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11-04 16:51:21]
APAC 2026 2분기 FMCG 트렌드 [자료=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CMN 심재영 기자] 아시아 퍼스널케어 시장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가별 경제 상황과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 구매 형태에 따라 시장별 온도 차가 뚜렷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시장에서는 퍼스널케어가 전체 소비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 말레이시아와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대만에서는 뷰티 및 퍼스널케어 소비가 비식품 부문의 성장을 이끄는 양상이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무조건 지출을 줄이기보다는 필요한 제품에 대한 구매를 유지하면서도 구매 빈도와 지출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글로벌 소비자 패널 조사기관 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Worldpanel by Numerator)가 발표한 ‘Asia Pulse Q2 2026’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기준 아시아 10개 시장의 FMCG 금액 기준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5%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퍼스널케어는 2.0% 성장해 전체 FMCG 시장의 성장률을 웃돌았다.
인도, 퍼스널케어가 FMCG 성장 견인
아시아 퍼스널케어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 지역은 인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도시지역의 퍼스널케어 시장은 2026년 2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6.3% 성장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8.7% 보다 성장률이 크게 확대된 수치로, 전체 FMCG 시장 성장률 13.0%를 웃돌았다.
인도 도시지역 FMCG 시장은 지난해 9% 성장에서 올해 13% 성장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이 소비자들의 구매 횟수 증가에 의해 나타난 것은 아니다. 1회 구매당 지출액이 11.5% 증가한 반면 쇼핑 횟수는 1.8% 감소했다.
소비자들이 구매 빈도를 늘리기보다는 한 번 쇼핑할 때 지출하는 금액을 확대하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물가 상승과 가격 인상이 가계의 장바구니 금액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퍼스널케어가 전체 FMCG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월드패널은 인도의 퍼스널케어 성장 배경으로 안정적인 그루밍 수요와 고부가가치 제품 및 포맷으로의 이동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인도 소비자들의 퍼스널케어 소비가 단순한 생활필수품 구매를 넘어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도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을 고려하면서도 제품의 기능과 효용, 품질을 차별화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가격 상승에 따른 구매단가 확대가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함께 운영하는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채널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인도 도시지역의 온라인 쇼핑 금액은 전년 대비 48.9% 급증했으며, 온라인 구매 가구 수는 32.1%, 구매 횟수는 11.4% 증가했다. 반면 1회 구매당 지출액 증가는 1.2%에 그쳤다.
이는 온라인 쇼핑이 대규모 구매를 위한 채널이라기보다는 일상적인 제품 보충을 위한 구매채널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
을 보여준다. 다만 인도에서는 키라나(Kirana) 등 전통 소매채널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전략이 요구된다.[자료=월드패널 바이 뉴머레이터] 한국·대만, 뷰티퍼스널케어 성장 주도
한국과 대만에서는 퍼스널케어를 포함한 비식품 부문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의 퍼스널케어 시장은 5.0% 성장했다. 중국의 0.6%, 대만의 2.7%와 비교해도 높은 성장률이다.
월드패널은 한국 FMCG 시장의 침체가 구매 한 번에 지출하는 금액의 감소보다는 쇼핑 횟수 감소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2026년 상반기 한국 FMCG 시장은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1회 구매당 지출액은 1.5% 증가했지만 구매 빈도가 2.8% 감소하면서 전체 시장이 역성장했다. 소비자들이 한 번 구매할 때 지출하는 금액은 늘렸지만 쇼핑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비식품 부문은 2.8% 성장했다. 특히 뷰티와 퍼스널케어가 비식품 성장에 집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빈도와 1회 구매당 지출액이 모두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식품 부문에서는 구매 빈도 감소가 전체 지출을 끌어내렸지만 비식품에서는 뷰티와 퍼스널케어를 중심으로 구매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전반적인 생활 소비 지출을 조정하면서도 외모 관리와 개인위생 등 자신에게 직접적인 효용을 제공하는 분야의 소비는 상대적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만 역시 퍼스널케어 시장이 2.7% 성장하면서 비식품 부문의 회복을 이끌었다.
월드패널은 대만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개선과 라이프스타일 업그레이드를 주요 시장 변화로 제시했다. 경제성장에 따른 자산효과가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을 낮추면서 쇼핑 빈도가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대만에서는 식품과 음료가 FMCG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비식품에서는 퍼스널케어가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홈케어 분야에서도 세탁 캡슐과 섬유 향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어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의 편의성과 품질을 높이는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통 측면에서는 이커머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플랫폼별 성과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쇼피와 쿠팡이 다른 플랫폼보다 양호한 성과를 보였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코스트코가 대형마트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약국·드럭스토어의 구매 횟수는 7%, 1회 구매당 지출액은 6% 감소했다. 퍼스널케어 제품을 판매하는 주요 유통채널이라고 해서 모두 성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과 대만의 사례는 아시아 선진 소비시장에서 뷰티와 퍼스널케어가 전체 소비 위축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소비자들의 구매 빈도와 유통채널별 성과가 달라지고 있어 브랜드별 유통 전략과 소비자 접점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뷰티 성장 지속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퍼스널케어 시장의 주요 성장 지역으로 부상했다.
인도네시아 퍼스널케어 시장은 6.9% 성장했다. 전체 FMCG 성장률 4.5%를 웃도는 수준이다. 월드패널은 인도네시아에서 소비자 신뢰도가 약화되고 FMCG 구매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뷰티 분야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성장 속도는 이전의 두 자릿수 성장에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자들의 구매량 감소가 중상위 소득층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구매 여력이 있는 소비자들조차 지출을 조정하면서 제품별 우선순위를 재정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제한된 지출 여력 안에서 선택받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월드패널은 인도네시아 뷰티 시장에 여전히 프리미엄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이 모든 제품의 지출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구매 품목을 선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랜드들은 핵심 소비층을 대상으로 제품의 차별화된 효능과 사용 경험을 강조하는 한편,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권을 넓히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태국에서는 퍼스널케어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지만, 월드패널은 2026년 2분기 들어 퍼스널케어가 1분기 감소세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더운 계절에 수요가 증가하는 제품군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적 수요와 기후 특성이 퍼스널케어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태국 FMCG 시장은 2026년 2분기 기준 전년 대비 7.1% 감소했지만, 정부의 60대40 공동부담 캠페인 등이 가계의 소비 부담을 완화하면서 6월 이후 일부 회복세가 나타났다.
유통에서는 쇼피와 틱톡, CJ 등이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태국 시장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중동, 소비 위축
말레이시아에서는 퍼스널케어 시장이 5.8% 감소했다. 전체 FMCG 시장도 0.7% 줄어들면서 소비 위축이 이어졌다.
월드패널은 말레이시아의 물가 상승률이 2026년 6월 1.9%로 높아졌으며, 보험·금융서비스와 퍼스널케어, 사회보장 및 기타 상품의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제한된 예산 안에서 필수품 중심으로 구매를 조정하고 있다. 평균 가격과 쇼핑 빈도가 모두 시장 성과에 부담으로 작용한 반면, 한 번 구매할 때 구매하는 물량은 늘어나면서 일부 상쇄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도 제품의 효용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퍼스널케어 시장은 4.0% 감소했고 UAE 역시 1.3% 줄었다. 중동 주요 시장에서도 퍼스널케어 소비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약국 채널의 구매 횟수가 11.5%, 1회 구매당 지출액이 6.1% 증가했다. 월드패널은 전체 시장에서 쇼핑 횟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구매 기회를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약국이 의약품뿐 아니라 뷰티와 퍼스널케어 제품의 소비자 접점으로서 중요성을 확보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보고서의 약국 실적은 채널 전체에 대한 수치이므로 이를 퍼스널케어 제품만의 성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UAE에서는 소비자들이 대량 구매보다 소액·소량의 잦은 구매를 선호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지역 정세와 경제적 불확실성에 따른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한 번 쇼핑할 때 지불하는 금액을 관리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다.
월드패널은 이 같은 환경에서 제품 구성과 가격, 용량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할인점과 이커머스가 지난 2년 동안 소비자 접점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퍼스널케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국가별 소비 여건에 맞춰 제품 용량과 가격대를 세분화하고, 할인점과 온라인 등 성장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채널별 소비자 접점 재편 주목해야
이번 보고서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가별 유통채널의 변화다.
아시아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대형 유통채널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과 전문점, 약국, 할인점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퍼스널케어 제품의 유통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구매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구매 빈도가 둔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대만에서는 이커머스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드럭스토어 구매 횟수와 지출액이 모두 감소했다.
인도에서는 온라인 쇼핑 금액이 48.9% 급증하면서 일상적인 제품 보충을 위한 채널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약국이 높은 소비자 참여도를 보였으며, UAE에서는 할인점과 이커머스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태국에서는 쇼피와 틱톡 등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채널을 넘어 콘텐츠와 소비자 경험을 결합한 유통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는 퍼스널케어 제품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바디케어, 그루밍 제품 등은 소비자들이 제품의 효능과 사용감, 가격 등을 비교해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브랜드는 소비자가 제품을 발견하고 정보를 얻은 뒤 구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고려한 채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