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수출 다변화 이미 시작

중국 수출 점유율 점차 하락 … 미국, 일본, 아세안 점유율은 고공행진

문상록 기자 mir1967@cmn.co.kr [기사입력 : 2023-12-26 13: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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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문상록 기자]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새해 화장품 수출은 2023년 예측 결산에 비해 6% 성장한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로 인해 수출 증가세가 주춤했던 2022년의 충격에서 벗어나 2023년에도 소폭이지만 증가세가 예상된다. 아직 수출 기록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까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큰 변동이 없는 한 성장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어 새해에도 화장품 수출의 정점에 이르렀던 2021년 수출실적에는 조금 부족한 수준이지만 90억 달러의 벽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산 화장품의 수출에는 청신호가 밝혀지고 있음이 확실하다.

다만 묵은 숙제가 있어 이는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한다. 수출의 다변화다. 꽤 오래 전부터 수출의 다변화를 외치고 있지만 아직 시원하게 해결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새해는 반드시 수출의 다변화에 기세를 올릴 수 있는 해로 기록되길 바란다.

중국 의존도 줄이기 청신호

국산 화장품이 승승장구할 때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국가가 중국이다. 세계 2위로 치달은 중국 화장품 시장은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땅이었다. 실제로 사드배치 이전에는 중국으로의 수출은 매년 기록이 갱신될 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류의 열풍을 등에 업은 한국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한국 화장품 산업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던 것이 사드배치 이후 중국의 한한령이 발동되면서 한국 화장품은 중국에서 서서히 힘을 잃기 시작했다. 열기가 식는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었고 한국 화장품 기업 중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개설했던 주요 매장들이 모두 철수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찾아와 중국 시장을 다시 두드릴 수 있는 기회마저 앗아갔다. 이를 입증하듯 중국으로의 수출이 사드배치 이후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이다.

코로나를 지나면서도 중국으로 수출은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을 이어갔다. 다만 코로나 3년 동안 중국 수출의 점유율에 서서히 균열이 가면서 수출 감소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사드배치 이후 한국 화장품이 차지하던 시장을 다른 국가가 채워갔고 코로나를 겪으면서 중국 내에서 애국소비 열풍이 불면서 한국의 화장품이 중국에서 점차 외면받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운은 한국 화장품 수출에 여실히 반영되면서 2023년 10월까지 중국으로의 수출이 약 24% 줄어들 만큼 지속적으로 중국으로의 수출은 줄어들고 있다.

이는 한국 화장품 수출 점유율에서도 중국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일단 중국에 기대는 의존도는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음이 확실하다.

중국을 대치할 시장 미국

지난해 10월까지의 수출실적에 따르면 중국으로의 수출은 23.9% 줄어든 반면 다른 대부분의 국가는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보여주면서 수출 다변화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주요 수출국 가운데 지난해 10월까지 미국으로의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5% 늘어났고 홍콩으로의 수출도 29% 늘어났다. 또 베트남으로의 수출이 26.9% 늘어났고 일본으로의 수출도 3.9% 늘어났다.

이외에도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과 아세안 국가들의 수출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인 수출의 성장세를 부추겼다.

무엇보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었지만 전체 수출액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주목할 점이다. 수출의 다변화라는 숙제는 중국으로의 수출 의존도를 낮추면서 수출실적을 유지하거나 늘려갈 수 있다면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드이후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했지만 꾸준하게 전체적인 수출액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이미 다변화의 초석은 마련됐음을 시사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국산 화장품의 수출전망에도 청신호가 밝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을 확실하게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중국보다도 시장 규모가 더 큰 미국으로의 수출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고 공략이 만만치 않던 일본으로의 수출도 소폭이지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수출 다변화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로의 수출 신장 역시 수출 다변화 기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 유럽시장 공략은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화장품의 선진 시장으로 평가되는 서유럽 국가들을 파고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즉 수출의 다변화는 유럽 국가들 공략이 가시화될 만큼의 실적으로 나타날 때 비로소 완성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올해부터는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중국의 규제강화 수출 다변화 촉진(?)

중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자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들에 원료의 안전성을 확보해 제출하라는 법령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몇 차례에 걸친 적용 시기의 유예를 두어 조금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지만 새해부터는 전면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중국으로 화장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도 녹록지 않는 규제를 가하고 있어 수출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여기에 원료의 안전 자료까지 첨부하라는 것은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을 안기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요구하고 있는 자료는 화장품의 제조 비법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안전자료는 원료 기업들에게 전가되는 만큼 화장품 산업 전체에 큰 부담을 안기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중국으로의 수출을 꺼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결과다.

하지만 아직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기에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중국의 규제강화는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의 수출로 전환을 꾀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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