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 올해는 제한적이지만 회복세 전환 전망

중국 리오프닝 기대와 리스크 공존, 대체 시장에서는 꾸준한 상승 추세

문상록 기자 [기사입력 : 2023-05-11 16: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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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의 화장품 수출 전망 보고서

최근 화장품 시장은 잠시 휴업하고 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만큼 움직임이 미세하다. 코로나로 인해 주춤했던 오프라인 시장에 잔잔한 파동이 생길 정도의 미미한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경기 침체는 기대감을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트렌드를 선도할 만큼 창의력을 인정받고 있는 K-Beauty지만 내수의 확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수에서의 기대는 이제 없다는 표현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K-Beauty는 수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화장품 수출 세계 3위 국가로서의 위상을 다질 만큼 해외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이 감소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 K-Beauty 둘러싼 국내외의 환경을 점검하고 전반적인 전망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요소를 찾아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이번 기획물을 준비했다.


삼정 KPMG가 2022년 12월 발간한 ‘2023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는 국내 화장품 시장에 대해 소폭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주춤했던 수출 역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회복세는 둔화 또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또한 리오프닝 기대감에 따라 면세점 매출과 더불어 회복 가능성을 점쳤다.

보고서는 국내 화장품 시장은 소비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코로나 국면 해지 이후 리오프닝 모멘텀 약화로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리오프닝이 현실화 될 경우 중국으로의 수출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 시장 내 경쟁 심화로 회복세는 소폭으로 끝날 공산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중국으로의 수출은 중국 시장의 리스크 지속과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시장에서 K-Beauty의 위기 요인으로는 중국 소비자의 미국과 유럽의 럭셔리 화장품 선호 추세와 로컬브랜드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환경을 꼽았다.

반면 낙관적인 환경으로는 제조 기반이 부족한 중국 로컬브랜드 증가 및 경쟁 심화로 한국 화장품 OEM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 시점이 언제냐에 따라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불확실한 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차별화된 브랜딩 전략을 추진하고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는 한편 중국 의존도 축소 및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서 북미나 유럽 시장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더욱 가속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023년 수출 전망

2012년 첫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이래 2021년까지 연평균 27.0%의 고도성장을 기록했던 화장품 수출이 2022년 들어 전년 대비 13.4% 감소한 79.5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국면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 등이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는 2022년의 역성장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이며 환경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2월과 3월에는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실적이 발표되고 있지만 4월에 다시 주춤하면서 낙관과 부정론이 공존하고 있다.

수출 전망 및 지역별 시장 여건

KOTRA가 2022년 12월 발간한 ‘2023년 수출 전망 및 지역별 시장 여건’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는 화장품 수출세를 현상 유지세로 예측하면서 일부 지역이나 국가에서의 소폭 상승을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갈등, 긴축기조 유지, 중국의 봉쇄 해제 시점 등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2%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수출은 중국의 한한령에 의한 의도적인 수입 억제, 미-EU의 경기회복 둔화, 중동지역의 갈등 고조, 보호 무역의 확산과 긴축정책 강화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방역 완화와 경기회복,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인한 전후 복구 수요, 원자재 가격 안정 기대감은 기회요인으로 꼽았다.

몇 가지 기회요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수출은 3% 이내의 성장률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한류 효과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전자상거래를 통한 판매 호조가 예상되기에 소폭의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소폭의 수출성장만이 기대되고 있는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큰 폭의 수출 성장세를 이끌기 위해서는 K-Beauty 브랜드 의존보다는 현지 시장에 특화한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EU는 절약소비로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중국은 프리미엄화와 지방 도시 공략이 필요하고 일본은 중저가 색조화장품, 셀프 네일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 특성을 파악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별로는 최대시장인 중국에서의 고전은 예상되나 북미, EU, 일본, 아세안, 인도, 중동, CIS 지역에서는 3~10% 정도 소폭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중국이 최근 봉쇄를 해제하면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유럽 프리미엄 화장품과 로컬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과거의 K-Beauty 위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중국에서 자국 브랜드 화장품 점유율이 2018년 30%에서 2021년 58%로 확대되며 재진입에는 상당한 고통이 예상된다.

반면 ASEAN 시장은 한류 영향으로 한국 브랜드 직영매장과 판매자 증가세에 따라 한국 화장품 수입이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고 미주는 한국 화장품 기업의 꾸준한 시장 개척으로 인지도 및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고 현지 대형 뷰티 매장과 단독 브랜드 매장, 온라인 스토어 등 판매 유통 채널의 다각화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도 수출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중동은 한류 확산에 따른 화장품 수요가 꾸준하며 모바일 앱을 통한 온라인 쇼핑이 가속화되고 있고 중남미에서도 한류 영향으로 한국의 화장품은 기대 이상의 수요가 예측되고 CIS 지역에서도 한류 및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 증가로 한국산 화장품 수출은 늘어날 전망이다.


보건 산업 수출 동향 및 전망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2년 12월 발표한 ‘보건 산업 수출 동향 및 2023년 전망’에서 2023년 화장품 수출 규모를 88억 달러로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정량분석, 전문가 조사, 벤치마크 지표 및 간담회 등을 통해 긍정 요인과 부정 요인을 도출했다. 긍정 요인으로는 코로나 봉쇄 조치 완화로 일상 회복과 외부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메이크업 제품류의 수요와 수출 증가를 꼽았다.

코로나로 수출이 주춤했던 색조화장품의 경우 기저효과 및 보복 소비 성향과 코로나 해제 국면에 따른 관광‧문화개방 등으로 수출 활성화가 충분히 예상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K-Beauty에 대한 인식과 수요가 확대되면서 중국 대체 지역 채널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정 요인으로는 애국 소비 트렌드와 로컬브랜드 부상 등으로 꼽혔다. 중국 시장의 변화는 한국산 화장품 선호도가 낮아지는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크고 현지 브랜드들의 저가 공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실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의 안전 규제 강화로 인한 시장진입 어려움과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원료 의존성이 높은 국내 화장품 원가경쟁력 하락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될 전망이다.

지역별 분석에 따르면 최대 화장품 수출국인 중국에서 도시 봉쇄령 완화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탈 중국’ 전략으로 동남아지역 및 북미 시장 이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퍼시픽(67억 달러, +6.8%) △북미(10억 달러, +6.7%) △유럽(9억 달러, +4.9%) 등의 결과과 예상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색조 화장용 제품류 수출이 전년 대비 12.6%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며, 다음으로 두발용 제품류(3.9억 달러, +9.9%), 눈화장용 제품류(2.7억 달러, +8.5%), 기초화장용 제품류(66억 달러, +5.6%) 순으로 수출 증가가 전망된다.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

중소벤처기업부가 2월 발표한 ‘2022년 중소기업 수출’ 자료에 의하면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중소기업 수출 품목 순위 2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금액이나 비중은 감소했다.

수출 규모 역시 전체 중소기업의 수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나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7.6% 감소해 수출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음이 드러났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2022년도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은 45억 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7.6%로 전체 화장품 수출 13.4% 감소에 비해 감소 폭이 작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전체 중소기업 수출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전체 화장품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74.3%에서 매년 감소해 2022년에는 57.0%로까지 감소했다.

올해도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이 중국이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조금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분기 화장품 수출 동향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수출입 동향’에 의하면 2022년 6월부터 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던 화장품 수출이 2023년 2월 이후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2월 화장품 수출은 6억 5,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으며 3월 수출도 7억 7,500만 달러로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달의 성장세를 가지고 낙관하기는 어려우나 한국 화장품 수출이 어느 정도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계기는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4년간의 1분기 화장품 수출통계를 보면 2020년 17억 4,900만 달러, 2021년 22억 2,200만 달러, 2022년 18억 4,700만 달러, 2023년 18억 9,4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월평균 수출액도 2020년 5억 8,300만 달러, 2021년 7억 4,100만 달러, 2022년 6억 1,600만 달러, 2023년 6억 3,100만 달러로 나타나며 회복의 기운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2분기와 4분기에 수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2023년 수출은 8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규제 동향

중국 동물시험 의무화 폐지

중국은 동물실험을 화장품 판매 필수조건으로 규정해 중국 수출을 위해서는 자국에서 실험하지 않더라도 모든 브랜드가 의무적으로 동물실험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국제동물보호 단체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일반화장품에 한해 동물실험 면제를 시행해왔고 수입화장품 중에 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통해서만 판매하는 제품에 한해서는 동물실험을 면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다. 이어 2021년 5월 1일부터 중국 NMPA는 샴푸, 립스틱, 바디워시, 로션 등 모든 수입 일반 화장품에 적용했던 동물실험 필수 요건을 폐지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2021년 2월 26일 발표한 ‘화장품 허가·등록 자료 관리 규정’을 통해 ‘일반화장품의 생산기업이 이미 소재 국가(지역)의 정부 주관 부문에서 발급한 생산품질관리체계 관련 자격인증을 받았고 제품 안전성 평가 결과로 제품의 안전성을 충분이 입증할 수 있는 경우 해당 제품의 독성 시험 보고서의 제출을 면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소재 국가(지역)의 정부 주관 부문에서 발급한 생산품질관리체계 관련 자격인증이란 GMP 인증을 말한다. 단, 영유아 및 어린이용 제품이나 제품에 아직 안전성 모니터링 중인 신원료를 사용한 경우 정량적 등급 평점 결과에 따라 등록인·중국 내 책임자·생산기업이 중점 감독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 경우는 제외한다.

또한 여러 생산기업이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 모든 생산기업이 소재한 국가(지역) 정부 주관 부문에서 발급한 품질관리체계 관련 자질 인증을 취득해야 독성 시험 보고서 제출을 면제받을 수 있다. 단 자외선 차단제, 연모제, 탈모방지 제품 등 특정 효과와 효능을 강조하는 ‘특수화장품’은 여전히 동물실험을 받아야 한다.

중국 화장품 원료 안전 정보 유예기간 연장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는 지난 3월 22일 ‘화장품 원료의 안전 정보 관리 조치 개선(2023년 34호)’을 통해 이미 등록된 제품이나 신규 제품에 들어가는 원료 안전 정보 의무화 유예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NMPA는 2023년 5월 1일까지 제품 처방의 모든 원료에 대한 안전성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종전의 규정에서 7개월 연장한 2024년 1월1일까지 중국 화장품 안전기술규범에 명시된 품질규격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는 원료에 대한 안전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변경했다.

또 2022년 1월 1일부터 제품 비안 신청 시 고위험군 원료의 안전성 정보 제출이 필요하고 2023년 5월 1일까지 제품 처방의 모든 원료에 대한 안전성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도 2024년 1월 1일까지 고위험군 원료의 안전성 정보를 제출해야 하며 기타 원료는 비안인이 원료 안전성 정보를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고 변경했다.

이외에도 2023년 1월 1일부터 제품 비안 신청 시 제품 처방의 모든 원료에 대한 안전성 정보 제출을 요구했던 중국은 2024년 1월부터로 시한을 1년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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