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중국 잔치는 끝났는가?

최근 3년간 폭발 성장세 주춤 … 진검승부 국면 전개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16-03-08 오전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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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7주년 기획 I] 응답하라! Next K-Cosmetic - 특별 기고


몇 가지 눈여겨봐야 할 징조들


지난 1년여간 K-뷰티의 막강 성장세를 막는 몇 가지 징조들이 나타났다.


1. 벤더를 비롯한 중국의 거래상들이 대폭 감소했다. 시장 변화 최전선에서 이상 기류를 감지한 국내 관련기업들의 치열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곡동 도매 단지를 비롯한 유관기업을 찾는 중국인의 발걸음이 급감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불법 유통 근절 조치에 따른 따이공 거래 몰락, 보세구역 확대 등이 큰 이유겠지만, 정작 무서운 것은 그 이면에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2. 중국 특수에 따른 매출 급증과 기업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주가가 예상치 못한 속도로 유턴하고 있다. 왜 그럴까?


3. 국내 매장을 찾는 중국 소비자, 기업체 담당자들의 1회당 구매 개수가 정체 내지 하향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중국인의 싹쓸이 쇼핑이 급감하고 인기 모델 몇 개씩만 구매해 가고 있다. 중국 내에 훨씬 규모 있는 생산시설과 생산 노하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화장품 산업도 그런 현상인 걸까?


4. ‘우리가 호갱인가요?’ 중국 상해의 글로벌 기업에 다니는 여자 회사원(꿔징. 26세)의 말이다. ‘한국산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줄 아나 봐요’ 이런 현상은 대세일까? 일부의 목소리일까?



대국굴기, 뷰티굴기


1990년대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은 2000년대 접어들며 세계의 제품 중국으로 전환을 시작했고 준비에 자신감을 갖춘 중국은 2006년 대국굴기를 공표했다.


대국굴기란 대국이 그냥 일어선다는 것이 아니라 ‘산처럼’ 일어선다는 것이다. 강대국의 조건을 갖추고 강대국으로 본격적으로 전면에 서겠다는 이야기다. 그 이후 10년, 각종 산업에서 그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샤오미, 화훼이, 알리바바를 비롯한 대규모, 혁신 기업들과 세계 1등 브랜드들이 놀랄만한 속도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중국이 엄청난 규모의 화장품 산업을 그대로 방치할 것으로 보이는가? 중국에서 IT, BT를 비롯한 기술지향 산업이나 중공업, B2B 산업은 정부주도형 혁신이 쉽고 빠르기 때문에 대국굴기의 최전방 산업으로 먼저 등장하고 있다.


화장품 등 B2C 산업에서는 소비자의 선호와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정부주도형으로 빨리 전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최근 동향으로 보면 이미 뷰티굴기는 시작된 듯 보인다.


따이공 조치는 물론 제도 보완ㆍ강화, 중국 국내 생산기반 확대, 기술기업 적극 유치 등의 움직임이 조용히 시작되어 이미 10년이 넘었다. 게다가 최근 3년 사이에는 국내 R&D 인력과 기술의 무차별적인 스카우트가 진행되고 있다.


늦어도 3년 이내, 중국 기업과의 본격적인 전쟁은 시작될 것이다. 중국이 준비를 끝내면 얼마나 냉정해 지는지 타 산업 사례를 살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K-뷰티의 위기와 미래


K-뷰티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그 경쟁력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한국의 화장품이 최고의 품질이기 때문인가? 한국의 유명 스타가 끝없이 팬을 모으고 있기 때문일까? 한국 화장품을 소유하면 뭔가 있어 보여서일까?


뭔가 있어 보이는 것은(brand pride), 샤넬이나 랑콤 같은 브랜드가 더 강하고, 더욱 품질 좋다고 생각하는 브랜드도 일본, 미국, 유럽의 일급 브랜드들이다. 초기 한류 스타로 인해 제품을 접하는 것은 맞지만, 그 역할은 거기까지이다.


현재까지의 K-뷰티 경쟁력은 선호도(Preference)와 가격대비 성능(Value for money, 요즘 말로 소위 가성비(價性比)) 두 축이다. 이 두 축이 K-뷰티 화장품의 인기를 끌어온 것이다. 거기에 한류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의 비단결 같은 피부가 K-피부에 대한 판타지, 동경을 만들어 냈다.(K-뷰티의 본질적 경쟁력은 K-스타가 아닌 K-스킨이다)


‘가격대비 성능’에는 좋은 품질이라는 요소와 품질이 믿을만하다는 요소가 존재한다. 중국 제품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요소이다.(특히 신뢰라는 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이유로 The era of trade(거래의 시대, 무역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K-뷰티는 팽창하였다. The era of trade는 품질의 차이, 정보 소통의 제약, 문화의 차이, 희소성의 존재, 동경 이미지, 이 다섯 조건을 갖추면 발 빠르게 많은 량을 거래하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 시기이고 지난 5,6년이 이 조건에 딱 맞는 시기였다.


그러나 이제 곧, 3년 이내, 뷰티굴기의 중국에서 어떤 현상이 벌어질 것 같은가? 품질 좋고 믿을 수 있는, 그러면서 디자인과 디테일이 받쳐주는 중국 제품이 탄생할 것이다. 그러면 K-뷰티 양대 경쟁력의 하나인 가성비는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고 선호도 역시 흔들릴 것이다.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것이다.



K-뷰티의 거품과 구조변화


K-뷰티는 순항을 했다. 특히 최근 3년간 폭발 했고 국내 업체 수는 8천을 넘었다. 그런데 워낙 빨리 팽창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놓친 것이 있었다. 화장품 산업의 본질은 ‘감성, 브랜드’이다. 그래서 감성 산업, 브랜드 산업이라 얘기한다.


등을 밀어주는 파도와 바람 덕에 순항했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브랜드 보다 제품을 팔았다(상표를 달았다고 브랜드가 아니다). the brand of Korea가 아닌 made in Korea를 팔았고 그래도 잘 팔리던 시대였다.


중국 정부의 태도 전환, 소비자 의식과 태도의 변화, 곧 현실화될 양국 간의 품질 격차 감소는 곧 파워 브랜드, 개성 브랜드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조 변화를 유발할 것이다. 그 와중에 선택과 집중으로 옥석이 가려지고 거품이 터지고 진검승부의 국면이 전개될 것이다. 이제 무차별적인 잔치는 끝나간다.



K-뷰티 진화를 위한 세 가지 준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먼저 Brand를 팔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Brand로 만들어야’ 한다. 화장품 브랜드는 대표적인 경험소비재(consumer experience goods)이다.


조건(가격, 성능, 가성비, 판촉 등)으로 구매하는 것은 유리한 조건이 나타날 때 소비자가 바로 떠나지만 경험(공감, 추억, 사연, 정서, 느낌)으로 구매하는 것은 팬이 생기고, 팬이 남는다. 즉 브랜드 충성도가 확연하게 차이 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브랜드 설계가 제대로 되어야 하고 그것을 잘 전달하기 위한 수단(브랜드 슬로건, 브랜드 스토리, 브랜디드 컨텐츠, 경험 매장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화장품 산업에서 온-오프 매장은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 아니다. 그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고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화장품 산업에서의 판매 사원은 파는 역할보다 브랜드 큐레이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 Top 브랜드 몇을 제외하고는 90%가 아직 브랜드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빠른 보강이 필요하다. 그 결과 파워 브랜드가 되거나 개성 브랜드(독자적인 포지셔닝을 확보한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신뢰(trust)를 강화해야 한다. 한중 양국의 결정적 차이는 제품의 Trust gap이다. 예전 우리나라 상황을 돌아보라. ‘독일제품은 역시 단단해, 일본제품은 역시 디테일해’ 이런 것이 Trust 이미지이다. Trust gap을 벌려 놓으면 추격에 대응하기 매우 용이하고 한 순간에 따라 잡히지 않는다. 전문가와 학자 등과 손을 잡고 좀 더 치밀하고 섬세하게 보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키아벨리가 강조한 것처럼, 본거지를 비우면 안된다. 아니 강화해야 한다. K-뷰티의 본거지 한국에서 확실한 기반이 구축되어야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본 K-뷰티의 위기와 대처방안은, 현재 열렸거나 곧 열릴 다른 나라의 K-뷰티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이다.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 잔치는 곧 끝나지만, 준비한 자에게 잔치는 계속될 것이다. K-뷰티의 진화와 도약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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