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고군분투’하며 글로벌 경쟁력 입증

화장품 수출 경쟁력 기여도 22.2%p … 주요 20대 품목 중 상위권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5-27 오전 3:3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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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심재영 기자] 한국 화장품 수출이 글로벌 품목 수요 침체라는 역풍 속에서도 탁월한 제품 경쟁력으로 홀로 분투하며 수출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수출 1조 달러, K에 달렸다’ 보고서는 불변시장점유율(CMS) 분석을 통해 화장품을 ‘고군분투형’ 수출 품목으로 분류하며, 경쟁력 기여도 22.2%p를 기록해 주요 20대 품목 가운데 상위권에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25년 한국 연간 수출이 사상 최초로 7,000억 달러(약 7,093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반도체 등 특정 품목 쏠림에 따른 착시 효과로 실질적 수출 경쟁력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주요 20개 품목 중 2025년 수출 증가율(3.8%)을 상회한 품목이 8개에 불과한 것이 그 방증이다.

화장품, 전 지역서 경쟁력 강화
현대경제연구원은 각 품목의 수출 변동 요인을 경쟁력‧품목 수요‧수입 수요로 분해한 뒤, 경쟁력과 품목 수요 기여도의 양(+)/음(-) 조합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경쟁력‧품목 수요 모두 양(+)인 ‘금상첨화형’ △경쟁력은 양(+)이나 품목 수요가 음(-)인 ‘고군분투형’ △경쟁력이 음(-)이지만 품목 수요는 양(+)인 ‘사상누각형’ △모두 음(-)인 ‘설상가상형’이 그것이다.

화장품은 글로벌 품목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3.4%p)된 상황에서도 경쟁력 기여도가 22.2%p에 달하며 ‘고군분투형’의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분석 기간(2023~2024년) 경쟁력 기여도가 크게 뛰어오른 두 품목이 화장품과 농수산식품이었는데,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K뷰티 열풍의 실구매 전환’을 꼽았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11.2%p), EU(+5.4%p), 아세안5(+3.5%p), 중국(+2.1%p) 등 주요 4개 권역 모두에서 동시에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시장에 치우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고른 경쟁력 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4년 화장품 수출 증가율 21.8%
보고서가 분석한 2024년 수출 데이터(UN Comtrade Map 기준)에서 화장품의 총수출 증가율은 21.8%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고군분투형으로 분류된 농수산삭품(17.0%), 자동차(9.6%), 자동차부품(5.3%), 생활유아용품(8.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상첨화형 품목인 반도체(25.0%), 선박(126.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셈이다.

2025년 한국무역협회 통계에서도 화장품 수출 증가율은 12.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요 20개 품목 가운데 반도체(22.2%), 선박(24.1%), 의약품(12.1%)과 함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한 몇 안되는 품목이다. 반도체 편중 구조가 심화되는 수출 환경에서 소비재로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2022년 ‘역성장’에서 2년 만에 반전
보고서가 제시한 3개년(2022~2024년) 경쟁력 기여도 추이를 보면 화장품의 반전이 더욱 선명하다. 2022년에는 글로벌 수요 침체와 중국 시장 부진 등으로 경쟁력 기여도가 –16.1%에 그쳤다. 그러나 2023년 +9.3%로 전환했고, 2024년에는 22.2%p로 2배 이상 도약했다.

이처럼 가파른 회복세는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실질 구매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 인디 브랜드들의 SNS 마케팅, 더마코스메틱 카테고리 확장, OEM‧ODM 공급망 고도화가 어우러지며 화장품 업계 전반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이 핵심 견인차
지역별 분석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미국 시장의 압도적인 기여다. 화장품의 2024년 미국 경쟁력 기여도는 11.2%p로, 4개 권역 중 가장 높다.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스킨케어 루틴이 확산되고, 세포라, 아마존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K뷰티 브랜드의 입점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EU(+5.4%p)와 아세안(+3.5%p)의 약진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단일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서구권과 동남아시아로의 고른 수출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K뷰티 수출 구조의 내구성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시장에서도 +2.1%p의 플러스 기여도를 유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기술 고도화 필요
현대경제연구원은 화장품을 ‘제2의 주력 수출 산업’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수출 맞춤형 금융 지원, 현지 규제 대응 컨설팅 활성화, 해외 인증 획득 지원, 국제 전시회 참가 기회 확대 등 중소‧중견 기업의 실질적 해외 진출 수단 확충을 제안했다.

특히 한류 콘텐츠 확산에 따른 K뷰티 수요가 연관 소비재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 물량 확대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기술 고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수출 구조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류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국가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 마련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2026년에도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반도체 편중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소비재 품목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K뷰티가 이미 고군분투형에서 금상첨화형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구조적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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