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K뷰티 새 유형 부상

코로나 이후 폭발적 성장세···소재 기술 글로벌 수준 평가 기대치 상승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기사입력 : 2021-03-07 20: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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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창간 22주년 기획특집] MASK Off Microbiome


[CMN 신대욱 기자] 미생물은 1683년 처음 발견됐다. 현미경 발명에 따른 성과였다. 미생물 발견은 이후 각종 유해균 발견으로 이어졌고 항생제와 치료제 개발로 인간 수명이 연장되는 효과를 낳았다.


유해균 중심으로 이뤄지던 미생물 연구는 2000년 이후 연구 관점이 유익균 중심으로 바뀐다. 유전자 분석 기술이 도입되면서다. 인류 최초의 유전자 지도가 발표된 것이 2001년이고, 이후 유전자 분석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다.


제2의 게놈이라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본격화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을 포함해 동식물과 토양, 바다, 대기 등에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의 군집과 유전체를 말한다. 미생물(Microbe) 생태계(Biome)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최초 정의는 2001년 사이언스지를 통해 이뤄졌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컬럼비아대 레더버그 교수와 하버드 의대 맥크레이 교수의 기고를 통해서다. 이들은 인체에 존재하는 상재균, 공생균, 병원균 등 모든 미생물들의 총합이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정의내렸다.


유전자 분석 기반, 기술 혁신 주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2010년 이후다. 유전자 분석이 보다 빨라졌고 가격도 내려가면서다. 연구 참여자가 늘면서 다양한 연구 성과가 더해졌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내 존재하는 미생물과 건강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과 질병, 면역, 피부노화 등의 유전적 상관관계가 입증되면서 의약품부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진단시약 분야로 적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2016년 당시 미국 오바마 정부 차원에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를 내세워 적극적인 연구에 나서면서 주목받았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빌게이츠의 발언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데 한몫했다. 빌게이츠는 2018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세계를 바꾸게 될 세가지중 하나로 마이크로바이옴을 꼽은 바 있다. 그만큼 마이크로바이옴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 등 국가 주도로 대형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도 2017년 마이크로바이옴을 미래유망 기술 분야로 선정해 관련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은 후발로 뛰어들었지만 적어도 화장품 분야에서는 개별 기업들의 노력으로 성과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해온 한국의 화장품 기술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이 새로운 영역으로 떠오른 것은 2019년부터다. 이전에도 유산균 화장품이나 발효 화장품이 있었지만, 유전자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몸에 좋은 음식이 피부에도 좋을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성분화한 것과 다른 접근이다. 실제 피부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유전체 분석을 바탕으로 미생물과 피부의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화장품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피부 내 존재하는 유익균을 활성화시켜 피부 면역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피부 균형을 찾아준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아토피나 여드름 같은 민감성 피부 개선은 물론 피부노화에 이르기까지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피부 면역 관심도 증가, 시장 활황세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면역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아지며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뷰티스트림즈가 지난해 발표한 ‘코스모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미래 핵심 트렌드중 하나로 소개했고,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프로스트&설리반은 2023년까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포함한 관련 퍼스널케어의 연평균 성장률이 2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이처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체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바이오 전문 기업과 협업을 통해 기술 수준을 높이고 있다. 상위 제조사와 ODM 기업을 비롯해 원료 전문기업에 이르기까지 자체 연구기반을 마련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코스맥스가 소재랩 내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 연구팀을 두고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 한국콜마는 종합기술원에 바이옴 연구소를 개설해 본격 연구에 들어갔다. 아모레퍼시픽도 기술연구원내 녹차유산균 연구센터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LG생활건강은 숨 자연발효연구소를 통해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스맥스는 2019년 4월 ‘항노화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처음으로 개발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항노화와 미생물의 연관성을 연구, 특정 미생물을 활용해 세포노화를 억제시키는 기전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결과물이다.


관련 연구는 최근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엔 미국 항공우주국의 스페이스 바이오 미생물 소재(솔라바이옴™)를 적용한 후속 제품도 내놨다.


한국콜마도 바이옴 연구소의 기술 개발과 함께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벤처인 고바이오랩, MD헬스케어와 잇따라 신약 후보 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신약부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에 이르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활용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원료기업들의 소재 개발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바이오랜드가 제주용암해수를 활용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특허를 획득했고, 지에프씨생명과학이 10여년에 이르는 미생물 이용 발효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소재를 국내외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에이치엔비웰은 지난해 하반기 화장품 소재사업부를 신설하고 인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 나섰다. 지놈앤컴퍼니와 고바이오랩, 천랩, 쎌바이오텍 등 바이오 전문 기업들도 화장품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내세운 화장품 출시도 폭발적인 증가세다. 아이오페와 헤라, 일리윤, 오휘, 토니모리, 마녀공장, 메디힐, 닥터자르트, AHC, 리더스코스메틱 등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내놓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제약사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일동제약의 퍼스트랩과 종근당건강의 닥터락토, 한미약품의 프로캄, 동아제약의 파티온, 동국제약의 센텔리안24 텐션-업 마이크로바이옴 앰플 등이다.


기술 발전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

현재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의 기술 수준은 글로벌 시장을 이끌 정도로 높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그동안 비비크림이나 쿠션처럼 제형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을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소재로도 글로벌 시장을 이끌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치와 된장, 고추장 등으로 대표되는 발효 문화에 익숙하고 그만큼 미생물에 거부감이 덜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이해도와 수용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화장품 기술 자체가 글로벌 수준이어서 새로운 기술이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동걸 코스맥스 소재랩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체연구팀장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기술은 한국이 최대 기술 보유국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갈 정도로 앞서 있다”며 “한국적 혁신 소재로 제3의 K뷰티 붐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만큼 한국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분야에서만큼은 활황세라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보다 발전적인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은 미생물 생균을 바로 배합할 수 없다. 생균을 배합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생균을 배합한 화장품이 나오면서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특유의 면역 효능을 직접적으로 표기할 수도 없다.


업계는 이같은 사항을 포함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관련 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야 비비크림, 쿠션 이후 새롭게 K뷰티를 대표할만한 제품군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형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 수 있으리라는 지적이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112호(2021년 3월 10일자) 기획특집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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