민에 집중하는 뷰티 인플루언서와 브랜드가 강력한 파워를 발휘하고 있다.

시니어 세대가 적극적인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안티에이징, 두피 케어, 저자극 제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라 현역 36년 경력의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헤어메이크쇼쿠닌 바케코’다.

호감형 이미지가 내세우는 기존 뷰티 유튜버들과 달리 잘못된 화장 습관을 가차없이 짚어내는 직설적인 ‘장인 캐릭터’로 중장년층 사이에서 독보적인 신뢰를 구축했다. 짙은 기미, 깊은 팔자주름, 처진 눈꺼풀 등 노화로 인한 변화를 다루며 ‘두껍게 덮을수록 주름에 끼어 더 늙어 보인다’는 원칙 하에 파운데이션을 최소화하는 중장년 맞춤형 기술을 소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40~50대 이상 시청자의 집요한 고민에 응답하는 전략이 브랜드 전환과 실질적인 구매로 연결되는 구조다.

K뷰티, 일본 내 존재감 여전
지난 2026년 1월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일본 최대 규모의 화장품 무역 박람회 ‘코스메 도쿄 2026(Cosme Tokyo 2026)’에서는 한국 브랜드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동시에 양국 브랜드 간의 고기능성 기술 경쟁이 고스란히 확인됐다.

한국 브랜드들은 기존의 가성비나 트렌디한 디자인 중심에서 벗어나 여드름 염증 단계별 스팟 패치(프란츠), 슬로우 에이징 콘셉트의 폴리우레탄 소재 리프팅 크림 마스크(슬로우먼트) 등 세분화된 피부 고민별 ‘고기능성 솔루션’을 앞세워 매스 마켓을 넘어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일본 소비자들은 과거의 단순한 한류 이미지보다 성분 신뢰성과 피부 친화성, 사용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소비 기준이 변화하고 있어 K뷰티 역시 현지호 전략 고도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맞서 일본 로컬 브랜드들도 자국 기술을 앞세워 강력한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본 살롱 브랜드 닥터 소이에(Dr.Soie) 등은 일본 안티에이징 시장에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iPS(유도만능줄기세포) 복합체’를 활용한 고기능성 크림과 두피 세럼을 전면에 내세우며 핵심 경쟁 자원으로 삼는 흐름이 뚜렸해졌다.

‘일본 전용 라인’ 설계 검토해야
업계에서는 앞으로 일본 화장품 시장 경쟁력이 ‘브랜드 이미지’보다 ‘효능 검증‧디지털 소비 대응‧시니어 친화 전략’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리뷰 기반 소비와 기능성 중심 트렌드가 강화되는 만큼 K뷰티 기업들도 성분 신뢰성과 지속가능성, 맞춤형 소비 경험을 중심으로 일본 시장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일본 화장품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을 확대하고 안착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의약부외품(의약외품)’ 인증을 꼽는다.

연구원 관계자는 “과거처럼 한국에서 유행하는 포뮬러나 완제품을 그대로 일본에 들여와 유통하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일본 유통 채널의 엄격한 오프라인 검증 가이드라인을 통과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일본 전용 라인 설계를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는 만큼 성분 중심의 감각적인 스토리텔링(예: 일본 라이프스타일 인디 브렌드 ‘SHIRO’의 로컬 식재료 기반 원료 철학 등)을 융합하고, 일본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피부 고민에 밀착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병행될 때 K뷰티의 일본 내 입지가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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