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시장 정세 불안 뛰어 넘은 ‘K뷰티 인기’
코이코, 80여 한국기업과 한국관 구성 … 향수 영향력 강세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10-08 22: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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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화장품전문지 공동 취재단]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에도 글로벌 뷰티업계의 두바이행은 계속됐다. 참가기업과 바이어들 사이에서 현지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뷰티월드 두바이 2026(Beautyworld Dubai 2026)’ 주요 전시관에는 세계 각국의 업계 관계자들이 모였으며, 한국관과 국내 참가기업 부스에서도 활발한 비즈니스 상담이 펼쳐졌다.

행사는 10월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두바이월드트레이드센터(DWTC)에서 진행된다. 코스메틱과 스킨케어, 향후, 헤어‧네일‧살롱, 퍼스널케어, 뷰티테크, 공급망 서비스, 패키징 등 뷰티산업 전반으로 구성됐다.

코이코는 서울경제진흥원(SBA) 지원기업 18개 사와 독립부스‧한국공동관 참가기업 65개 사 등 80여 개 국내 기업의 참가를 지원했으며 각 기업은 스킨케어와 색조, 헤어, 퍼스널케어, 뷰티기기 등 제품과 기술을 앞세워 현지 바이어들을 만났다.

10월 6일 오전 10시에는 공식 개막을 알리는 커팅식이 열렸다. 올해 30주년을 맞아 전시 명칭도 기존 ‘Beautyworld Middle East’에서 ‘Beautyworld Dubai’로 바뀌었다. 주최 측은 이번 리브랜딩에 글로벌 브랜드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찾던 두바이가 이제 브랜드와 트렌드를 만들어 세계 시장으로 내보내는 뷰티산업 허브로 변모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본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 5일 오후 7시에 열린 30주년 기념 행사에서는 지난 30년의 변화가 구체적인 숫자로 소개됐다. 슈테판 쿠르차프스키(Stephan Kurzawski) 메쎄 프랑크푸르트 수석부사장은 “1996년 첫 뷰티월드에는 63개 업체와 약 4,000명의 방문객이 참여했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2,500개 이상의 업체와 8만 5,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함께하는 행사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쿠르차프스키 수석부사장은 AI가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경험은 대체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고 어디에서나 AI를 접할 수 있지만 AI가 직접적인 경험과 진심을 전달할 수는 없다”며, 오프라인에서 형성되는 관계와 비즈니스 교류의 가치를 짚었다. 라바 람찬드니(Ravi Ramchandni) 뷰티월드 두바이 쇼 디렉터는 올해가 두바이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행사라며 2027년부터 Dubai Exhibition Centre(DEC) at Expo City Dubai로 장소를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UAE서 입지 넓힌 K뷰티
UAE에서의 K뷰티의 위상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이다.

코이코가 KOTRA 두바이무역관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시장 현황에 따르면 2025년 한국산 기초화장품은 UAE 수입시장에서 28.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최대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Life Pharmacy와 Goden Apple 등 현지 주요 리테일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취급 범위가 넓어졌으며 일부 국내 기업은 전시 참가와 바이어 상담을 실제 입점과 판매망 확보로 연결했다.

전시회 현장에서 한국 제품을 바라보는 바이어들의 질문도 한층 구체적이었다. 한국관과 국내 기업 부스를 찾은 해외 바이어들은 완제품의 특징뿐 아니라 배합 성분과 핵심 원료, 기능성 차별점까지 세부적으로 살폈다. 참가기업 관계자들도 최근 상담에서 어떤 성분이 들어갔는지, 주요 성분이 무엇인지 확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브랜드 인지도에 더해 제품 구성과 기술력을 비교하는 방향으로 바이어들의 평가 기준도 한층 구체화된 모습이다.

전시 프로그램에서도 K뷰티는 하나의 산업 의제로 다뤄졌다. ‘Next in Beauty’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뷰티시장의 제품과 원료,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한국 화장품이 참가국의 개별 제품군을 넘어 글로벌 뷰티산업에서 논의되는 주요 흐름 가운데 하나로 자리한 셈이다.

중동 뷰티 시장의 중심 ‘향수’
중동 뷰티 시장의 특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 분야는 향수다. 완제품 향수 전시 영역은 Za’abeel Hall7까지 넓여졌으며, 220개 이상의 관련 기업이 약 1만9,000㎡ 규모의 공간을 채웠다. French Avenue와 Afnan Perfumes, Lattafa Perfumes, Armaf 등 중동계 브랜드는 물론 Givaudan, dsm-firmenich, Symrise, Takasago, MANE 등 세계적인 향료기업까지 한자리에 집결했다.

주최 측이 마련한 별도 프로그램에서도 향수산업의 비중이 뚜렷했다. 비즈니스와 트렌드를 다루는 ‘Next in Fragrance’, 천연 향료 생산자와 바이어‧조향사를 연결하는 ‘Nature Notes’, 글로벌 향료기업들이 각자의 향으로 뷰티월드 두바이를 표현하는 ‘Signature Scent’ 등이 운영됐다. 완제품부터 원료와 조향, 산업 트렌드까지 별도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향수는 뷰티월드 두바이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분야로 자리했다.

중동에서 향수는 문화와 소비생활에 깊게 뿌리내린 산업이기도 하다. 오드(Oud)와 앰버, 샤프란 등 지역을 대표하는 향조와 높은 향료 농도, 여러 향을 겹쳐 사용하는 레이어링 문화는 역내 소비를 넘어 세계 향수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지에서 성장한 브랜드들이 해외 판매망까지 개척하면서 GCC는 글로벌 향수 기업의 소비 시장을 넘어 새로운 향과 브랜드가 탄생하는 시장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향수를 중심으로 스킨케어와 색조, 헤어, 퍼스널케어. 뷰티테크에서도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경쟁했다. 국내 참가기업들은 이미 강점을 가진 스킨케어와 기능성 화장품을 중심으로 색조와 헤어, 바디케어, 뷰티기기 등 각자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주동의 전동적인 향수 수요가 견고한 상황에서 K뷰티를 비롯한 다른 뷰티 카테고리가 어느 정도의 추가 수요를 만들어낼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헤어 분야에서는 전문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과 트렌드를 부각했다. ‘beautyLIVE’에는 디미트리스 지아네토스(Dimitris Giannetos), 조시 라모나카(Josh Lamonaca), 무니르(Mounir) 등 글로벌 헤어 아티스트들이 전문기술을 공유하고 최신 헤어 트렌드를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제품 전시와 전문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의 성격을 살렸다.

두바이, 중동시장 확장 교두보로 부상
K뷰티가 겨냥하는 범위는 UAE 한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 Beautyworld Dubai가 BeautyMatter에 의뢰해 발표한 ‘2026 GCC in Focus’ 보고서에 따르면, GCC 뷰티시장은 2025년 143억 달러에서 2030년 약 21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GCC 전체 뷰티 지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소비시장인 반면, UAE는 자본과 글로벌 인재, 기어버 지역본부, 국가 간 연결망이 모이는 비즈니스 허브의 성격이 강하다.

국가마다 시장구조와 소비 특성이 다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접근법도 세분화가 필요하다. UAE에서 확보한 파트너와 시장 경험을 토대로 사우디아라바이와 카타르, 쿠웨이트 등 각 국가의 가격대와 소비성향, 인증‧제품등록, 유통환경을 따로 살펴야 한다. 두바이는 UAE 내 판매를 위한 단일 거점보다 GCC 각국의 바이어를 만나 여러 시장의 진입 가능성을 동시에 탐색할 수 있는 비즈니스 관문이라는 의미가 크다.

전시 이후 사후관리가 실제 성과 좌우
전시장에서 시작한 상담을 실제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샘플 제공과 견적 협의, 최소주문수량(MOQ), 인증과 제품등록, 독점유통 조건, 리테일 입점 등 여러 후속 단계가 필요하다.

조완수 코이코 대표는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이번 전시회 참가에 대한 우려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현장에는 많은 바이어들이 방문해 한국 기업과 K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중동시장에서 한국 화장품과 뷰티 제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만큼 뷰티월드 두바이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전시회를 통해 국내 기업의 중동시장 진출과 K뷰티 확산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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