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센싱' 역량 키우는 가장 적합한 수단 '빅데이터'

세계 소비 이끄는 밀레니얼 세대, 내년 시장 돌파구로 주목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18-11-18 20: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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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화장품 산업 전망 컨퍼런스


[CMN 이정아 기자·심재영 기자·신대욱 기자·박일우 기자] “경쟁에서 이기는 기업은 경쟁자보다 빨리 시장 변화를 알아내는 능력에서 다른 기업과 차별화될 수 있다.” 미국의 저명한 마케팅 교수 조지데이가 내린 ‘마켓센싱’의 정의다. 이러한 시장 변화를 빠르게 알아채는 ‘마켓센싱’ 역량을 우리 기업들도 갖춰야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접속의 시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


화장품 시장은 내년에도 급변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인이 아니라 단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또다른 소비자들과 가격, 품질, 경험을 더 공유하게 될 것이다. 예전과 같은 형태나 규모로 소비자들을 구조화하는 것은 이미 어려워졌다. 프레임이 먹히지 않는다면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무한의 확장으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그랜드홀에서 본지 주최로 열린 ‘2019 화장품 산업 전망 컨퍼런스’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2019년을 코 앞에 두고 그만큼 고민이 깊다는 방증이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Expansion : 가능성, 그 새로운 해석'이었다.


컨퍼런스는 ▲마케팅 ▲상품 ▲글로벌 ▲패키지 ▲유통&소비까지 모두 5개 강의로 진행됐다. 이번에도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올해는 화장품을 비롯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새롭게 영입됐다.


이날 컨퍼런스의 문을 연 김용학 타파크로스 대표는 ‘빅데이터로 살펴본 화장품 소비트렌드’를 주제로 삼았다. 천연, 유기농, 수제, 비건 화장품이 인기를 얻고 키즈, 시니어 층이 신규 소비층으로 내년에 부상할 걸로 전망했다.


이어 2강 상품을 맡은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김진한 상무는 존버, 탈코르셋, 젠더리스 등을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하고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에 걸맞는 동력찾기를 함께 고민했다. 3강 글로벌 강의를 맡은 손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글로벌 소비자들 중에서도 세계 소비를 이끌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했다.


박상규 펌텍코리아 상무는 4강 패키지에서 ‘패키징 이노베이션&코스메틱 트렌드’란 주제로 최근 화장품 용기 트렌드를 9가지로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유통&소비를 풀어낸 칸타 월드패널 신고은 뷰티인사이트팀 부장은 갈수록 트렌드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심화된 세분화 시장에 유효한 6가지 성장 키워드를 뽑아냈다.


제1강 - 마케팅

빅데이터로 살펴본 화장품 소비트렌드

김용학 타파크로스 대표이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 mation)이란 용어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빅데이터, 5G, 드론, AI(인공지능) 등 현재 범용되는 말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적 기술요소들이다.


최근 디지털 변화, 혁신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미국 하버드 대학원 비즈니스 리뷰 연구 발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한 기업의 경우,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순익이 평균 15% 더 높다고 한다.


그런데 2016년도 발표기준 국내에서 디지털 혁신이 진행된 기업은 약 5%밖에 안된다. 우리 국가경제를 대변하는 GDP의 대부분을 대기업이 차지한다고 보면,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이 더디다는 뜻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2019년 그 비중이 25%로 증가하고 2020년이면 60% 이상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계획하거나 진행하리란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GDP는 2020년 이후 금액으로 무려 480억 달러나 상승한다고 한다. 이는 디지털 혁신이 우리 회사에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요소로서 근거가 되는 것이다.


기업활동과 사회생활은 매순간이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갈수록 촘촘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그 결정의 객관성을 뭘로 담보할 것인가를 늘 고민하게 된다.


기업 차원에서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고 하면 통상적으로 FGI나 설문을, 기업이 조금 여유가 있다면 패널 리서치 등으로 타깃 소비자 니즈를 살펴본다. 지금도 그런 방법들은 크게 유효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쉬울 수 있다. 몇가지 바이러스 때문이다.


예산 문제로 샘플링이 제한적이라든지,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한 설문 문항의 오작성, 또다른 편향을 가져올 수 있는 응답자의 성실도 문제 등으로 무조건 자료를 신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리얼 보이스’가 바로 빅데이터다.


지금은 숨만 쉬어도 사람의 흔적이 데이터로 남을 정도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디지털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의 소소한 생활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물론 국가 보안정책이나 기업정책에 따라 기업에서 활용할 데이터가 제한적일 수는 있지만 말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빅데이터란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의 초기 인식은 자신들의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슈를 조기 감지하고 이것이 악영향을 미치기 전에 대응하면 좋겠다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세분화된 타깃 고객층 중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한 밀레니얼세대를 받아들일 유용한 도구로 빅데이터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존 방식의 소비자 정보만으로는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바뀐 이들을 이해하기 어려워진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9년 화장품 소비트렌드를 전망하기에 앞서 2017~2018년 매스 미디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분포된 4백여만 건의 화장품 소비트렌드 언급 추이를 살폈다.


천연성분, 인플루언서, 가성비, 이너뷰티, 뷰티디바이스 등이 의미있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그 중 이너뷰티는 올 여름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8월 상승 피크를 찍었다. 천연성분 트렌드는 명확해 보인다. 30% 이상 기울기로 성장중이다.


아울러 유기농 화장품, 수제화장품에 대한 관심 역시 상승세다. 뷰티디바이스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기초에서는 에센스와 클렌징이, 색조에서는 립스틱, 틴트가 많이 언급됐다. 소비자 니즈 상품의 속성으로는 건강, 고품격이 중시됐다. 유통채널은 로드숍, 오픈마켓이 하향세고 H&B숍이 상승세였다.


2019년에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홈케어에 맞물린 천연성분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유기농, 수제, 비건 화장품의 인기로 지속될 전망이다. 동물사랑, 착한 소비에 보다 집중하고 뷰티디바이스도 여전히 주목받을 것이다.


또한 키즈, 시니어 소비자 그룹이 신규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전문화장품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2강 - 상품

2018~2019 화장품 동향 및 전망

김진한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연구경영실 상무이사

상품 개발 기획 때마다 이 제품이 소비자들의 성향이나 취향을 반영한 것인지, 상품을 기획한 마케터의 취향은 아닐런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동안 개발해왔던 상품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라는 근거나 데이터를 명확하게 제시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물론 빅데이터란 말이 없을 때다.


오차를 줄이기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의 소비자 조사를 벌이는 경우도 있으나 건당 수천만원이 드는 비용 문제로 누구나 쉽사리 접근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지금 개발하고 있는 상품은 어떤 소비자들이 좋아할까, 그리고 구매할까는 항상 과제로 남는다. 이 과제에 접근해야 새로운 상품이 될 수 있다.


우선 상품 개발에 앞서 소비자 관심부터 구매후 만족도까지 단계를 밟아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무엇에 관심 있나? 관심이 있다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좋아한다고 실제 구매하는 것도 아니다. 일부 남성들이 구매하지도 않을 오디오나 카메라, 슈퍼카 등에 관심을 갖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시 어떤 속성을 중시하는가? 향이나 색상, 사용감인지 아니면 가격인지. 가격 요소는 채널 선택뿐만 아니라 부가적으로 추가되는 쿠폰, 적립금, GWP 등과도 연계된다.


구매 후에는 실제 기획의도에 맞게 사용되는지, 만족도는 높은지 등의 과제가 남는다. 이런 과정을 숙지해야 새로운 상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구글에 들어가면 자신이 남긴 정보가 5기가 가량 저장돼 있다. 아마존의 경우도 그동안 구매한 것이나 리뷰, 보관함에 담아놓은 것 등을 토대로 향후 자신이 구매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내 높은 R&D 투자기업이기도 하다. 이들은 뭔가 만들어내지 않는 기업이지만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을 알아내기 위해 인공기술, 빅데이터 등에 높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빅데이터 활용은 상품개발에도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그렇지만 전통적인 소비자 조사나 빅데이터 활용엔 비용이 수반된다. 현 단계에서 쉽게 활용되기 어려운 수단이다. 그래서 트렌드를 면밀히 살피고 소비자에 근접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최근 부각되는 트렌드는 성장동력이 고갈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들이 많다. ‘존버’나 ‘소확행’ 등이 대표적이다. 존버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무작정 버티는 행위를 말한다. 소확행은 적은 비용으로 최상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트렌드다. 행복과 힐링을 추구하는 경향도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한국콜마는 내년 제품 트렌드로 ‘레트로 : 스펙트(RETRO:SPECT)’를 내세웠다.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 과거와 근본을 돌이켜 다른 관점으로 재해석하고 재조합해 성장을 위한 동력을 찾는 트렌드다.


세부적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안전한 공존을 지향하는 ‘컨시어스 뷰티(Conscious Beauty)’, 바쁜 일상 속 나만의 감각적인 경험을 통한 심리적 만족을 지향하는 ‘뷰티 리추얼(Beauty Ritual)’, 과거 아이템에 현대적인 감성과 기능이 더해진 ‘뉴트로(Newtro)’, 젠더리스처럼 변화하는 미의 기준을 뜻하는 ‘뉴 뷰티 에라(New Beauty Era)’ 등을 들 수 있다.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푸드컨셉 패키징, 슈퍼푸드 제품,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푸드컨셉 패키징은 3분카레나 바나나우유, 초코파이, 마카롱 등을 응용한 패키지다. 푸드 컨셉은 브로콜리, 블루베리, 블랙빈 등 슈퍼푸드를 주성분으로 활용한 제품 개발이다.


콜라보레이션은 아티스트나 디자이너, 캐릭터, 타업종 브랜드 등과 협업을 통해 재미를 환기하는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은 시장으로 제모 관련 시장이나 프리미엄 비누 시장도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생각한다. 제모 관련 시장은 왁싱숍이 크게 늘어난 것과 연계돼 있다. 수입 제품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어 국내 브랜드 진입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이 두 부문은 화장품법 개정(입법예고중)에 따라 화장품으로 편입될 전망이어서 새로운 기회가 되리라 본다.


무엇보다 내년 3월 시행되는 맞춤형 화장품 시장도 가능성 있는 카테고리로 떠오를 것으로 판단한다. 현 시점에서 보면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시장 자체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제3강 - 글로벌

글로벌 소비자와 로컬 시장의 요구

손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주임연구원

현재 세계 소비를 이끄는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1~96년 사이에 태어나 현재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20~30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생각으로 자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공격적인 소비를 하는 성향이 짙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배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 IT기기와 플랫폼, 콘텐츠에 익숙하고 이를 소비생활에 폭넓게 활용한다. 나를 중시해 비싸도 필요한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본인 기준과 가치에 부합하면 소모성 소비도 아까워 하지 않는다.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해 체험형 소비나 대여형 소비 패턴에 관심이 지대하며 공공의 가치나 친환경 라이프,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둔 소비성향을 띤다.


밀레니얼 세대 못지않게 강력한 소비주체로 떠오르는 세대가 1996년 이후 출생한 포스트-밀레니얼(P-밀레니얼) 세대다. Z세대 혹은 I세대로도 불리는 이들은 현재 글로벌 인구의 37%를 차지하는 최대계층이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외출, 데이트, 운전, 일(Job) 등을 적게 하고 술도 많이 마시지 않는다. 부모의 과잉보호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 청소년기에도 유년기적 생활행태를 보이고 있다.


직접 만남을 지양하고 온라인을 통해 주로 소통하며, 통화보다 메신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선호하고 지인보다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들을 주목해야할 이유는 막강한 소비력을 갖고 있어서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하나밖에 없는 손자(손녀)이자, 하나밖에 없는 자식이며 돈 잘 쓰는 밀레니얼 세대의 조카이기 때문이다.


그럼 소비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한 밀레니얼 및 P-밀레니얼 세대로 인해 소비시장엔 어떤 변화가 일고 있을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답게 이들은 국경없는 쇼핑, 즉 해외직구에 익숙하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쇼핑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경제수준보다 정보수준이 훨씬 빠르게 높아지는 개발도상국에서 더 활발하다. 체험 중시 성향으로 보다 소용량 제품을 선호한다. 최근 트레블 키트가 각광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텍스트보다 동영상이 편한 만큼 유튜브가 이들의 주요 소통 채널이다. 스타 유튜버가 엄청난 인플루언서로 기능하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유망 플랫폼이 된 지 오래다. 이들과 협업한 수많은 브랜드와 상품이 유튜브를 통해 팔리고 있으며, 인플루언서 산업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이 추세는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P-밀레니얼 세대의 영향력은 K-뷰티의 글로벌화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국경이나 인종 등에 거리낌이 없는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세련되고 아름답다면 동양 문화에도 열광한다.


가심비를 중요시 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럭셔리 화장품의 수요를 증가시킬 전망이다. 다만, 이들의 구매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친환경, 지속가능성, 동물권 등 밀레니얼 세대 성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치를 제품에 더해야 한다.


매스시장은 P-밀레니얼 세대가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소비패턴을 가진 이들은 현실적인 소비주체가 될 것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가성비 높은 PB제품과 니치 브랜드 등 투트랙 성장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단순 가성비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세계는 이미 하나의 권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로컬시장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현지 소비자들의 정서와 문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반영하고 소통하는 게 글로벌 마케팅의 핵심이다.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온오프라인 경계없는 유통시대가 열릴 것이다. 증강현실을 도입한 오프라인 매장이나 가상체험 기회를 확대한 온라인 채널 확대 등 가상현실 기술의 접목이 가속화되며 유통 흐름과 제품 개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제4강 - 패키지

패키징 이노베이션 & 코스메틱 트렌드

박상규 펌텍코리아 상무

최근 화장품 용기 트렌드는 9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이다. 시약병, 크레용, 주사기, 스포이드 컨셉 등 익숙한 디자인을 참고해 조금 더 전문성 있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두 번째는 익숙하지만 새로운 기능이다. 캡슐의 혁신적인 밀폐 패키지 방식을 도입하면 내용물을 처음 사용하기 전까지 신선하게 보전하고,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다.


세 번째는 편리한 사용 방식 추구다. 용기 하단에 다이얼을 돌리면 내용물이 상승하는 구조는 손에 내용물을 묻히지 않아도 돼 인기다. 네 번째는 새로운 사용 경험 중시다. 자막(zamac) 소재의 어플리케이터를 사용해 쿨링 효과 및 마사지 효과를 부여하기도 하고, 열 전도율이 가장 낮은 세라믹 소재 어플리케이터를 사용해 쿨링 효과 및 마사지 효과를 부여한다.


다섯 번째는 화려한 데코레이션. 다양한 후가공 기법이 발전하면서 콤팩트 상 케이스나 명판에 창의적인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졌다. 여섯 번째는 내용물 보존 기능 강화다. 무방부제 화장품을 오염 없이 사용하기 위해 특허 용기를 사용해 공기 및 이물질의 내부 유입이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일곱 번째는 독특한 정체성 추구.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컨셉, 사용법, 디자인 등이 있어 그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패키지를 개발한다.


여덟 번째는 남성용 제품 디자인의 심플화를 들 수 있다. 두꺼운 초자 용기나 스크류 캡을 사용해 투박한 느낌을 주던 과거 디자인에서 현재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또한 남성용 화장품이 선스틱뿐만 아니라 쿠션까지 다양화됐다.


마지막 아홉 번째는 재생 원료를 사용하고, 재활용 가능한 용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옥수수 전분 레진은 내화학성이 없으며 식량을 사용한다는 반론이 있고, 폐목재 레진은 물에 취약하고 내화학성이 부족해 적용 가능한 내용물이 제한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패키지 이노베이션은 내용물 및 제품의 진화를 견인해왔다. 1920년대 파우더 형태의 사각형 종이박스에 담겼던 박가분이 1960년대 둥그런 종이박스에 담긴 파우더 코티 분으로, 1970년대에는 팩트 형태의 프레스 파우더로, 1990년에는 투웨이케익과 트윈케익으로 진화했다.


2000년대에는 리퀴드 파운데이션과 BB크림이 출현했다. 이것이 휴대성을 고려해 2008년 에이쿠션으로 진화했고, 2010년에는 에어리스 콤팩트 형태의 캐시캣으로 출시됐다.


주차 도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에어 쿠션은 수정 화장이 간편해지고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의 평균 개수가 줄고, 평균 화장 시간도 단축시켰다. 에어리스 콤팩트는 펌프 엔진 사용으로 정확한 토출량 사용이 가능하며 공기 유입으로 인한 변질이나 굳어짐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명확한 컨셉 정리에 의해 용기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한 패키지 이노베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물을 결정한 다음 사용방법을 결정하고 판매사가 원하는 방식의 사용법을 구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제5강 - 유통&소비

2019 소비 및 유통 변화 전망

신고은 칸타월드패널 뷰티 인사이트팀 부장

올해 뷰티시장 외형적 변화를 보면 성장률이 둔화된 모습이다. 지난해의 경우 색조와 헤어, 바디케어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전체 성장을 이끌었는데, 불과 1년만에 성장률이 둔화됐다. 기초가 -4%, 색조가 -0.1% 감소했고 헤어케어(3%)와 바디케어(2%)도 지속적으로 개인용품화하고는 있지만 작년대비 성장률이 줄었다.


여기에는 원브랜드 구매자 이탈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구매자들이 립스틱이나 아이제품을 여러개 구매하면서 성장률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감소세는 전반적인 시장 환경 변화와 괘를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특정 소수기업이 다수 소비자를 대응했다면,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변화로 다수의 제조사가 소수의 소비자에 대응하는 시장 지형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더 세분화되고 있고, 더 이상 메가 트렌드를 찾기 어려운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 그룹별로 보면 이같은 흐름을 잘 알 수 있다. 국내 톱2 제조사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기타 국내 제조사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롱테일 브랜드의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2~3년 전부터 시작한 롱테일 브랜드의 성장은 이제 소비자들의 모바일 활용 증가와 지속적인 인터넷 채널 이동에 따라 보다 가속화할 전망이다.


롱테일 브랜드의 성장 기반은 유통 채널을 보면 알 수 있다. 톱2 기업의 유통 포트폴리오가 특정 채널에 치중돼 있는 것과 달리 기타 국내 제조사의 주요 채널은 홈쇼핑과 온라인, 드럭스토어로 분산되면서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판로가 다양하게 열리면서 지속적인 확대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온라인 채널은 이제 들어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플랫폼에서 활동하느냐의 문제로 변했다. 온라인 채널도 채널내 세분화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 채널인 브랜드몰이나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와 함께 새로운 채널인 네이버 쇼핑, SNS, 블로그, 카카오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다. 플랫폼 안에서도 롱테일 채널이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B2C와 함께 소비자간 거래인 C2C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확인된다. 온라인 성장에 오프라인에서 나타나는 흐름이 고스란히 옮겨가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태생 브랜드들은 성분 안전성이나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마이너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성과를 보거나 히어로 SKU에 집중,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온라인 쇼핑몰을 기반으로 뷰티 카테고리로 진출, 성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온라인 채널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밀레니얼들은 정보 습득부터 구매에 이르는 모든 구매 단계에 온라인이 침투해 있을 정도로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세대다. 또 과거와 달리 윗세대의 구매에도 높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원브랜드숍은 빠르게 구매자가 이탈하고 있다. 이같은 이탈을 만회하기 위해 원브랜드숍은 다른 채널로 진입하고 있다. 멀티브랜드숍이나 인터넷, 드럭스토어까지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원브랜드 자체도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라 브랜드 안 브랜드로 바뀌어야 할 필요성도 있다. 더페이스샵의 닥터밸머가 그 예다.


원브랜드숍과 멀티브랜드숍, 백화점 브랜드간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원브랜드숍이나 럭셔리 브랜드 등이 타 채널에 입점하면서다. 기존 채널들의 편집숍 전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새로운 편집숍인 라코를 런칭했고 아리따움은 타 회사의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라이브 매장을 오픈했다. 채널 정의가 모호한 삐에로쇼핑은 화장품 비중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백화점 채널은 지지층 기반이 약화되면서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색조를 중심으로 2030 세대의 유입이 활발했으나 현재 새로 유입되는 고객보다 나가는 고객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빠져나간 고객은 인터넷이나 면세점으로 옮겨갔다. 한번 빠져나간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보면 인터넷과 면세점 이용률과 성장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 관광객 증가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두 자릿수를 보이고 있다.


이제 제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서경배 회장은 최근 우리는 파이프라인 중심 회사가 아니라 플랫폼형 기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제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에 따라 고객 유입이 달라지는 시대가 됐다. 세분화되는 플랫폼에 맞춰 어떻게 고객을 유입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제품은 이제 컨텐츠를 판매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와 달리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직접 스스로 말하는 시대가 됐다. 제품 측면의 키워드는 크게 ‘나(ME)’를 꼽을 수 있다.


최근의 소비자는 내가 쓰는 게 나라고 인식하며 지금 이 시간을 소중이 여기며 자신을 사랑한다. 또 자신이 변화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 등이 효과가 있고 제품 개발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야 성과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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