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속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23-02-09 10:51:35]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CMN 문상록 편집국장] 현명한 사람은 한번은 속을 수 있지만 두 번은 속지 말아야 한다. 그럴듯한 명언도 아니고 그저 살면서 체득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이치다.

하지만 그럴듯한 달콤한 유혹이 계속된다면 다시 속는 우를 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화장품업계에서도 이런 사례들은 빈번히 일어난다. 특히 박람회가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 치러지는 화장품 전문 박람회가 올해도 열릴 예정이다. 10월에 킨텍스에서 열릴 예정인 박람회가 벌써부터 부스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발표했다.

지금 신청하면 부스 당 30만원을 할인해주겠다는 달콤한 유혹을 곁들여서 말이다.

30만원이면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하지만 먹을 것 없는 속 빈 강정이라면 30만원은 먹기 좋은 떡이기보다는 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 독주로 봐야 타당할 것이다.

10월 박람회 주최 측은 모집 공고를 통해 지난해 박람회가 성공적인 박람회라고 표현하고 있다. 성공의 관점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성공이라는 말은 함부로 남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주위의 평가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킨텍스 박람회 주최 측은 당당하게 성공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입증할 결과는 아무것도 확인된 것이 없다. 어떤 기준으로 성공이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객관적인 근거는 내놓지도 못하고 단지 성공이라는 말로 기업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적지 않은 바이어를 초청해 나름 소문난 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한국의 속담은 빗나가지 않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딱 맞아 떨어지는 현상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박람회 참관객 중 다수가 무역 상담이 진행돼야 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어들의 책상이 텅 비어있었다는 목격담을 이어갔다. 오전에 잠시 자리를 지키다 비우는 현상이 역력해 바이어들과의 상담을 기다렸던 일부 업체들의 불만의 소리도 이어졌다.

이것이 지난해 박람회의 실체였음에도 박람회 주최 측은 성공이라는 단어로 올해 역시 눈 먼 기업들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도 바이어를 대거 초청해 잔치를 준비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과연 올해는 몇 명의 바이어가 몰려올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과연 화장품 박람회에 초청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바이어 인지도 의심스럽다.

공동 주최자인 코트라가 바이어 발굴을 상당 부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트라의 바이어 발굴 기준은 무역액으로만 평가되고 있다. 적어도 화장품 박람회에 참가할 자격을 가진 바이어라면 화장품 무역액이 중요한데 정작 화장품 무역액은 무시된 채 전체 무역액으로만 바이어의 경중을 따지는 전형적인 보여주기 방식으로 접근해 초청하는 바이어라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산 화장품의 주요 수출국인 국가에서 초청되는 바이어들이 아닌 단지 수치놀음으로만 초청되는 바이어라면 무역 상담은 그저 시간낭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이제는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하늘 길도 열린 상황이다. 국내 박람회를 고집하기보다는 직접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는 방법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두 번 속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Copyright ⓒ cm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크린뷰광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