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큰 K뷰티 미개척지, 다음 타깃?

젊은 인구 비중, 높은 출산율, 한류 영향 등 기대감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0-10-30 16: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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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Middle East) 3국 화장품 시장 현황


[CMN 이정아 기자] ‘K뷰티’ 다음 타깃 시장으로 중동의 진가는 미지수다. 2019년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 64억 달러 가운데 중동 수출액 비중은 1% 남짓이다. 허나 수출 규모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대비 2019년, 한국의 전체 화장품 수출액이 3.9% 증가했을 때 중동지역만큼은 21.1%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KITA) 발표 보고서 ‘중동 화장품 시장 동향’에서도 중동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1년까지 연평균 8.5%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물론 코로나19가 변수로 작용하기 전 수치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그동안 ‘미개척지’로 평가되어온 중동 지역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다.


젊은 인구 비중과 높은 출산율,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에 대한 기회 확대, 중동 내 한류 영향 등 K뷰티의 성장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진다.


이에 본지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8호(중동편)에서 다룬 UAE,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3국의 화장품 시장 현황과 현지 소비자들의 K뷰티에 대한 인식 등을 의미있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UAE(아랍에미리트)

코로나19가 덮친 중동 지역은 마스크 착용 장기화로 마스크 여드름이라 불리는 ‘마스크네(Maskne)’가 이슈였다. UAE 소비자들에게도 여드름이 새로운 관심사로 등장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적합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트렌드가 새로이 등장했다.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더 올라가면서 클린 뷰티와 천연 성분에 대한 선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이어졌다.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도 꾸준히 등장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영향은 UAE에서도 유효했다.


아울러 비대면 쇼핑 환경에 맞는 화장품 배송 서비스 ‘뷰티 박스’가 UAE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타입과 스킨케어 루틴,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제품을 선별하는 ‘유뷰트’와 광범위한 브랜드, 취급 제품 수, 매월 색다른 컨셉으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룩 판타스틱’이 대표적이다.


1996년 설립된 영국 최초의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룩 판타스틱이 취급하고 있는 제품은 450개 브랜드, 1만4천개 이상이다. 최근 두바이를 중심으로 현지 뷰티 박스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으며 이들이 한국 브랜드들도 취급한다.


가짜상품, 불완전한 온라인 결제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UAE 소비자들은 화장품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화장품 브랜드들까지 온라인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화장품 온라인 신규 사용자 증가율이 엄청나다.


중소기업들의 온라인 쇼핑 진출이 활발하며 디올 뷰티, 지방시 뷰티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까지 적극 진출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디올 뷰티가 중동 지역 최초로 UAE에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지 전문가들은 UAE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상황에서 상품 정보 검색과 구매환경이 인터넷 검색, 온라인 구매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소비자들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된 후에도 온라인 쇼핑의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UAE 화장품 시장 조사를 진행한 대한 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는 “UAE 온라인 시장 진출을 위한 자체 판매 사이트 구축에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소요돼 효율적이지 않다”며 “초창기에는 아마존 UAE나 남시(Namshi)와 같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UAE 소비자들은 새롭고 독특한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화장품 구매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품질’이다. 효능이 있는지, 리뷰는 신뢰도가 있는지, 불만사항은 잘 전달되는지 등을 살핀다.


특정 브랜드를 고집하진 않는다. 즉각적인 효과로 빠르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한다. 효능과 긍정적 리뷰로 최근 인기있는 한국 브랜드로는 라네즈, 이니스프리, 코스알엑스 등이 있다.


UAE 소비자들은 다크서클에 대한 고민이 많다. 또 여드름, 기미, 색소침착 개선 효과가 있는 필링 제품이 인기다. 한국 제품 중에서는 시트 마스크, 여드름 스팟패치, 콜라겐 알약, SPF 제품, BB크림 등의 수요와 인기가 높다.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 소비자들은 외형적 아름다움에 관심이 높다. 피부에 좋은 성분은 제품 구매시 고려대상이 아니다.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편이다. 쉽게 이 브랜드에서 저 브랜드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


올인원 제품에는 흥미가 없다. 사우디 여성들은 화장을 하는 행위 자체를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매우 가치있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우디 여성들은 평소에 눈 주변을 검게 칠하는 콜(Kohl) 메이크업을 즐겨 하는 편인데 최근 코로나19로 강한 이미지를 주는 콜 메이크업 대신 부드러운 아이 메이크업이 유행하고 있다.


또 두껍고 통통한 입술을 매력적이라 느끼는 사우디 여성들 사이에서 볼륨있는 입술을 연출하는 립 플럼퍼를 사용하거나 립 컨투어링, 립 그라이데이션 등의 기법을 사용해 립의 입체감을 살려주는 메이크업 방법이 인기가 높다.


사우디아라비아 소비자들도 UAE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제품을 선호한다. 꾸준히 관리하는 제품보다는 시트 마스크와 같이 사용이 간편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이 최적의 선택지다. 뜨거운 기후, 깨끗한 피부에 대한 높은 니즈가 반영돼 SPF 함유 제품은 사우디 소비자들에게 항상 인기다. 열기와 햇빛에 견딜 수 있는 매트한 제품, 롱래스팅 제품을 선호한다.


지성 피부가 많은 사우디 소비자들은 평소에도 여드름과 같은 트러블을 많이 경험한다. 특히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트러블 케어에 더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 숯 성분이 사우디에선 인기다. 그 중 숯 마스크의 인기가 높다.


사우디에서 수년전부터 이슈로 떠오른 논코메도제닉은 최근 더 주목받고 있다. 집에 머무르면서 피부 관리를 할 시간이 많아진 사우디 여성들이 스킨케어 제품을 이전보다 많이 구매하고 사용하면서 여드름용 화장품에 등장하는 논코메도제닉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사우디 소비자들 역시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비중이 증가했다. 사우디 당국이 매장 내에서 샘플 사용을 금지하고 단속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구매는 더욱 위축되고 온라인 소비로의 전환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지의 한 컨설팅 기업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우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2/3 이상인 68%가 코로나 전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쇼핑 습관을 앞으로도 고수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69%가 그렇다고 답했다.


2020년 6월 사우디에 아마존이 본격 론칭, 운영을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사우디에서 K뷰티가 인기를 얻고는 있지만 아마존 사우디에 입점한 한국 브랜드는 많지 않다.


인기 제품에 올라와 있는 한국 제품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오히려 K뷰티를 가장한 브랜드와 제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어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브랜드로 오인하고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 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위해서는 콘텐츠 현지화가 가장 중요하다. 아랍어를 기반으로 브랜드가 사우디 소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담은 메시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브랜드를 홍보할 때는 사우디 소비자들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지 않는 경향을 고려해 가능한 한 모든 곳에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최근 사우디 왕실에 불고 있는 여성 인권 향상 바람이 화장품 업계의 마케팅 활동으로 이어져 사우디 여성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터키

터키 화장품 시장은 최근 몇년 간 그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들어 현지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하며 터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터키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터키 화장품 시장 규모는 94억 리라(한화 약 1조4381억원)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2020년 터키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주춤할 것으로 보이나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터키 내 주요 화장품 유통채널로는 오프라인 왓슨즈, 그리티스, 로스만이 가장 유명하다. 온라인은 아직 개선 과정에 있다. 온라인 상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은 터키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가격이라 보기 어렵다. 또한 배송 시스템이 미비하고 배송이 불가한 지역도 있다.


터키 소비자들은 해외 배송이나 온라인 배송보다는 현지 시장에서 주로 화장품을 구매한다. 해외 배송의 경우 까다로운 세관 절차 때문에 제품을 받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불법 수입은 터키 화장품 시장에 제기되는 주요 문제점 중 하나다. 게다가 밀수품들이 정품이 아닌 위조품인 경우가 많아 문제가 크다. 터키 시장에 만연한 위조와 밀수 문제로부터 진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정품 인증 표식 등을 강화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터키 소비자들은 피부에 더 많은 화학 물질이 닿을수록 노화가 빨라진다고 생각한다. 이에 천연 재료를 활용한 화장품을 선호한다. 스킨케어 분야에서 천연 및 유기농 성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장미수와 살구씨 오일이 인기다.


두껍고 무거운 메이크업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한 내추럴 메이크업이 터키에서도 인기다. 유명 셀럽들을 중심으로 화장기가 전혀 없는 제로 메이크업까지 조명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맑고 깨끗한 피부톤이다. 이에 꼼꼼한 클렌징과 꾸준한 스킨케어의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한편 터키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차별을 반대하는 운동이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 가운데 여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화장품 기업의 CRS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억압적인 시선들에 저항하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지지하는 마케팅 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터키 진출시 여성 인력 고용, 여성 인권 옹호 활동 등 여성 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화장품을 포함한 한국의 모든 제품들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환율, 관세 문제로 높은 인기에 비해 접근성이 낮다.


한국 화장품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모습을 연출한다는 점에서 다른 화장품과 구별된다. 터키 소비자들은 한국 브랜드 제품을 독창적으로 여긴다.


터키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려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것과 합리적 가격대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독특한 패키징과 샘플 제품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눈길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



[본 기사는 주간신문CMN 제1095호(2020년 11월 4일자) 마케팅리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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