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생산-소비, 인류 생존 직결되는 기본 가치"

녹색 패러다임 시대···녹색 성장 위한 기업 경쟁력 '에코 지능'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기사입력 : 2020-03-08 16: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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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N 창간 21주년 기획특집Ι] C.L.E.A.N - Eco Management


[CMN 이정아 기자] 친환경, 필환경, 그린경영, 에코경영…. 능히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환경오염과 파괴는 단순히 생활의 불편을 뛰어넘어 인류 생존과 직결된다.


국가 차원, 기업 차원에서 친환경은 필수 항목이 되었다. 환경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일상 곳곳에 아주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녹색 성장’ 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은지도 이미 오래다.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이라는 말을 앞세운다. 그러나 여전히 활동에는 소극적이다. 기업은 환경오염의 원인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마땅한 이유다. 기업은 윤리적 차원, 전략적 차원에서 환경보호를 외면할 수 없게 됐다.


환경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모든 기업이 경영 활동에서 반드시 중점을 두어야 할 방향이다. 더 적극적으로 환경보전에 참여해야 한다. 환경을 지키고 살리는 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둔감한 기업은 언젠가 그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스펙트럼 넓은 ‘친환경’ 총체적 인식 필요


화장품 기업들 역시 ‘친환경’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친환경 컨셉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과 관심에서 비롯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속 빈 강정’처럼 말에만 그치는 경우도 아직은 부지기수다.


미래의 성장동력을 지속가능성에서 찾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난다는 사실은 반갑다. 지속가능한 개발에서 친환경은 아주 중요한 차별적 경쟁 우위 요소다. 그런데 “환경 친화적이다”, “지속가능하다”라는 말 안에는 매우 다양한 의미가 포함돼 있다. 친환경의 스펙트럼은 사실 너무 넓다. 그러다보면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기업 입장에서도 명확치 않을 때가 많다. 친환경 전략의 딜레마가 여기에서 나온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전체 프로세스에서의 총체적 친환경 경영이다.


‘에코 지능(Ecological Intelligence)’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에코 지능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 영향을 이해하는 인식 능력, 즉 자신의 소비와 생산 활동이 지구 환경에 미칠 영향을 파악할 줄 아는 통찰력을 말한다.


기업에 있어 에코 지능이란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 뿐 아니라 자사의 경영 활동이 환경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좀더 넓은 맥락에서 인식되어야 한다. 최종 생산품의 원료 획득 과정부터 시작해 생산, 유통, 소비자에게 사용되는 방식, 폐기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요소와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전 과정을 평가하고 이해해야 한다. 에코 지능은 녹색 패러다임 시대의 기업 경쟁력이다.


로레알, 지속가능한 세계적 기업 평가


세계적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2020년까지 ‘Sharing Beauty With All’을 실현하겠다고 지난 2013년 발표했다. ‘Sharing Beauty With All’은 로레알의 지속가능경영 프로젝트다.


로레알에서 제품 생산, 재료 소싱, 제품 설계, 그리고 유통 등 제품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과정에서의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다.


로레알은 제품 연구에서 물류, 마케팅에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에서 비즈니스 방식을 개선하는 동시에 공급업체, 직원,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생산을 목표로 2020년까지 2005년 기준 대비 환경 발자국을 60% 줄이며 온실가스 감축, 물 사용량 감소 등을 실적의 기본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진한 결과 로레알은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 CDP에서 시행하는 환경 평가에서 4년 연속 AAA 등급을 받아 지속 가능한 세계적 기업으로 평가됐다.


특히 로레알은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으로 책임있는 패키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포뮬라와 직접 접촉하는 포장재의 경우 모두 식품 등급의 품질 기준을 적용하고 일회용을 다회용 제품으로 대체하고 재생 자재를 사용하는 등 이런 노력의 결과 2018년 기준 8705톤의 생(virgin) 원료 소비를 절감해 2017년 대비 절감폭을 19% 향상시켰다. 재생플라스틱 사용율은 2017년 대비 38% 증가했다.


프랑스 뷰티 패키징 전문 기업과 공동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최초의 종이 기반 화장품 포장용 튜브도 개발 했다. 올 하반기 스킨케어 제품용 포장재로 첫 출시된다.


올해 말까지 로레알은 포장재에 대한 환경적, 사회적 프로필을 100% 개선한다. 2025년까지 로레알 제품의 패키징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50%를 재생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 제품 비율 38%


국내 화장품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신제품 중 지속가능 제품 비율은 38.1%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기업 활동의 전 과정이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식해 환경경영 시스템 구축과 지속적인 평가, 개선을 통해 모든 기업 활동 상에서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제조 공정과 함께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뷰티사업장 전체 에너지의 6% 이상을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소재 세계본사 22층에도 약 350k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본사에서 사용되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2%를 공급한다.


또 환경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한 원료 사용과 지역 사회와 상생을 위한 원료 구매를 실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0년 부터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작물을 아리따운 구매를 통해 수급,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식물원료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상생, 원료 안전성, 생태계 보호의 3대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함께 책임을 느끼며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나가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도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FSC 인증지류와 식물부산물종이 등 다양한 친환경 지류를 제품의 2차 포장재인 단상자에 활용해 삼림 파괴 문제에 대응한다.


FSC 인증은 과도한 벌목 대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경영되는 삼림에서 만들어진 지류에 부여되는 국제 인증인데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총 573개 신제품의 단상자에 FSC 인증 지류를 사용했다.


친환경 선택 따른 고객 불편 최소화해야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과 관심에서 소비자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의 경우 환경을 대하는 자세가 이중적이다. 자연의 좋은 혜택은 맘껏 누리고 싶고, 아끼고 보전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동조하지만, 이로 인한 불편함을 받아들이기는 꺼린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친환경을 전략의 핵심 목표로 삼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일지라도 정작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자발적으로 친환경 생활을 하도록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고객에게 친환경성에 대한 대가로 희생을 요구하지 않고 고객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친환경 제품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 친환경 경영이 화장품 업계에 제대로 자리 잡는 다면 굳이 ‘친환경’을 부각시키지 않아도 될 것이다. 친환경 생산과 소비는 한순간의 유행이나 트렌드가 아닌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켜야 할 기본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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