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체 시장 유럽 6개국 진출 필요

수출 품목도 해외에서 인기 높은 유형으로 다변화 절실

문상록 기자 mir@cmn.co.kr [기사입력 : 2023-07-26 20: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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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수출 경쟁국 분석


한국 화장품 산업은 수출국 다변화뿐만 아니라 수출품목 다변화도 필요하다.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수출 대상국뿐 만 아니라 수출 경쟁국 등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중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시장 규모를 가진 유럽 6개국으로의 수출을 전략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해외에서 인기 높은 품목으로 수출 품목도 다변화가 절실하다.

피부 기반기술 개발 사업단(사업단장 황재성)은 중장기적인 화장품 수출전략 마련을 위해 필요한 여러 정보 중 하나로 한국과 수출 경쟁 상태에 있는 주요 10개 국의 수출구조를 다각도로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화장품 수출 강국의 수출 구조와 특성을 분석하고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 화장품 수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한국 화장품 수출 적신호

2010년대 이후 꾸준한 성장률을 기록했던 한국 화장품 수출이 2022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더니 올해 들어서도 전반기인 6개월 동안 전년 대비 0.3%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수출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수출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수출 하락 현상을 나타낸 가운데 올해도 상반기인 6월까지의 화장품 수출이 40억 8,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억 6,900만 달러에 비해 1,400만 달러만 증가하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현 상황에서 화장품 수출의 증가나 산업의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명확한 징조가 보이지 않고 전망 또한 불확실하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위기 탈출이 아니라 문제의 원천을 찾아 제대로 해소하고 중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지만 그동안 화장품 수출구조에 대한 연구가 없었던 것을 피부기반기술개발사업단이 시도했고 이에 대한 보고서가 발간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화장품 산업 발전과 수출증대 전략 수립을 위해 필요한 여러 정보중에서 한국과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수출구조를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 추이


2010년 이후 해외 화장품 시장은 2015년과 2020년 2회만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뿐 매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3년 872억 3,357만 달러에서 2021년 1,353억 9,580만 달러로 연평균 5.6% 성장했다. 화장품 수출은 프랑스가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독일, 한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2022년 국가별 화장품 수출은 프랑스가 200억 7,421만 달러로 2위인 미국과 90억 달러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미국 111억 8,640만 달러, 독일 99억 1,798만 달러, 한국 79억 8,377만 달러 그리고 이탈리아가 64억 7,089만 달러로 2~5위를 차지했다.

2021년 화장품 수출 국가 중 3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지난해에는 독일에게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내려앉았다. 다만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일본을 제치고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화장품 수입은 중국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미국, 홍콩, 독일, 영국이 2~5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화장품 수입을 가장 많이 하는 10개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하면 아시아에서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가 이름을 올리고 있고 나머지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상위 10대 화장품 수입국들을 비교적 잘 공략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과 비슷한 시장 규모를 갖춘 유럽 6개국으로의 수출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화장품 수출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수출 상위국가인 프랑스 14.1%, 미국 7.6%, 독일 7.2%, 한국 6.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상위 3개 국가의 점유율은 2013년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9년 간 글로벌 화장품 수출시장 점유율을 보면 상위 3개국은 감소, 한국과 일본, 홍콩은 상승했다. 여타의 국가들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점유율은 크게 증가했다. 한국은 2013년 1.5%에서 2021년 6.8%로 크게 늘었고 일본도 2013년 1.7%에서 2021년 5.9%로 증가했다. 글로벌 화장품 수출은 수출규모가 큰 주요국들이 세계 화장품 수출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수출규모 1~5위를 차지하는 프랑스, 미국, 독일, 한국, 이탈리아 5개국의 수출 총액은 2013년 378억 6,614만 달러로 글로벌 수출시장의 43.4%에서 2021년에는 543억 2,178만 달러, 40.1%로 비중은 조금 감소했으나 여전히 큰 금액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수출 유형 기초·메이크업 대세


글로벌 화장품 수출시장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유형은 기초화장용과 메이크업이다. 2021년 기초화장용·메이크업 및 기타
화장품 수출액은 586억 2,466만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향수 및 화장수가 221억 9,523만 달러, 헤어린스, 헤어
크림 및 기타 94억 1,387만 달러, 샴푸 63억 2,004만 달러, 피부세척용 유기 계면활성제품류 62억 4,515만 달러 순이었다.

기초화장용과 메이크업 및 기타 유형이 2021년 수출시장의 43.3%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는 향수 및 화장수가 16.4%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헤어린스, 헤어크림 및 기타 7.0%, 샴푸 4.7%, 피부세척용 유기 계면활성제품류 4.6%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소수의 화장품 주요 품목들이 수출시장을 선도해 수출 규모가 큰 5개의 화장품 유형의 수출금액은 2017년 719억 6,605만 달러에서 2021년 1,027억 9,895만 달러로 308억 3,290만 달러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70.1%에서 2021년 75.9%로 5.8% 포인트 증가함에 따라 5개 유형의 영향이 커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5개 유형의 화장품이 수출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와 프랑스, 스페인에서 수출규모가 큰 5개 유형이 국가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상위 5개 유형이 화장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홍콩 95.5%, 한국 93.2%, 일본 90.9%로 아시아 3개국에서 90%를 넘어 특정 제품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탈리아 75.6%, 네덜란드 74.9%, 영국 74.8%, 미국 74.4%, 독일 72.9% 등은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산 화장품 수출에서도 기초화장용·메이크업 및 기타가 압도적으로 많은 금액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유형별 화장품 수출액을 보면 기초화장용·메이크업 및 기타가 61억 2,575만 달러로 2위 품목의 10배에 이르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탈모제, 마스크팩 및 기타가 6억 1,185만 달러, 피부세척용 유기 계면활성제품류 2억 4,877만 달러, 아이새도 및 기타 2억 2,588만 달러, 립스틱 및 기타 2억 2,540만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 유형별 수출 점유율에서는 기초화장용·메이크업 및 기타가 76.7%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해 과도하게 높은 편중 현상을 보였다.

한편 유형별 글로벌 화장품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높은 점유율을 보인 품목은 탈모제, 마스크팩 및 기타와 기초화장용·메이크업 및 기타였다. 2021년 유형별 세계 화장품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탈모제, 마스크팩 및 기타가 16.7%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는 기초화장용·메이크업 및 기타가 12.3%를 차지했다.


유럽 국가로의 진출 절실


2022년 한국의 화장품 수출은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수출액은 여전히 높았다. 다만 중국 의존도 역시 여전히 높았다는 점은 향후 수출 경쟁력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될 공산이 크다.

2022년 화장품 수출은 79억 8,377만 달러로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36억 2,280만 달러로 2위 국가인 미국 8억 4,470만 달러와 일본 7억 4,682만 달러, 홍콩 3억 9,489만 달러, 베트남 3억 7,615만 달러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최근 5년 간 수출규모가 크게 증가한 국가를 보면 중국 9억 4,587만 달러, 일본 4억 4,274만 달러, 미국 3억 14만 달러, 베트남 2억 637만 달러, 러시아연방 1억 2,827만 달러 순이다.

수출 대상국의 다변화는 아시아 국가들 보다는 유럽 국가들로 더 많이 진전되고 있다. 즉,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규모가 큰 상
위 5개국으로의 수출비중이 75%를 넘는 반면 유럽국가와 미국은 55%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화장품 산업이 수출을 기반으로 고도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상위 5개국에 대한 수출이 75.0%, 상위 5개 유형의 수출비중이 3.2%로 특정 국가와 유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국지적 환경변화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지속적인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수출 상위국에 대한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과 동시에 수출 하위국들에 대한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수출 다변화와 품목의 다양성에 대한 대책 마련은 먼저 글로벌 수입시장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경쟁국의 수출 대상국 그리고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수출 품목 다양화도 중요한 과제라는 진단이다. 세계 화장품 수출시장의 16.4%와 7.0%를 차지하면서 2·3위 수출품목인 향수 및 화장수와 헤어린스, 헤어크림 및 기타 품목의 수출규모가 작은 것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인 만큼 이들 제품의 경쟁력과 수출 확대를 위한 방안도 동시에 모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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