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졸속 행정에 화장품 방판 골병든다"

노동부, 방문판매원 '특고' 지정 산재보험 적용
방판 사업자•판매원에 산재 보험료 부담 전가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19-08-06 17: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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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심재영 기자] 최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화장품 (후원)방문판매원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약칭 ‘특고’)로 지정해 산업재해보험 적용 대상으로 하는 방안을 졸속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를 반대하는 화장품 방판업계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이와 관련한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연내에 통과시키고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화장품 방판업계는 산재보험료를 회사((후원)방문판매업자)와 (후원)방문판매원이 50%씩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데 화장품 방판업체가 산재보험료의 절반을 떠안게 되면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업체·판매원, 보험료 절반씩 부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후원방문판매업체 주요정보 공개 자료를 보면 후원방문판매원은 33만9,000여 명이 활동 중으로, 산재보험이 적용되면 매월 25억 원 정도의 산재보험료를 새롭게 부담하게 된다. 판매원 각자 통상적인 월 산재보험료 1만5,000원의 절반인 7,500원을 매월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대리점 방식으로 방문판매를 전개하는 화장품 업체는 각 대리점주가 후원방문판매업자로 등록돼 있어 산재보험료를 개별 대리점주가 부담하게 돼 본사는 직접적인 부담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직판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화장품 업체들은 본사가 산재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니 당장에 준조세가 또 생기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이 특고로 지정돼 산재보험을 적용하게 되면 업체는 산재보험뿐 아니라 고용보험도 내야 하고 퇴직금도 지급해야 한다.


보험 적용 제외신청 조항 삭제될 듯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측은 지난 달 열린 화장품 방판업체 간담회를 통해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이 특고로 편입돼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해도 각각의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이 적용 제외신청을 하면 산재보험 적용에서 제외되므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특고 적용율이 낮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어 조만간 적용제외 신청조항이 삭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화장품 방문판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도대체 화장품을 팔다 무슨 산업재해가 발생한다고 전속성(근로자성)도 없고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도 낮은 화장품 방판 업계를 의견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실태 파악도 부실하게 하고는 업체가 피해가 가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탁상공론으로 졸속 추진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화장품 방문판매원, 전속성 없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시행령 제125조)에 명시돼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특성을 보더라도 화장품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특고는 전속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인데 프리랜서 사업소득자로 분류되는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은 전속성이 매우 낮은 분야로서 자유로운 영업활동의 결과인 각자의 매출에 근거해 수당이 발생하는 구조다.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의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측정한 자료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의무 규정 마련 방안 연구' (2018)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보험설계사와 학습지교사의 경우 공통적으로 이동 중에 발생하는 재해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을 만나기 위해 걷는 시간이 많아 보도, 도로, 건물내 계단 등에서 재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이는 시간의 압박을 느끼는 상황에서 이러한 재해가 종종 일어나는 것이므로 재해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전속성 여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화장품 방판업계의 주장이다.


전속성 여부를 구분하는 기준은 보수나 서비스의 가격을 계약상대방(회사)이 일방적으로 정하고 업무지시를 받으며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 전속성이 있다고 본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은 업종마다 다르지만 비교적 전속성이 낮은 분야라는 것이 화장품 방판업계의 설명이다.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은 무점포 대면 판매방식이다. 매장 혹은 사무실이 없으며, 입직은 있으나 해직이 없고, 업무지시를 받거나 출퇴근 점검이 없으므로 전속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판매에 필요한 제품 및 고객응대, 계약절차 등에 대한 교육 이외에 영업활동에 대한 압박도 사실상 없다.


화장품 방판, 매출 하락에 부담 가중
한편, 최근 비대면 거래인 온라인 거래의 폭발적 성장으로 대면 거래가 점점 줄어들어 화장품 방문판매는 신규 영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업계의 매출이 수년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문판매원, 후원방문판매원의 특고 편입은 산재보험료의 2분의 1을 부담하는 사업주에게 경영상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판매원은 40~6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부가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방편으로 방문판매업에 참여하고 있다. 생계의 수단으로 참여하는 경우에도 전속성이 거의 없고 각자의 영업능력에 따른 매출의 결과로 소득이 발생하며 월 매출의 압박이나 의무가 없이 자유로운 참여가 가능하기에 타 업체와 겸직, 겸업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실정이다.


화장품 방판업계 관계자는 “방문판매원과 후원방문판매원의 특고 편입은 재검토돼야 하며 편입 대상의 선정에 있어 포괄적인 적용이 아니라 전속성과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을 기준으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업종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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