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10-29 13:55:17]
[자료=한국소비자원][CMN 심재영 기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전문가와 조작된 체험 후기를 앞세운 부당광고가 유튜브에서 무더기로 적발된 가운데, 화장품 분야에서는 제품을 의약품처럼 오인하게 하는 표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9개월간 유튜브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AI로 생성한 가짜 전문가 광고와 기만적인 전후 비교 광고 등 총 420건의 부당광고를 적발해 차단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 보면 식품이 312건(74.3%)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화장품이 72건(17.1%)으로 뒤를 이었다. 의료서비스는 21건(5.0%), 마사지기·의료기기·의약외품 등 기타는 15건(3.6%)이었다. 적발된 AI 부당광고 가운데 6건 중 1건 이상이 화장품 광고였던 셈이다.
전체 적발 건수는 시기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모니터링 첫 3개월인 지난해 10~12월에는 24건이었으나, 올해 1~6월에는 396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 전체의 대부분이 집중된 것이다.
화장품 부당광고를 표현 유형별로 나눠보면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가 58.3%(42건)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다이어트’, ‘흉터 제거’, ‘중증 여드름에 처방’ 등의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 뒤를 이어 ‘화장품의 범위를 벗어난 의학적 효능·효과 표현을 사용한 광고’가 30.6%(22건)였다. ‘쥐젖 제거’, ‘피부과 시술 없이 해결’ 등의 표현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의약품 오인과 범위 이탈 표현을 합치면 전체 화장품 부당광고의 88.9%(64건)에 달한다.
이 밖에 ‘약국에서 인정’ 등 기관의 지정·공인을 내세우는 표현이나 ‘전 세계 최고 함량’ 등 배타성을 띤 절대적 표현으로 소비자 오인 우려가 있는 광고는 11.1%(8건)였다.
소비자원이 공개한 대표 사례에는 화장품 광고도 포함됐다. 의사 가운을 입은 인물이 등장해 ‘기미와 검버섯 완벽하게 없애는 방법’, ‘기미·검버섯 원인을 차단해주고 억제까지 해줍니다’ 등을 언급하는 방식의 광고다. 소비자원은 이를 AI를 활용한 ‘의사 사칭’ 유형의 부당광고 사례로 분류했다.
전체 유형별로는 AI로 신체 변화를 과장되게 합성하거나 실제 소비자 경험담처럼 꾸민 ‘체험 후기 조작’이 63.6%(267건), 가짜 의사·약사 등을 내세운 ‘전문가 사칭’이 36.4%(153건)였다. 전문가 사칭 중 의사·약사·간호사 사칭은 46건(10.9%), 교수·제품개발자·장인 등 기타 전문가 사칭은 107건(25.5%)이었다.
소비자원은 쇼트폼 광고가 게재자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고 알고리즘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특성이 있어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구글과 ‘부당광고 신속 차단 협력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유튜브 광고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AI를 악용한 허위·과장광고가 확인되면 신속히 차단하고 있다. 모니터링 결과는 구글과 상시 공유하며, 적발된 420건 모두 차단 조치를 마쳤다.
법적 규제도 강화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화장품법’, ‘약사법’ 등 관련 법률이 지난 5월 26일 개정되면서 AI로 생성한 가짜 전문가가 식품, 화장품 등을 추천하는 광고 행위가 금지됐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도 SNS 광고 속 신체 변화 전후 비교와 체험 후기, 전문가 추천 장면이 AI로 합성·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